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구조조정 등 자구책 마련...정부, PF 대응반 운영 |
[K그로우 이연진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 시장 경기 위축, 인건비 등 비용 상승 등으로 건설사들의 경영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건설 업계에서는 지난달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PF 사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초비상이 걸렸다.
산업은행이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 채권단 400여곳에 대해 소집 통보했다. 태영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보증채무 규모는 9조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산업은행이 최근 태영건설 금융채권단에 보낸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 통보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직접 차입금은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 등 80곳, 총 1조3007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채, 담보대출, 기업어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이다.
태영건설이 직접 차입금 외에 PF 대출 보증을 선 사업장은 총 122곳이다. 대출 보증 규모는 9조1816억원으로 집계된다.
업계에서는 태영건설 외에도 신세계건설, 동부건설, 코오롱글로벌 등이 PF 우발채무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11월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조정한 바 있다. 토지 매입에 필요한 브릿지론에서 본 PF로 전환하는 과정이 지연됐고 PF 우발채무가 증가한 것 등이 이유다.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467.9%에 달한다. 동부건설도 과도한 차입금을 이유로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하향됐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분양시장 침체로 약 23조원에 달하는 부동산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하면서 다른 건설사들도 연쇄적으로 위기를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PF 위기감을 느낀 건설사들도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부 건설사들은 최근 인사에서 본사 조직을 축소하고 현장 인원을 늘리는 한편, 수주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건설 업계 전반에 걸쳐 인력 구조조정과 사업 축소 등 사업구조재편이 이뤄질 전망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금융당국은 아직 착공하지 않거나, 분양 전인 사업장을 적극적으로 정리하는 이른바 옥석 가리기를 예고한 만큼 태영건설 워크아웃 과정에서 부동산 PF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PF 시장 불안이 증가함에 따라 신속대응반 TF를 구성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과도한 불안심리가 확산됨에 따라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제1차관을 반장으로 건설팀, 주택팀, 토지팀, 유관기관(건설협회·공제조합 등)으로 구성한 '건설산업 신속 대응반(TF)' 운영을 이달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응반은 건설·PF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공사 차질이나 수분양자, 협력업체의 피해가 없도록 유사시 신속한 대응에 나선다.
진현환 국토부 제1차관은 "조만간 건설업 지원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며, 앞으로 신속 대응반을 중심으로 건설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PF시장 불안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업계 전반에선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안정화를 공고히 하거나 얼어붙은 국내 시장을 대신할 해외 사업 및 미래먹거리 사업 발굴 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한 상황이다.
김영덕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PF 위기 연착륙과 단기적인 자금시장 경색을 위한 추가 시장안전 대책, 주택경기 회복을 위한 규제완화, 기업 물량확보를 위한 공공공사 조기 발주 확대 등 대책이 필요하다"며 "건설사들은 단기적으로는 재무관리 집중과 중장기적으로 사업구조에 대한 재편 등 경영관리혁신 노력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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