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월 소비자물가 6.0% 상승, 둔화돼도 금융위기로 갈 길은 불투명하다 / 3/15(수) / Forbes JAPAN
미국 노동부가 14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했다. 증가율이 8개월 연속 둔화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는 일단 누그러졌다. 한편 시장가에서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의 부실에 따라 미 금융당국이 내놓은 대응책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CPI 상승률은 2021년 9월 이후 가장 소폭으로 나타나 시장 예상과 같았다.4월에는 6.4% 상승했다.
전체 물가의 가장 큰 상승 요인이 된 것은 월세로 증가율의 70%를 차지했다. 이 밖에 식품 오락 가구 등의 가격 상승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0일 SVB, 12일 시그니처 은행이 돌연 파산했다. 유동성을 둘러싼 우려로 연쇄파탄의 불안이 생겼기 때문에 FRB와 미 재무부 등은 두 은행의 예금을 전액 보호하는 조치 등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
투자자문회사 데비아그룹의 나이젤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SVB의 (예금자) 구제책은 실질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양적완화라고 말했다.
양적완화는 금융시스템 안정화와 경기 부양을 위해 국채 등을 대량 매입하는 금융정책으로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에서 비롯된 그레이트 리세션과 코로나19 사태 대응으로 시행됐다.
미국 금융당국이 12일 발표한 계획에서는 FRB가 은행 텀펀딩 프로그램(BTFP)이라고 부르는 대출제도를 만들어 금융기관이 미국 국채 등을 담보로 최장 1년까지 대출받을 수 있도록 했다. BTFP에는 재무부의 외환안정화기금(ESF)에서 최대 250억달러(약 3조3700억엔)의 보증이 제공된다.
그린은 이 구조에 대해 사실상 달러 유통량을 늘리는 것이어서 달러 구매력을 떨어뜨려 달러화 약세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븐스리포트의 톰 에세이 분석가도 정부는 예금자를 보호함으로써 위기의 대부분을 회피했다며 위기가 극히 적은 은행에만 머물면 이 같은 조치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BTFP에 대해서는 대차대조표 축소에 적극 나서고 있는 FRB의 최근 행보와 역행한다고 풀이했다.
FRB는 다음 주 2122일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FRB가 은행업계의 곤경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직 전망할 수 없지만, 회의에서는 혼란에 대한 어떠한 대응을 피할 수 없게 될 것 같다.
이번 위기가 터지기 전까지는 연준이 3월 FOMC에서 0.5%포인트 금리를 올리기로 하면서 금리인상 속도를 재가속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장 관계자가 많았다. 하지만 SVB의 파탄으로 골드만삭스 등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이번에는 일단 금리인상이 미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