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어떤 님이 경주 165리 걷기대회 같이가자 하신 적 있으셨어요.
보니까 저는 165리(66키로)는 도저히 못걸을 것 같더라고요ㅎㅎㅎ
그래서 그 사이트 찾아서 둘러보니 하프 30키로도 있어서 친구랑 등록을 하게 됩니다.
서울에서 갈 때는 ktx타고 올 때는 버스 타고 왔어요.
왠지 밤에 걷는거라 춥기도 추울 것 같고 먼길 가는 거라 준비물도 나름 철저히 준비해서 같습니다.
1시 30분 쯤 출발해서 도착하니 5시쯤 되더라고요. 사람들도 꽤 모였었는데 거의 그 지역분들인 듯 하였습니다.
7시 40분 쯤 황성공원 출발하여 걷는데 솔직히 처음엔 좀 실망하였드랬죠. 무슨 근 1시간을 뚝방길만 걷는데 이거는 차라리 동네 중랑천 걷는게 낫겠다 사람도 미어터지고 뭔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러고 걷나 싶더라고요ㅋㅋㅋ
그러다가 동문호 지나고 부터 슬슬 경주길 걷기 시작하는데 10키로 까지는 재미있었습니다. 동문호 처음 봤는데
생각보다 크고 호텔도 들어서고 관광단지가 아주 잘 갖춰있더라고요.. 동문호 지나면서 66키로 가는 분들하고 나눠졌는데 단풍길이 참 좋았습니다^^ 친구하고 은행밟으면서 낭만적이다 어쩌다 수다도 떨고 그때까지만해도 좋았죠ㅋㅋㅋ
20키로 지점 가서 첨성대 사진 찍으려는데 너무 컴컴하고 조명도 없어서 사진 보니 심령사진도 아닌 것이 좀 무섭더라고요. 슬슬 다리도 아프고 중간에 쉬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20키로 지점까지 웬만하면 안쉬고 걸어왔는데 슬슬 힘들어지더라고요. 잠잘 시간도 지나고.. 춥기도 춥고.. 다리도 아프고 20키로 지나고 나니까 30키로는 언제 오는지 슬슬 멘붕오기
시작하고요ㅠㅠㅠㅠ
25키로 지점까지 겨우 겨우 다리 끌고 왔는데 나머지 30키로까지 가는데 진짜 뼈마디가 다 열리는 듯 고통고통 이런
고통이 없더라고요ㅠㅠ 제가 라섹 2번하면서 이거보다 애 낳는게 더 아프면 애기 안낳겠다고 결심 또 결심을 했는데
라섹수술은 이 고통에 비하면 새발의 피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연습이라도 하고 갈껄 아무 사전준비 없이 가서 멘붕 겪고
왔습니다.
황성공원으로 도로 도착하니 새벽 2시 40분.. 장장 7시간ㅠㅠㅠㅠ 고생했다며 완보증하고 메달주고 라면도 주고ㅋㅋㅋ
친구랑 고생했다 서로 위로하면서 우리 고생 끝났으니 찜질방에서 잠이나 자자 했는데... 아까 찜질방 아주머니가 황성공원하고 가깝다고 했는데ㄷㄷㄷㄷ 아무리 걸어도 찜질방이 안나오더라고요. 몸은 이미 천근만근인데.. 지나가는 차는 커녕 개미새끼 한마리 안보이는데ㄷㄷㄷㄷㄷ 그래도 골목골목 여차저차 헤매다가 우연찮게 찜질방 찾아서 대충 찜질하고
거의 쓰러지다시피 해서 잤어요ㅋㅋㅋㅋㅋ
아침에 일어나서 무거운 몸 이끌고 불국사 구경하고 올 때는 버스타고 잘 올라왔습니다.(저희 구경할 때 그때까지도 66키로 걷는 분들 계시더라고요ㄷㄷㄷㄷㄷ)
진짜 고생했지만 그만큼 보람있었고 재미졌어요ㅋㅋㅋㅋㅋㅋ 기념으로 완보증 올리고 가요.(사진 처음 올리는 거라 잘 나올지 모르겠네요ㅎㅎㅎ)
다음에 기회되면 66키로도 완보하고 싶은데 솔직히 엄두는 안나네요ㅎㅎㅎㅎㅎㅎ
경주 가까이 사시는 님들 가족끼리 가도 좋을 듯 합니다^^
첫댓글 세상에.. 45키로님! 저 아스라가 같이 가자했죠. 그래놓고 남해 놀러갔답니다 ㅜㅜ
고생많으셨네요. 그래도 멋진 추억을 안고 오셨네요.
내년을 기약해봅니다.
앗! 남해여행은 재미있으셨나요? 내년에 만약 저 또 가면 만나뵙기 바랍니다^^
완보증.. 대대손손 물려주셔야 겠네요. 고생하고 나면 추억이 많이 남는법이지요.. ㅎㅎㅎㅎ축하합니다.
액자에 걸어둘까봐요ㅎㅎㅎ 진짜 고생한만큼 보람있었어요^^
두 분이 약속하는 것을 봤는데...
드립니다.
결국 다녀오셨네요.
뿌듯한 기분을 같이 느낍니다.
우리나라 고도 경주 걷기대회에 다녀오신 증명서는 대대손손 유물입니다.
정말 재밌었어요ㅎㅎ 다음에 또 가고 싶어요ㅎ
저도 몇년전걸었는데 ㅎㅎㅎ 아무생각 없이 걷기엔 굿인거갔아요
마지막은 진짜 유체이탈 수준이었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