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말러 교향곡 2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개인적으로 말러 교향곡중 2번을 가장 좋아합니다. 물론 좋아하는 이유는 밑에 날밤님이나 김종일님께서 쓰신 이유와 대동소이하죠. 제 생각에는 연주시간이 길다는 것은 결코 비판할 거리가 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쓸데없이 길다는 의미가 어떤 의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비단 말러뿐이 아닌 다른 어떤 작곡가의 작품이라도 쓸데없는 부분이라고 폄하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말씀하신 악장간의 연결이 부자연스러운 면은 이해가 가는 비판인 것 같습니다. 사실 말러의 교향곡들을 들어보면 그의 가곡에서 상당부분은 차용해왔으며, 이 때문에 그의 교향곡은 가곡의 재활용품이라는 극단적인 비판까지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물론 저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말러의 차용이 좀 심하긴 했지만...) 제가 듣기로는 2번보다는 3번이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은 것 같더군요. 하지만 이것도 작곡가의 의도에 기인한 것이라면, 부자연스러움을 비판하는 것보다는 작곡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저도 사실 말러의 의도나 철학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아마도 죽기전까지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가 느낀 2번이나 3번의 매력은 악장간의 유기적인 관계보다도 너무나 다양한 악상들이 한 곡에 혼재되어 있으면서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곡의 분위기와 피날레에서 이를 정리하면서 곡의 기저에 흐르는 다이내믹을 분출시키는 것입니다. 어제의 연주가 잘된 것이든 잘 안된 것이든 실연으로 부활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저도 어제 못간걸 땅을 치면서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이걸 실연으로 들으려면 앞으로도 2~3년은 족히 기다려야 하는데..... 음반은 제가 약 30가지 정도 갖고 있는데, 사실 주로 듣는건 몇가지 안됩니다. 일단 가격대비 성능을 고려한다면 쿠벨릭(DG)나 클렘페러(EMI-필하모니아)정도가 괜찮을 것 같습니다. 둘다 미드프라이스에 한장짜리입니다. 쿠벨릭은 DG와 Audite의 두가지가 나와 있는데, Audite는 두장 풀프라이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Audite의 연주가 감정의 진폭이 더 크기 때문에 선호하기는 하지만 DG의 연주도 결코 밀리는 연주는 아닙니다. 클렘페러의 연주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평가는 상당히 좋습니다. EMI에서 두가지, Decca에서 한가지, Music&Arts에서 한가지, Vox에서 한가지 총 다섯가지의 음반이 발매되었는데, 음원은 제각각 다릅니다. 이 중 음질이나 연주를 종합적으로 생각해볼 때 EMI에서 발매된 필하모니아와의 연주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EMI-바바리안 방송의 연주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필하모니아에 비해 템포나 강약대비가 조금 덜 엄격하다고 생각됩니다. 그외에 2 for 1으로 발매된 음반중에도 좋은 연주가 꽤 있습니다. 일단 아바도-시카고(DG)와 텐슈테트(EMI)의 연주가 머리에 떠오르네요. 아바도의 연주는 4번과 커플링되어 있고 텐슈테트의 연주는 1번과 커플링되어 있는데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가격, 음질, 연주를 종합해볼때 이 두 연주가 가장 괜찮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번스타인의 연주는 Sony에서 두가지, DG에서 한가지가 나와 있는데, Sony반중에 런던필(런던심포니인지 정확하지 않네요....)과 한 연주는 국내에서 구하기 어렵습니다.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Sony-New york의 연주가 DG반에 비해 더 광폭합니다. 반면에 DG반은 Sony반에 비해 자연스럽게 감정을 고조시켜 분출시키는 맛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2번을 그다지 좋아하시지 않는다면 한번 6번이나 7번, 9번 등의 후기작들을 들어보시는 게 좋을 듯 싶네요. 전 오히려 6,7,9번이 잘 안 친해지거든요. 지금 근무중이라 더 쓰기 어렵네요..... 별로 아는 게 없어서 이정도 밖에 써드리지도 못하고. 좋은 봄날에 좋은 음악 들으시길..... --------------------- [원본 메세지] --------------------- 전 어제 교향악 축제 중 울산광역시향 연주로 그 곡을 처음 들었습니다.라디오 중계로... 그런데... 그렇게 훌륭한 곡으로 느껴지지는 않더군요. 쓸데없이 연주시간만 길게 늘려 놓은 거 같고... (이 점이 말러 교향곡을 비판할 수 있는 거리가 된다고도 할 수 있죠...또 각 악장간의 연결이 부자연스러운 면도) 전 말러 교향곡 4,5,8번 음반이 있는 데 그 음반,그 곡들은 좋게 들었거든요... 근데 2번은...영... 어떻습니까? 교향곡 2번...말러교향곡중에 인기 있는 편에 속하나요? 그리고 그 곡의 정평있는 음반도 아울러 추천해 주십시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