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6일 화요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아버지의 영이시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7-2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20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십시오.
사랑이라는 것은 내 입장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 맞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자주 "사랑했다.", 또는 "사랑을 주었다."라고 말을 하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괴로웠다.",또는 "부담스러웠다.",거나 "싫었는데 그 사람은 사랑한다고 했을 뿐이다."라고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내가 사랑하는 방법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는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의 마음이 바탕이 됩니다. 흔히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처럼 자기식대로의 사랑을 하게 되면 그것은 자칫 폭력과 폭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사랑은 자꾸 비극적 헤어짐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부부간에도 사랑이 왜곡되어서 집착이 되고 상대방은 그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서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사랑하면 좋은 언어와 좋은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한다면서 매일 잔소리를 한다면 자식은 부모로부터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아내가 남편을 자꾸 비난하고 미워하면 부부지간도 남남이 될 것입니다. 먼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한번 살펴봅시다.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 우리는 틀림없이 사랑받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사랑으로 대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다른 말로 표현해보면 ‘관심’이자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내 자신에게 관심이 없으면 내가 그냥 싫어지고 무덤덤해지는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에게 관심이 없으므로 밥을 안 먹었는데도 그냥 한 끼 두 끼 굶어 버립니다. 자꾸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에 빠져서 몇날며칠 동안 잠을 못자도록 스스로 괴롭히곤 합니다. 내 몸이 망가지고 있는데 단지 다이어트를 위해서 자신을 학대하기도 하고, 매일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못생긴 얼굴을 혐오스럽게 쳐다보기도 합니다. 하루 종일 자신의 삶을 한탄하고 어떻게 하면 나를 괴롭힐까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자존심이 상했다는 이유로 "이 바보야!" 라는 독설을 퍼 붇기도 하고,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원망스럽다면서 자신을 부정하기도 합니다. 이런 방법들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미워하는 방법인 것입니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자 한다면 반대로 하면 되는 것입니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만큼 나에게 애절한 관심과 보살핌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자기사랑은 자기로부터 시작됨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타인에게 아무리 사랑을 받으려고 애를 써도 그 공허함과 외로움은 달래지지 않습니다. 내가 나를 사랑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상처와 피해를 주는 것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아픔을 볼 수 있는 인간적인 배려의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정작 자기 이기주의에 빠져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사랑받을만한 말과 행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자 한다면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그 사람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을 달라고만 말하지 내가 먼저 줄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과 강요라는 마음의 작용일 뿐이라는 것을 먼저 깨달아야 합니다. 사랑받는 남자 여자들의 특징은 상대방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모든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자 할 것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사랑을 받으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받는 것이 아니라 사실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욕심을 부리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고자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닌 심리적 폭행이 되어 버리게 됩니다. 학교나 부모가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오늘은 스테파노 성인의 기념일입니다. 스테파노 성인은 초대 교회의 사도들이 뽑은 부제입니다. 식탁 봉사를 위한 일곱 봉사자의 하나로 뽑힌 그는 가난한 이들에게 식량을 나누어 주는 일뿐 아니라 사도들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면서 진리를 증언하는 일도 소홀히 여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유다인들과 벌인 논쟁에서도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사도 6,8) 스테파노는 지혜로운 언변으로 그들을 물리쳤다고 합니다. 유다인들은 스테파노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음을 알고 그가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렸고 결국 그는 돌에 맞아 순교함으로써 교회의 첫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순교하면서 스테파노 성인은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사도 7,59-60)라고 기도하였다고 성경에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들을 사랑하였던 사람입니다. 또한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사랑하였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순교자가 되는 영광을 입었습니다. 그는 또한 자신을 사랑하였습니다. 자신의 영혼을 구원받는데 노력하였고, 예수님의 제자로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돌로 쳐 죽이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스테파노에게 성령의 은총을 내려주셔서 그가 영광스럽게 순교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우리도 스테파노와 같이 성령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