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돌!’ 차르르~ 쉿! 들리시나요? 파도와 자갈의 속삭임
■ 양양 몽돌소리길 새 단장
양양 정암리~ 속초 물치 2㎞ 바닷가
설악산 화채봉 배경 동해 일출 명소
파도에 몽돌 부딪쳐 청아한 소리 일품
트레킹 코스 차박·산책객 등 인기
비치마켓 열려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관광객 훼손에 옛 모습 잃고 수난
이달 중 재정비…새 모습 도약 기대
▲ 정암해변
어휘 자체에서도 뭔가 동글동글한 느낌이 전해져 오는 이 단어는 ‘모가 나지 않은 둥근 돌’, 즉 자갈을 뜻한다.
오랫동안 개울을 굴러다니다가 귀퉁이가 닳아서 동글동글 해 진 몽돌은 냇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바닷가는 모래해변으로 이뤄져 있어 몽돌해변을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나마 유명세를 타고 있는 몽돌해변은 제주, 거제, 여수 등 대부분 서남해안이나 주로 섬에 위치해 있고, 동해안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설악산 입구, 양양군 강현면 정암리에서 속초시와 경계인 물치에 이르는 약 2㎞ 바닷가는 동해안에서는 보기 드물게 백사장이 아닌 몽돌로 해변이 펼쳐져 있다. 정암해변에서 사계절 언제나 아름다운 설악산 화채봉을 배경으로 동해바다 일출까지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한 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 정암해변은 동해바다의 청량감과 함께 늘 불어오는 코끝을 스치는 신선한 바람이 지친 일상을 훌훌 털어버리기에 제격이다.
▲ 몽돌소리길
몽돌해변은 파도가 몽돌에 부딪치는 소리가 청아하고 아름다워 대부분 관광명소로도 유명하다. 이 가운데 특히 정암해변은 최상의 드라이브 코스인 국도 7호선과 붙어있고 제법 여유있는 주차공간과 함께 주변에 카페, 식당 등 이른바 ‘핫플’로 떠오르고 있는 명소가 즐비해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차박 성지’로까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암해변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총 50개 코스로 이뤄진 750㎞의 ‘해파랑길’ 가운데 44번째 코스다.
정암해변 몽돌은 계곡을 따라 구른 설악산의 돌들이 인근 쌍천, 물치천을 통해 동해바다로 흘러갔다 다시 조류를 타고 해변에 쌓여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아름다운 정암리 몽돌해변 트레킹 코스는 주말 차박이나 캠핑 뿐만 아니라 라이딩과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로 방문객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 강원도 명품길 공모에 선정되면서 양양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는 ‘비치마켓’ 셀러들은 정암해변 해파랑길 코스를 ‘몽돌소리길’로 변신시켰다.
강원도 명품길 공모에 선정되면서 양양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는 ‘비치마켓’ 셀러들은 정암해변 해파랑길 코스를 ‘몽돌소리길’로 변신시켰다. 비치마켓 셀러로 참여하고 있는 각 분야 작가들의 재능기부 형태로 완성된 ‘몽돌소리길’은 예술적 감각까지 더해지면서 ‘감성이 흐르는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한 것이다. 예술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난 군부대 벙커, 바닷가에 설치된 나무그네와 해먹, 바닥에 그려진 해변을 상징하는 그림, 풍어와 안녕을 기원하며 세워진 솟대….
감성이 넘쳐나는 공간이지만 이 ‘몽돌소리길’은 조성된지 몇 년이 지나고,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들의 훼손으로 처음 설치될 당시의 모습을 많이 잃었다. 이에따라 양양군과 비치마켓 작가들은 이달중 해변을 따라 난립한 간판을 하나로 정비하고 많은 관광객 방문으로 수난을 당하고 있는 ‘몽돌을 지켜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의 ‘몽돌소리길’ 재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재정비를 통해 정암해변 ‘몽돌소리길’은 바다가 주는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걷다가 잠시 벤치나 전망대에 올라 한가로운 휴식을 할 수 있는 ‘감성이 흐르는, 걷고 싶은 길’로 또다시 거듭나게 된다. 앞으로 이 아름다운 몽돌해변을 걸으며 동해바다를 감상하고, 몽돌이 들려주는 청아한 소리를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 가꾸고 지키는 일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