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이 좋은 거시여.

[blackjntl(검은신사)]

우리 것이 좋은 거시여.


바야흐로 수확의 계절이다. 하늘은 높고 먹을거리가 풍요롭다. 어떤 아이가 가을의 시에 맛있다고 표현한 문구가 문득 떠오른다. 그만큼 가을은 먹거리가 넘치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람들의 얼굴에도 활력이 넘친다. 이 또한 수확의 계절이기 때문이리라.

대형마트에 가보면 처음보는 외래과일이 많이 진열되어 있다. 처음보는 것이라서 가끔 사서 먹어보기는 하지만 즐기지는 않는다. 그리고 꽤 오래 전부터 아열대 과일이 점점 우리 눈에 익숙해지고 아무 꺼리낌 없이 먹고 있다. 특히 바나나나 파인애플은 누구나 쉽게 즐겨 먹는 과일이 되었다.

사실 바나나나 파인애플은 성분을 떠나서 우리몸에는 그리 좋지는 않다. 아무리 좋은 성분이 많이 들었다고 해도 독성이 없다. 독성은 우리몸에 해를 끼치기도 하지만 꼭 필요한 성분이 될 수도 있다. 특히 그 지방이나 지역의 풍토가 약성과 독성을 만든다. 대체적으로 우리 땅에서 자라는 과일은 사계절의 영향을 받고 자란다.

따듯하고 덥고 춥기 때문에 더위와 추위를 견디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때문에 약성도 강하지만 독성도 강하다. 그 독성은 우리에게 면역력이라는 녀석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아열대식물은 더위 밖에 없다. 그리고 뜨거운 태양 아래 무럭무럭 잘 자란다. 우리는 벼를 심을 때 띄엄띄엄 간격을 두고 심어도 일모작 밖에 못하지만 더운 지방은 그냥 뿌려도 삼모작까지 가능하다.

그런 작물은 영양소는 있을지 몰라도 독성은 거의 없다. 독성은 비바람과 더위, 추위 등 척박한 환경에서만이 생긴다. 견뎌내야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소나무의 솔잎은 송충이에게 먹히지 않으려고 송충이를 죽이는 물질을 계속 만들어낸다. 그게 송진이다. 그런데 송충이도 해독물질을 계속 만들며 솔잎을 먹는다. 옥수수나 수수, 조도 벌레에 먹히지 않으려고 방어물질을 만들어낸다. 벌레 역시 해독물질을 만들면서 옮겨 다닌다.

이처럼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나무나 풀들은 생존하려 독을 생산해낸다. 식물이 품은 독성이나 뿜어내는 독소가 때로는 해가 되기도 하지만 꼭 필요한 성분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식물이 내뿜는 독소 중에서 동물이나 곤충에게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바로 산소다. 이처럼 척박한 환경에서 맺은 열매는 영양분도 많지만 독성도 함께 지니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열대에서 사는 사람은 그곳의 과일이나 농산물이 몸에 이롭다. 꼭 이롭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같은 환경에 있으니 서로 적응이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환경이라면 생각해봐야한다. 음식에도 궁합이 있듯 사람과 식물 사이에도 분명 궁합이 있다. 과학적으로 아무리 좋은 성분이 많이 있어도 우리몸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될 수밖에 없다.

TV의 건강프로그램에서 처음에는 우리땅에서 나는 약초나 과일, 채소 등을 소개하다가 그 재료나 양념이 떨어지니 듣도 보지도 못한 외래과일이나 채소들을 소개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종영하지는 못하겠고 잘 알지도 못하는 생소한 과일이나 채소를 소개해서 밥벌이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자 상술이 자연적으로 한 몫 거든다.

처음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은 배양장이나 아님 수목원의 목적으로 지어졌다. 늘 일정한 기온을 유지하는 기능이 가능해지자 농법에 적용되었다.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에서 자란 작물은 기운이 쇠하다. 환경이 온후하니 잘 자라기는 하되 적응력이 약하고 독성을 만들지 않는다. 때문에 식감이 떨어지고 쉽게 시들해진다.

영양소는 부족하지 않을 수 있지만 면역력을 기를 수 있는 독성이 부족하다. 그래서 좋은 집안에서 고생하지 않고 자라서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온실의 화초에 비유하는 것이다. 사람도 척박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면 이와 같은데 식물이라고 별 다르지 않다. 동남아나 남미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식물은 우리몸에 결코 잘 맞을 수 없다.

어쩌다 별미로 먹어볼 수는 있겠지만 상습적인 식용이나 복용은 생각을 해봐야한다. TV에서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권장해도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세상사의 모든 오류는 소위 전문가라는 집단에서 발생한다. 그들의 말을 다 믿게 되면 결국 전문가 집단의 마루타노릇을 하게 될 뿐이다.
과일이든 채소든 약초든 간에 우리땅에서 나는 우리 것이 제일 좋은 것이다.

행복한 한가위되세요. ^^

해강.
약초연구소 둥지.

#신토불이 #건강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