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0
몸살 감기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난 목요일 아침
지난밤 지은,지민,다빈,인아 4명의 아이들과
공부방 2층에서 함께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함께 핫케이크 만들고, 호떡 만들어먹고
아이들이 가져온 귤, 과자 나누어 먹으며
재미있는 이야기 나누며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그렇게 소중한 추억 나누고
아침이 밝아왔습니다.
아침에는 늘 산행을 하지요.
아이들 두고 선생님끼리 가버릴수 없기에,
아이들을 깨워 새벽 6시, 백운산에 올라갔습니다.
매일 아침 선생님들과 산행을 하면서
가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이 새벽에 산에 올라가 보았을까?’
‘함께 올라가면 참 좋겠다’
게운한 느낌,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전,
하루 계획과 일정을 가다듬는 시간
아이들과 함께하면 좋겠구나
마침내 아이들과 아침 산행을 하게 됩니다.
춥다며 발을 동동 구르더니, 중간쯤 올라가니 덥다고 투덜투덜
함께 올라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새벽에 선생님들과 산에 올라가 본적은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
이순간이 기억에 남겠구나, 아니 남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상까지는 아니지만 종종 걸음으로 댐까지 올라왔습니다.
아이들이 생일도의 새벽을 내려다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굼합니다.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을 내려왔습니다.
오후에는 섬활의 마무리, 수료식에 대해서 아이들과 함께 궁리했습니다.
큰 종이에 계획을 적으며, 생일도의 지도도 그리고, 중간중간 간식도 먹고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진행이 된 수료식 궁리.
어디서, 어떻게, 필요한것들, 먹을것들, 하나하나 아이들과 생각하고
의논 했습니다. 아이들이 수료식을 한 두번 해본것이 아니라
어떻게 진행이 되고, 무엇이 필요한지, 어디서 하면 좋더라, 하나하나 말해줍니다.
역시 함께 궁리하고 의논하면 못할것이 없습니다.
약간의 조정만 한다면 뜻 깊고 근사한 수료식이 될것입니다.
수료식 계획 회의까지 모두 끝나고
아이들이 집에 갈시간,
오늘은 훈정이와 시훈이를 집까지 대려다 주었습니다.
시훈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중얼,
자세히 들어보니
“선생님 여름학교때 다시와요?”
“당연하지 시훈아 꼭 올게.”
시훈이랑 한참 이야기를 하고있는데
옆에서 같이 걷고 있던 훈정이가 갑자기 제 팔에 얼굴을 묻습니다.
훈정이가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당황했습니다.
걷다가 멈춰 훈정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왜 우냐고 물었더니 나지막 하게 말합니다.
“선생님 이제 집으로 가잖아요”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몇초간 말문이 막혔습니다.
선생님이랑 다가올 이별에, 아이가 울었습니다.
그리고 부탁을 합니다.
“여름에 안오면 큰일날꺼에요 선생님”
“어떻게 큰일나는데?”
“제가 선생님 집으로 찾아 갈꺼에요”
"그러니까 꼭 여름에 다시 오세요"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
누군가 떠나갈 때, 이별의 아쉬움과 그리고 눈물
난 그런적이 있었나.
이렇게 누군가 떠나갈 때 진심으로 아쉬워 한적이 있었는지.
눈물을 흘려주고, 누군가의 팔에 얼굴을 묻어 본적이 있는지.
이렇게 생일도의 가슴시린 추억이
제 마음속에 조금씩 자리를 잡고있습니다.
소중한 추억들
이게 바로 선배님들이 말씀하신
가슴시리고 애틋한 생일도의 추억이구나
아이들을 대려다주고
혼자 센터로 돌아오는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가슴시린 생일도...
첫댓글
아.. 문득
지금 이 순간이,
지금 만나는 아이들이
나중엔 애틋한 추억이 되겠구나..생각하니
뭉클..합니다.
이 순간을 더욱 힘껏 들이마셔야지!
다짐도 합니다.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그리 가깝게 느끼고,
이별을 아쉬워 할 만큼
오빠가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해주셨겠지요..
걷다가 문득
밥 먹다가 문득
자려고 누웠는데 문득..
문득문득 그때가..
시리겠다.
그 애틋함, 그렇게 시린 가슴이 생일도를 추억하게 합니다. 마음 여린 아이들과 마음 여린 섬활 선생님.. 세찬 바닷바람에 눈물 글썽이던 그 때..
가슴시린
섬마을 선생님이네
민웅 선생님과 시훈이의 가슴시린 생일도...나도 시리다...
한달 뒤인 오늘,
지금도 그러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