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삼악산의 명물 케이블카를 타고 구름과 유희하다] 정병경.
계절이 가을 문턱을 넘어서니 열기가 조금씩 수그러든다. 역사문화탐방팀과 춘천 삼악산을 향해 나선다. 이른 아침 서울춘천고속도로는 차량정체로 인해 제 기능을 못하는 실정이다. 휴가철 주말이어서 교통 사정이 원활하지 않은 편이다. 호반의 도시 춘천은 경기도와 경계를 이루는 지역이고 강원도 초입이어서 평소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다. 삼악산 절경과 의암호의 풍광이 상상으로 그려진다. 예상보다 훨씬 늦은 점심시간에 도착했다.
삼악산三岳山은 춘천시 서면에 있는 해발 655m이다. 주봉인 용화봉과 등선봉, 청운봉이 있어 조화를 이룬다. 등선폭포와 상원사 코스가 환상적이어서 등산인들이 자주 찾는 명산이다. 강원특별자치도 기념물 제 16호로 지정된 삼악산은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고 있다.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산정상을 올려다보니 하늘과 맞닿아 있다. 3.61km 거리의 케이블카는 설치 당시 국내 최장 거리로 기록된다. 의암 호반은 낮햇쌀에 금빛물결을 이룬다. 대지를 달군 열기는 좀체로 식지않는다. 삼악산과 의암호 주변의 풍광에 넋이 빠져 시간은 절로간다. 만물상을 이루고 흩어지는 구름이 환상적이다. 감탄사 연발이다.
춘천이 낳은 인물이 있다. '동백꽃'과 '봄봄'의 작가 김유정이 태어난 고을이다. 김유정역驛은 국내 처음 지정된 작가의 이름이다. 작가는 떠났지만 이름은 여전히 살아있어 후대들로부터 존경의 대상이다.
조선시대 3대 학자라면 퇴계와 율곡, 우계를 칭한다. 우계 성혼은 주자학을 연구한 유학자이다. 우계의 시조를 한 수 읽어본다.
"말없는 청산이요
태없는 유수로다
값없는 청풍이요
임자없는 명월이라
이 중에
병없는 이 몸이
분별없이 늙으리라."
하현주님은 청풍명월이란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한다. 즉흥시를 잘 쓰는 예비 시인이다. 함께 탐방에 나선 그의 시조 한 수 감상해본다.
[삼악산 케이블카를 타고]
"고양이 곰 학처럼
소양강 질러 간다
한 구비 정상에서
아래로 다시 위로
클레식
음악에 맞춰
한 줄로 음율 맞춰
소양강 삼악산을
구름도 춤을 추고
가을의 문턱에서
바람도 미소짖네
잘가라
뜨거운 여름
윤슬이 송영한다"
냉방병으로 연일 고생이 많은데도 무리하게 행사에 참여했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
탐방 팀의 일원인 조혜령님의 감성은 남다른 편이다. 맛을 창조해내는 조리사로서 오감이 발달해있다. 시어를 요리 못지않게 조리해낸다. 그의 시 한 수 음미해본다.
[삼악산케이블카] 조혜령
"설레임 가득 안고
춘천행 몸을 실어
하늘과 조각구름
케이블카 사이로
청명한
삼악산 호수
세월 속에 빠진다
전설의 구비구비
사연이 가득하네
숲속과 일치함이
나는야 꽃 향기로
호반에
하나가 되어
자연의 품 속에서."
춘천 호반은 젊음이 솟는 낭만의 드라이브 길이다. 라이딩 매니아들이 바람을 가르며 달리니 도시가 점점 젊어지고 있다. 아이들의 천국인 레고랜드가 성업중이다.
만인의 존경 대상인 이인순님은 사회 경력을 열심히 쌓고 있다. 합리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성품이 글속에 담겨있다.
[삼악산 케이블카를 타고] 이인순
"호반의 도시 춘천
삼악산 케이블카
줄 하나 하늘 위로
강물을 따라간다
구름도
자연의 선물
애환을 씻어낸다."
호반을 질주하다보면 세월을 잊는다. 문화관광지로 각광받는 봄고을엔 사철 봄의 느낌이다.
국문학 지도교수인 이석규 시인의 고향이기도 하다. 내게 시조를 지도 해준 스승이다. 시조는 일상의 생활이 되어 자주 일기처럼 쓰고 있다. 탐방 팀과 함께 답사하면서 읊은 시를 추억으로 남긴다.
[삼악산에서]
"팔월의 솔향 내음
온몸에 스쳐가고
풀벌레 연주 소리
가을을 재촉하네
구름은
만물상으로
바람따라 흐르고."
삼악산케이블카 탐방으로 춘천의 명물을 체험해본다. 물길따라 가다보면 시간의 감각을 잊는다. 사계절 봄으로 느껴지는 청춘도시는 세월을 거꾸로 보내는 도시이다. 좀체로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서성이다 떠난다.
2024.08.10.
첫댓글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 체험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