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움] 롤리팝, 그 잎새 23.
" 으으... "
유성이때문에 피곤해서인가...시험기간에 잠을 못자서인가..
이유모를 피곤함에 기지개라도 피기위해 눈을떴는데....
" 깜짝이야.. "
코앞에서 잠이라도 든듯 눈을 감고 기분좋은 숨소리를 내고있는 단호가보인다. 주변을 둘러보니..아직 이른시간인지 단호이외에 비어있는 교실..
다시 책상에 엎드려 단호를 바라본다. 바람때문인지 기분좋게 흔들리는 단호의 부드러운 갈색 머리결. 염색이라도 한것인지..사이사이 보이는 눈썹은 짙은검은색을띄고있다.
" 남자애가 무슨...피부가 나보다 하얀거같냐.."
하얀피부에 높게도 솟아있는 콧날...떠있을때는 묘한매력을 풍기지만 지금은 감고있는 그의 진한갈색의 눈동자..
뭐...잘생기긴했네...향주가 좋아할만하지..
" 보통때도 이렇게...좀 얌전하란말이야.. "
성격하나만 다정하면....진짜 인기 많을텐데..지난번에도 생각했지만 이녀석은....다정할때는 정말 다정하지만
평소에는 정말 단호한녀석이다.
' 특히. 유난히 나한테만. '
괜스레 떠오르는 어제의 기억. 유난히 나한테만 단호한 자기 성격때문에 나랑 싸운걸 알고는 있을까.
" 어, 어라. 단호도 왔나보네. "
곧 들려오는 앞문이열리는소리. 리원이가 온 모양이다.
" 으응, 영어배워야하는데...이녀석이 옆에앉아서 자네.. "
" 피곤했나.. 어제 일찍들어갔는데도. "
어제, 유성이생각에 집중을 못하는 나때문에 조모임이 흐지부지하게 되어버렸다.
" 글쎄다... "
얜 도통 뭐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는 녀석이니까.
" ....네.지금 출발하겠습니다. "
리원이와 이야기를 하고있으니 전화가 온듯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을 나서는 단호.
이제서야 리원이랑 공부를 할수있겠는데... 시간이 너무 늦었네.
" 오늘은 시험도 끝났으니까 이야기나할래? "
" 음...그럴까? "
근데 평소에는 관심이 없는터라 몰랐는데..
강단호의 벨소리... 내가 좋아하는 노래인 '나비처럼'의 하이라이트 부분이다.
" 예전에 엄청불렀었는데.. "
" 응? 뭐라고? "
" 아니야 혼잣말! "
다시 리원이와 이야기를 하고있으니 하나둘씩 반아이들이 들어오는것이보인다.
" 나 오늘...진짜 죽을거같아... "
" 너 체육시간 뜀틀때문에 그러는거 아니지,은연쓰? "
" 음...하하. "
어제 유성이를 너무 신경썼는지.. 평소에는 없었던 병이 다시 재발해버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겨나는 복통...
뭐...더 큰이유는 뜀틀때문이지만.
" 알았어, 좀 누워있어. "
아침부터 양호실침대로와서 누워버렸다.시험이 끝났으니 공부도 안할거같고... 이참에 잠좀 자야지.
<< " 야, 가은연. 니깟게 뭐라고 똑똑한척은 혼자 다해먹고 진짜 재수없는거아냐 너? "
" 뭐? "
예단중에 들어와 전교1등만 한지 2년이되어간다.
주아와 다른반이 되고난후 난 아무에게도 말을 걸지않고 무조건 공부를해왔다.
우리학교는 개인성적을 중요시여겨 조별활동을 하더라도 수행평가는 무조건 개인적으로 체점한다.
난...그때까지만해도 나혼자 잘하면 되고, 남들을 신경쓰지않았다.
" 진짜....재수없는년...전교1등자리 넘겨주는게 그렇게 싫냐? "
" ....니가 더 잘하면되지, 뭐라하는게 이상한거아니냐? "
나의말이 맞다. 남들이 나보다 더 잘하면 치고 올라가도록 더 노력하면 되고, 밤을 세워서라도 공부하면 되는것이다.
" 미친년.....와 진짜 헛소리 작작해. 선생님들이 니한테만 만점주는게 말이되냐? 니 솔직히 말해봐. 뇌물썼지? "
되도않는 소리. 남들이 나보다 잘하는꼴을 보기 싫어하는사람들.
2학년동안 이런아이들은 수도없이많았다. 하지만 나는 선생님에게도 오랜친구인 주아에게도 말한적이없다.
이런일은....혼자 해결해야하니까.
아무표정을 짓지않는 나를 보며 잠시 인상을 찡그리다..기분나쁜웃음을 짓는여자. 그들의 입에서 무슨말이 나올지는..예상하고있다...항상 똑같으니까.
" 아~맞다. 뇌물줄만한 부모님도 없구나, 가은연. 너희 엄마아빠 뒤졌잖아. "
역시 예상과 같은말이 들려온다.
" 어떻게 너만 딸랑 남겨두고 교통사고를당해~ 니년은 같이죽지 왜 혼자살아남았냐? "
나도 혼자살아남기싫었다고.....
입술을 꽉 깨무는바람에 입술이 터진듯 피맛이나기 시작한다.
울면 지는거니까...그래서 버릇이된 나의 참는방법...
" 너, 지금 친구한테 말이 그게 뭐야? 어? "
갑자기 학교 뒷골목에서 튀어나온 경찰. 담배라도 피고있던듯.. 곧바로 발로 담배불을 꺼트리고 다가오는.. 예단중 전담경찰....
" 상관없......아, 진짜...재수없게... "
작은소리로 말을 꺼낸후 학교로 달려들어가버리는 여자. 난 이런일에 괜히 끼어드는 어른들이 싫다.
보나마나 대화로 풀라느니...
어른들 모셔와서 이야기하라느니..헛튼소리만 남발할테니까..
" 괜찮아? 응? "
바닥만 바라보며 이야기하지 않는나에게...다그치지않고 머리를 쓰다듬는 그...
왠지 모르게 진정이 되어버린다...
" 안울고 강하네, 아주! "
학교가 끝난시간이라 유성이가 올텐데...교문으로 가기위해 방향을 트니 나의 두어깨를 붙잡고 어디론가 데려가는 경찰.
" 뭐에요...? "
그를 따라들어온곳은 지방경찰청...
" 총경님, 아드님오셨어요. "
높은직위인듯 높임말을 쓰며 그를 반기는 사람들.
나를 의자에 앉힌후 코코아한잔을 건내고는 한 남자아이에게 다가가니..교복을 빼입고 자리에 앉아있던 남자가 ' 아버지. ' 라는 말로 그를 반긴다.
' 아들인가...'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중학교 교복을 입고있었지만... 아버지라는 사람보다 키가컸고..남자에 관심이 없는 나도 ' 잘생겼다' 라는 생각을 가질만큼 이목구비가 뚜렷했다.
남자를 나의 옆에 앉히고 똑같이 코코아를 건내는 총경.
" 아저씨, 높은사람이에요? "
" 아저씨가 뭐냐. 총경님한테. "
차가운말로 나에게 말을 건내는 남자아이.생긴거랑 키만봐서는 인기많을텐데...
성격이 더러운가.
" 그럼, 높지.아저씨가 도와줄게, 저런애들 학폭위열면 금방... "
" 아니에요. "
그의말에 조용히 일어섰다. 학폭위라도 열면 공부시기를 놓치는건 물론이고..방해된다.
" 좀 있다가지? "
" 안녕히계세요. "
꾸벅 인사를 마치고 경찰청을 나선다.
불편해 저런 친절....
" 아저씨, 안연다니까요? "
" 오늘도 교무실에서보니까 뭐라하던데. 말도 심하게 하는거같던데 왜 안연다는거니? "
" ......싫어요 그냥. "
몇주째 나를 따라다니듯 캐묻는 총경.
일단 눈에띄는 바람에 경찰청에 맨날가서 무슨일 당했는지 출석을 하라는데...귀찮아, 귀찮아.
" 그냥 열지. 고집부리지말고. "
코코아를 마시며 나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차가운 말투.아버지란사람처럼 말투좀 이쁘게 할것이지 몇주째말이야..
" 아..몰라요. 안열어요진짜. "
경찰청을 방문한건....그날이 마지막이었다.>>
" 아...지금몇시지.. "
시끄러운종소리에 꿈에서 깨어났다. 떠올리기도 싫은 안좋은 기억. 근데 의문이 생겨났다....
' 그 남자애....얼굴이 기억이 안나.. '
-
" 밥먹으러 학교오냐 너는? "
" 조용히 먹어라, 지도형. "
" 노랑이는 맨날 나한테만 그래... "
교실로 돌아오니 왠일로 다들 모여있는 아이들..
주아랑 재우는 같이먹기로했고...강단호랑 지도형이랑 유환은 가끔같이먹고...
오늘은 은향이에 가영이에 리원이까지....
무슨일이라도 있나?
" 오늘 은여이가 없어서...내가 뜀틀을 옮겼단다, 정말 무거웠지. 흑. "
나의 팔에 앵겨오며 우는척을 해대는 도형. 도형을 옆으로 끌고가 급식을 받는 단호다.
" 오늘은 여친 안데려왔어, 환이? "
" 응? 나 여친 요즘 안사귄다. 아가야. "
요즘이라니....언제는 밥먹듯이 사겨놓고.
나도모르게 유환과 도형이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있던 모양인지.. 고개를 트니 단호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 배. 괜찮냐. '
입모양으로 걱정하는듯한 말투를 건내고...다시 밥을 먹기 시작하는 단호. 그의 말투를 듣고나니....무언가 떠오르는듯하지만..
' 왜 기억이 안나지..'
생각을 하다보니 머리까지 지끈한게....이제는 두통까지 생겼나.
" 또 가냐. 양호실 "
" 왜, 데려다주기라도 하려고? "
도형이가 내뱉은 말인줄알고 장난을 치며 돌아봤는데....강단호의 얼굴이 바로 코앞에있다..
아침부터 놀라게...
" 어. "
데려다준다니 아까 점심 잘못먹었나....뭐 체육시간은 지났으니..
" 아니야. 수업들을거야. "
" 괜찮겠냐? "
" 응? "
왜 갑자기 걱정하는말투야.....사람 헷갈리게.
" 어어. "
" 그래. "
교실로 돌아가 앉으니, 익숙하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더니 엎드려서 잠을 청하는 단호. 향주가 학교에 오지않은이후로...쭉 저랬지.
" 아아, 강단? 무슨 말 하나 빼먹지 않았어? "
강단호를 흔들어깨우고 나의 앞으로 데려오는 도형,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보니 무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는 단호다. 설마....어제 싸우던거 계속 싸우자는 그런...
" 출게. "
" 어? "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단호의 말에 당황하며 되물으니.. 더욱 매섭게 노려보며 말을 꺼내는 단호.
" 춤. 춘다고. "
나랑....싸우자는건가..
첫댓글 감사합니다 작가님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