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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분양경기 호황으로 완판 행진을 달리던 인천광역시에서 한달 새 미분양 가구 수가 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분양가 논란이 지속됐던 송도국제도시와 공급 폭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검단신도시의 미분양이 두드러졌다. 분양시장에서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5개 단지가 있었다.
22일 인천광역시가 공개한 올 3월 31일 기준 미분양 가구 수는 532가구로 2월(409가구) 대비 123가구(30.1%) 증가했다. 미분양 단지 수가 가장 많은 곳은 검단신도시가 있는 서구. 미분양 가구 수를 공개한 곳은 ▲검단 SK뷰(2가구·이하 미분양 수) ▲아시아드 대광로제비앙(2가구) ▲모아미래도(2가구) 등이고 ▲루원시티 대성베르힐 2차 ▲포레나 루원시티 ▲로얄파크시티 1·2차는 미분양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 단지 가운데 이미 준공(입주)이 이뤄진 '준공 후 미분양' 단지도 두 곳이나 있다. 검단 SK뷰(총 530가구)와 아시아드 대광로제비앙(720가구)의 경우 각각 2017년 9월과 12월에 입주했지만 5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인천 전체로 확대해보면 이 같은 준공 후 미분양 단지는 5곳에 이른다. 2017년 6월 입주한 금광누리에뜰에 이어 ▲우민 늘푸른아파트(2020년 10월 입주) ▲에스아이파크(2021년 9월 입주) 등도 미입주 상태로 남아있다.
국내 아파트 분양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분양 시스템 하에선 입주가 먼저 진행된 후 주변 상권과 교육 인프라가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준공 후 미분양은 이 같은 인프라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검단신도시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검단은 공공택지여서 분양가상한제 규제로 인천의 다른 지역에 비해 분양가가 낮다 보니 일부에선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지만 급매매·급전세 매물이 적지 않고 이런 상황에도 한 블록 건너 한 블록에 아파트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단 미분양 가운데 최대 규모는 '이병헌 아파트'로 유명했던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로 추정된다. 해당 단지는 1·2단지 총 4805가구 규모로 미분양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2020년 6월 분양, 내년 6월 입주 예정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시행사인 DK도시개발이 향후 더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해 무순위 청약을 실시하지 않고 자체 보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분양가 논란 '송도'도 미분양최근 수년간 분양시장이 호황이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했다. 올 1월 분양한 1114가구 규모의 '송도 럭스오션 SK뷰'는 두 차례의 무순위 청약 실시에도 미계약 물량이 남았다. 앞서 지난해 11월 청약을 실시한 '송도 자이 더스타'도 미분양이 발생했다가 무순위 청약에서 가까스로 계약이 이뤄졌다.
잘나가던 송도 분양시장에서 대형건설업체의 브랜드 단지가 잇따라 미분양된 가장 큰 이유는 높은 분양가와 대출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단지 모두 분양가가 대체로 9억원을 넘었다. 현행 규정상 분양가 9억원 이상인 선분양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다. 송도 럭스오션 SK뷰 분양가는 84㎡(전용면적) 분양가가 8억~9억원대였으나 현재 미계약분 가운데 9억원 이하는 없다.
이때 시행사나 시공사가 보증을 제공해 금융권 대출을 중개하는 경우가 있지만 최근에는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분양 관계자는 "시행사와 시공사가 금융권에 중도금 대출 보증을 알아보고 있는데 현재로선 안될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대출이 성사된다고 해도 송도는 투기과열지구여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최대 40%"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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