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 비가림시설 지붕 점검중 간밤의 봄바람 심술흔적 지우기 위해 작업도구 들고 사다리에 올랐다 할머니가 담장을 뚫고 나타나셨다 작은 언덕길엔 빨갛게 녹슨 드럼통 하나 서있고 가끔 연기가 피어오르면 할머니는 괜히 드럼통 등짝을 두드리시곤 하셨다 방구석 구겨 던진 허전함도 쓸어 담으셨을까 오늘은 꽤 큰 봉지를 들고 나와 서 계신다 잠깐 눈길 주시어 눈 인사만 드리고 작업하다 잠깐 예견된 상황을 그리며 할머니가 계신곳으로 눈길을 돌려보았다 엉뚱한 그림을 그리고 계신 할머니 몸빼바지를 훌렁 내린 채 쪼그리고 앉아계신다. 분명 나와 눈이 마주쳤었는데 난 비닐하우스 지붕 아래로 얼른 몸을 꾸겨 넣었다. 다시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세웠다 畫家는 새침이 돌아 앉아 있고 내 쪽만 똑바로 쳐다보고 있는 앙상한 엉덩이 아이고! 이 상황을 어찌한다? 사다리에서 떨어지듯 내려왔다 작업은 이제 다 했네 그냥 집에 가자 할머니가 그린 그림은 대단하다 일하는 나를 호통 한 마디 없이 집으로 쫓아 보내시다니
첫댓글 하우스 지붕 위에서 바라본 풍경화로군요.
민망하지만 재밌어요 하지만 시적 은유나 상징 없이 시가 되기에는 부족합니다.
"畫家는 새침이 돌아 앉아 있고
내 쪽만 똑바로 쳐다보고 있는 엉덩이
아이고! 이 상황을 어찌한다?
사다리에서 떨어지듯 내려왔다
작업은 이제 다 했네
그냥 집에 가자
할머니가 그린 그림은 대단하다
일하는 나를 호통 한 마디 없이 집으로 쫓아 보내시다니"
감사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