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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영인목맹(五色令人目盲)
오색의 아름다움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한다는 뜻으로, 탐욕을 버리라는 말이다.
五 : 다섯 오(二/2)
色 : 빛 색(色/0)
令 : 하여금 령(人/3)
人 : 사람 인(人/0)
目 : 눈 목(目/0)
盲 : 눈멀 맹(目/3)
출전 : 도덕경(道德經) 第12章 검욕(檢欲)
백성을 위해 선정을 베푸는 목민관은 반드시 어질어야 한다(善爲牧者 必慈 ). 인자하게 하려는 자는 반드시 청렴해야 하고(欲慈者 必廉), 청렴하게 하려는 자는 반드시 검소하고(欲廉者 必約), 아껴 쓰니 절용이란 곧 목민관이 먼저 힘써야 하는 것이다(節用者 牧之首務也).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에서 제시한 훌륭한 목민관의 덕목이다. 목민관은 백성을 다스려 기르는 벼슬아치라는 뜻이다. 고을의 원이나 수령 등 외직 문관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요즘 말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함께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 다산은 목민관에게 어짐과 청렴을 강조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공직자는 이익이 아닌 국리민복을 위한 의로움을 좇아야 한다. 재산 형성과정이 의혹투성이인 탁부(濁富)가 아니라 누가 보아도 깨끗하게 재산을 모으는 청부(淸富)여야 한다. 그런데 자치단체 선출직들에서 납득되지 않는 일이 적잖게 일어나곤 했다. 사람은 권력과 돈, 명예를 다 쥐겠다는 과욕을 버려야 한다.
'노자'의 충언을 귀담아 듣자. "오색의 아름다움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다섯 가지 소리의 아름다움은 귀를 멀게 하며, 오미의 감미로움은 사람의 입을 상하게 한다(五色令人目盲 五音令人耳聾 五味令人口爽)."
민선 지방정부를 이끌 일꾼들이 새로 선출됐다. 명심할 게 있다. 선출직 공직자는 왕조시대 같은 벼슬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신을 뽑아준 주민들을 대신해 시·도, 시·군·구정이 잘 운영되도록 하는 주민의 대리인일 뿐이다.
당선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선거과정에서 제시했던 합리적 여론을 수렴하는 데 힘써야 한다. 선후경중을 가려 공약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지도자가 멀리 보고 올곧게 처신,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 주민 신뢰를 얻는 데 힘써야 한다.
자신이 바르지 못해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이는 지도자가 되어도 바르게 이끌지 못한다(枉己者 未有能直人也)는 '맹자'의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가슴에 새길 일이다.
오색영인목맹(五色令人目盲)
눈을 위하지 않고 배를 위한다는 말은 외부로 치달리는 인생이 아니라 자기 중심으로 같이 들어가는 인생을 산다는 말이기도 하다. 자기한테 지금 없는 것을 부러워하여 그것을 손에 넣으려고 문 밖으로 싸돌아 다니지 않고 자기한테 지금 있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하며...
五色令人目盲(오색영인목맹)
온갖 색깔이 사람 눈을 멀게 한다.
五音令人耳聾(오음영인이롱)
온갖 소리가 사람 귀를 먹게 한다.
五味令人口爽(오미영인구상)
온갖 맛이 사람 입을 썩게 한다.
馳騁田獵令人心發狂(치빙전렵영인심발광)
사냥질에 뛰어다니는 것이 사람 마음을 미치게 한다.
難得之貨令人行妨(난득지화영인행방)
얻기 힘든 보화가 사람의 행실을 어지럽게 한다.
是以(시이) 聖人(성인) 爲腹不爲目(위복불위목)
이로써 성인은 배를 위하고 눈을 위하지 않는다.
故(고) 去彼取此(거피취차)
그러므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잡는다.
오색(五色)이니 오음(五音)이니 할 때 쓰는 다섯 오(五)는 '온갖'이라는 뜻도 있고 아름답다는 뜻도 있다. '오색이 영롱하다'는 말은 '온갖 아름다운 색이 빛난다'는 말이다.
눈으로 색(色)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색이 눈을 멀게 하고 소리가 귀를 먹게 하다니 무슨 말인가? 색(色)을 보다가 색에 빠져 버리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당나라 현종(玄宗)이 양귀비의 색(色)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다가 안녹산의 변(變)을 만난 게 그짝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남의 나라 임금 얘기 할 것 없다. 술이 좋아 술을 마시다가 술독에 빠지면 집 날아가고 논밭 날아가고 몸뚱이까지 다 날아간다. 그런 얘기다.
온갖 맛있는 음식 찾아 팔도 강산을 누비는 사람이 있는가 본데 그냥 취미로 한다면야 봐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맛있는 것만 계속 찾다가는 혓바닥이 굳어져서(썩어서) 맹물 맛을 모르게 된다. 애들이 단것을 좋아한다고 날이면 날마다 설탕에다 초콜릿에다 먹여 보라. 이빨이 먼저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그렇게 눈, 귀, 입맛에 좋은 것들만 골라서 바치는 게 아니다. 그러다가는 인생 망쪼에 든다.
치빙전렵(馳騁田獵)은 사냥질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걸 말한다. 그렇게 이리저리 바쁘다 보면 마음이 따라서 미쳐 날뛸 수밖에 없다. 요즘 사람들, 사냥질 하느라고 얼마나 바쁜가? 사업가들은 돈 사냥, 정치가들은 권력 사냥, 바람둥이들은 여자 사냥, 여자 바람둥이들은 남자 사냥, 성직자들은 돈, 권력, 명예를 짬뽕으로 사냥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사람이 미쳐 돌아가니까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그러니 나중에는 땅도 물도 기후까지도 미쳐 돌아가는 것이다.
난득지화(難得之貨)란 손에 넣기 어려운 보화를 말한다. 아무 데나 흔하게 있는 물건을 보고 눈이 번들거리며 욕심을 내는 사람은 없다. 남의 밭에 들어가서 인삼을 캐는 도둑은 있어도 쑥부쟁이나 바랭이풀을 훔치는 도둑은 없다. 손에 넣기 어려운 보화니까 욕심을 내는 것이고, 욕심 끝에 무슨 일을 하면 그 일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리가 없다.
자, 여기까지는 별로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긴 말 하면 잔소리가 될 만큼, 우리 모두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는 얘기다. 사실, 노자(老子)의 말씀이, '여기까지는'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별로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잘난 학자라는 분들의 '해설'이 이러쿵저러쿵 요란 벅적지근 해서 어렵게 보이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 그렇게 복잡하고 뭐 하나 득 될 것 없는 유식한 해설에는 등을 돌리는 게 상책이다.
말이 나온 김에 한 마디만 더 한다면, 다른 사람들 해석은 죄다 틀렸고 자기 해석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박사든 가정주부든, 농부든 교수든, 좌우지간에 자기만이 옳다고 뻗대는 사람의 말은 들어 볼 필요가 없다. 왜냐 하면 ..... 그만두자. 이런 말은 길게 하면 재미없다.
아무튼, 맛에 빠져 입맛을 버리는 일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성인(聖人)은 배를 위하고 눈을 위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배는 우리 몸 중심에 있어서, 밖에 있는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기관이다. 배는 음식 맛을 모른다. 떡이 둥글게 생겼거나 모나게 생겼거나 그런 것에도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배가 잘 아는 것은, 입을 통해서 들어온 물건이 건강한 것인지 병든 것인지, 독(毒)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그런 것은 아주 잘 안다. 그래서 건강하여 독 없는 게 들어오면 기뻐하고 병들어 독 있는 게 들어오면 탈을 일으켜 싫다는 표시를 한다.
성인이 배를 위하고 눈을 위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뭘 먹을 때 음식물의 모양이나 색깔, 가격 따위를 따지지 않고 그게 천연의 제대로 된 것인지 아니면 인공으로 과대포장을 한 것인지, 그게 진짜 갯지렁이인지 아니면 속에 낚시 바늘을 감추고 있는 미끼 갯지렁이인지를 따진다는 그런 얘기다. 옷을 입을 때에도 디자인이나 유행을 보지 않고 몸에 어울리는 천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본다는 얘기다.
눈을 위한다는 말은, 뭐든지 내 몸 밖에 있는 것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뜻한다. 눈은 밖에 있는 물건을 향해 끝없이 달려간다. 그러기에 사는 동안 자기 눈을 만족시키려고 한다면, 골백번 인간으로 태어나서 수백 수천 만 년을 살아도 끝내 만족 못할 것이다. 그러니, 눈을 위해서 사는 사람은, 다시 말해서 눈을 만족시키려는 사람은, 평생토록 날마다 고단하기만 할 뿐, 한 순간도 만족 못 하게 되어 있다. 어리석은 사람만이 그렇게 살아간다. 성인은 그렇게 살지 않는다.
배는 무한량 먹지 못한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정량을 넘기면 그 때부터 괴롭다. 입이 좀더 먹고 싶어해도 배가 그만 먹자고 할 때 그만 먹는 사람은 성인이고, 이게 얼마짜린데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걸 먹겠느냐면서 꾸역꾸역 먹어대는 사람은 속물(俗物)이다. 뷔페 집에서 음식을 남기는 사람은 더 볼 것 없이 속물이다. 음식 먹는 것 하나만 보면 그 사람 됨됨이를 다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일년에 음식 쓰레기가 돈으로 따져 8조 원이나 된다는 우리 나라는 말 그대로 속물들의 천국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진짜 농사꾼은 절대로 음식을 마구 남겨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는다.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세상에 제 몸을 마구 잘라서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는 미친 놈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도 저러고들 있으니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노릇이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께서는 음식물을 먹다 버리는 짓을 절대로 하지 맙시다. 논밭에서 노자를 읽는 게 별것 아닙니다. 먹을 때는 눈이 요구하거나 혓바닥이 요구하는 대로 먹지 말고 배가 시키는 대로 먹는 것. 그것이 바로 논밭에서 노자를 읽는 것이올시다. 한문 몇 대목 암기해 가지고는 문자 나부랭이 몇 개 입술에 올리는 것, 그러면서 뷔페 집에 들어가 음식물을 마구 남기는 것, 그게 진짜로 노자를 웃기는 짓이다. 하기는 노자 선생께서 그런 종자들을 보고 과연 웃으실는지, 그것도 좀 생각해 볼 일이긴 하지만.
눈을 위하지 않고 배를 위한다는 말은 외부로 치달리는 인생이 아니라 자기 중심으로 같이 들어가는 인생을 산다는 말이기도 하다. 자기한테 지금 없는 것을 부러워하여 그것을 손에 넣으려고 문 밖으로 싸돌아 다니지 않고 자기한테 지금 있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하며 인생을 넉넉하게 즐긴다는 얘기다.
전에 우리 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벌어 오는 만큼만 살자.” 그래서 우리는 말단 공무원이셨던 아버지가 받아오는 월급만큼만 먹고 썼다. 그래서 우리는 빚이 없었다. 밥보다 죽이나 국수를 더 많이 먹기는 했지만 빚쟁이한테 쪼들린 적은 없었다. 집안 살림이든 나라 살림이든 그렇게만 산다면 아이 엠 에픈지 뭔지 그런 데 신경 쓸 일이 없지 않겠는가
벌어온 만큼 먹자가 눈이 아니라 배를 위해 사는 성인의 표어라면, 배가 아니라 눈을 위해 사는 속물의 표어는 '쓰고 싶은 만큼 벌자'다 그러니 벌어도 벌어도 끝없이 모자랄 밖에..... 논밭에 서서 세상을 본다. 억지라고는 모르는 자연을 본다. 그냥 슬쩍 지나쳐보는 게 아니라, 간절한 마음으로 자세히 그리고 그윽히 본다. 볏잎이, 우렁이가, 연밥이, 개구리가, 이슬과 안개와 바람과 햇살이 내 몸에 들어와 내 몸으로 동화(同化)되는 것이 느껴지도록 그렇게 유심히 바라본다. 진정 사람이 밥만 먹고 사는 게 아님을 절감한다.
농사짓는 사람들, 돈에 눈이 멀어 차마 먹지 못할 물건을 만들어 내는 가짜 농사꾼들 말고, 진짜로 하늘, 땅, 공기와 더불어 건강한 먹을거리를 길러내는 사람들은 누가 뭐래도 행복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조심하지 않으면, 그래서 배를 무시하고 눈의 유혹을 좇다보면, 그 행복이 더 큰 불행으로 바뀌는 수가 있다. 그래서 언제나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잡아야 하는 것이다.
매사 억제하고 절제해야 한다
온갖 색깔이 사람의 시각을 멍들게 하고(五色令人目盲), 온갖 음악소리가 사람의 귀를 혼란스럽게 하고(五音令人耳聾), 잡다한 맛이 사람의 입맛을 상하게 한다(五味令人口爽). 멋대로 말을 몰아 달리며 사냥하는 놀이는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만들고(馳騁畋獵, 令人發狂), 얻기 힘든 재물은 사람을 타락시킨다(難得之貨, 令人行妨).
위 문장은 노자(老子)의 12장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허기를 달래되 배를 가득 채우지 말고, 겉치레나 향락에 현혹되지 말고 검소하게 살아야 함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사람마다 생각과 삶이 다르지만 마음이 미혹되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 화려함이나 맛난 음식, 듣기 좋은 소리 등을 물리친다는 게 쉽지 않다. 누구든 늘 ‘빈 데’가 있다. 그런데 깨친 사람은 그 ‘빈 데’를 다 채우지 않는다. 지나친 재물은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할 우려가 많다. 먹고 살 정도만 가진다. 그 ‘빈 데’를 다 채우려고 하는 사람은 미련한 것이다.
며칠 전 만난 한 분의 이야기이다. 어릴 때부터 부친께서 '밥 먹을 때 좀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바로 숟가락을 놓아라'라고 늘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러니까 절대 과식하지 말라는 말씀인데, 먹고 싶은 양의 70%만 채우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그분의 부친을 필자는 알고 있다. 올해 아흔 살이신데 아주 건강하시다. 밥 먹는 것만 그런 게 아니고 매사 그렇게 하라는 말씀이다. 그 부친은 깨친 분으로 생각하고 있다. 필자는 10년 넘게 당뇨병을 앓고 있다. 나름대로 혈당조절을 하려고 애쓰지만 쉽지 않다. 허기가 지면 나도 모르게 음식에 손이 가기 때문이다.
젊었을 적에 시인들과 식당에서 식사하는데 한 분이 너무 허겁지겁 드셨다. 그때는 '저분이 왜 저러시지?'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당뇨수치가 높은 분이었다. 그러니까 노자의 위 문장은 당뇨환자가 음식조절을 하는 것처럼 모든 일에 억제하고 적당히 하라는 잠언인 것이다. 아침에 허기를 달래려고 이것저것 먹다 노자의 말이 생각나 옮겨봤다.
도덕경(道德經) 第12章
검욕(檢欲: 욕심을 살펴보라)
위(魏)의 신하인 사마의가 롱(隴, 지역명)을 평정한 뒤 승세를 몰아 촉을 공략하자고 군주인 조조에게 아뢰었다. "이 기회에 익주(益州)의 유비를 치면 틀림없이 우리가 승리할 것입니다."
당시는 촉(蜀)의 유비와 오(吳)의 손권이 대립하고 있던터다. 이 말을 들은 조조는 "사람은 만족하는 일이 없기에 괴로운 것이다. 이미 롱을 얻었는데 다시 촉을 바랄 수야 있겠느냐?"라며 의견을 듣지 않았다. 여기에서 나온 고사성어가 망촉(望蜀, 得隴望蜀)으로서 만족할 줄 모르고 계속해서 욕심을 부리는 경우를 비유한다.
인도의 한 지방에는 원숭이가 많이 산다. 영리한 녀석들은 나무 아래 연못에 비친 달그림자를 잡으려고 차례차례 손으로 꼬리를 잡고 길게 뻗어 연못에 닿으려고 하였다. 순간 나무가지가 부러져 모두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취월(取月, 猿猴取月)으로, 욕심에 눈이 어두워져 분수를 모르고 날뛰다 해를 입는다는 뜻이다. 석가모니의 훈계에서 유래한다.
도덕경 제12장 검욕(檢欲: 욕심을 살펴보라)에서는 욕심으로 인해 어지럽히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해야 함을 강조한다. 인간은 물론 육체적인 동물이다. 하지만 보고 듣고 맛보는 것은 필수적으로 신체를 유지하는 선에서 멈추어야 한다. 道를 넘은 감각적인 탐욕은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걱정과 두려움을 만들어 낸다.
다섯 가지 색깔은 사람의 눈을 어둡게 하고, 다섯 가지 음악 소리는 사람의 귀를 멀게 하고, 다섯 가지 맛은 사람의 입을 상하게 한다. 멋대로 말을 타고 사냥하는 놀이는 사람의 마음을 미치듯 뛰게 하고, 얻기 힘든 재물은 사람의 행동을 흔들어 놓는다. 이렇듯 바른 지도자는 검소하게 배를 채울 뿐 욕심을 쫓으려고 눈을 치켜뜨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위적인 저것(욕심)을 버리고 이것(무위)을 취해야 한다(五色令人目盲 五音令人耳聾 五味令人口爽. 馳騁畋獵 令人心發狂 難得之貨 令人行妨. 是以聖人爲腹 不爲目 故去彼取此). - 道德經 第12章 檢欲
오색영인목맹(五色令人目盲)
12장은 東洋哲學의 욕망과 감각에 대한 독특한 관점이 드러나는 장이다. 특히 道家的 관점에서 보면 사람은 감각을 하게 될 때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禁慾主義와는 상관없다. 五色 등으로 표현되는 색깔과 음조, 그리고 맛과 같은 영역을 완벽하게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사람이 그것들을 탐닉하게 되면 그것들을 향유할 능력마저 잃어버리게 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사람이 늘 향료가 풍부한 요리만 먹으면 나중에는 더 많은 향료를 넣은 요리라야 조금이라도 맛을 느끼게 되는 것과 같다. 이는 다른 감각에 대해서도 똑같다. 이와 반대로 성인은 맛을 간직하되 無味함을 지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람이 자그마한 자극조차 알아차릴 수 있으려면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지켜서 미묘한 차이에도 민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10장에서 말하듯 갓 태어난 아이의 상태를 유지하거나 그리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비슷하게 말달리기 또는 사냥이나 얻기 어려운 재화를 구하려는 것과 같은 자극적인 활동은 사람의 마음을 지치게 한다.
성인 군주는 이러한 측면의 인간적인 성격을 잘 고려해야 할 것이며 따라서 감각적인 것을 너무 많게 혹은 과다하게 허락하지 않는다. 성인 군주는 백성 모두를 만족스럽게 해주어야만 한다. 즉 배는 채워주어야 하지만 사치스러운 물품은 보이지 않게 한다.
사람들의 감정, 야망 또는 마음을 자극하게 하는 모든 것은 피해야 한다. 도가적 국가는 확실히 소비 사회와는 거리가 멀다. 일반적인 만족을 위해서 구경거리나 흥미 거리는 사회의 평화를 해치지 않도록 금지된다.
五色 令人目盲;
五音 令人耳聾;
五味 令人口爽;
馳騁田獵 令人心發狂.
다섯 가지 (아름다운) 색은 사람의 눈으로 하여금(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다섯 가지 音(으로 된 화려한 음악)은 사람의 귀를 막게 하고, 다섯 가지 맛(의 온갖 산해진미)는 사람의 입맛을 상하게 한다. 말 달리며 들판에서 사냥질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으로 하여금 미치게 한다.
五는 우주의 수(五行)이고 완전수로 본다. 四方도 자기 주변의 네 개의 사각형을 의미하며 가운데 사각형을 합하면 五方이 된다.
(注)
爽, 差失也.
爽은 어긋나서 잃어 버린다는 뜻이다.
失口之用, 故謂之爽.
입이 맛보는 작용을 잃었기에 상했다고, 한 것이다.
夫耳目心口, 皆順其性也.
대체로 귀와 눈과 마음과 입은 모두 저마다의 본성을 따른다.
不以順性命, 反以傷自然.
그런데 타고난 性命을 따르지 않아 도리어 (본성의) 자연스러움을 해친 격이다.
故曰; 盲聾爽狂也.
그러므로 왈, 눈이 멀었다, 귀가 먹었다, 입맛을 버렸다, 마음이 미쳤다고, 한 것이다.
難得之貨, 令人行妨.
얻기 어려운 재화는 사람의 행실을 잘못되게 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욕망이 있다고 인정함, 七情에도 欲이 있어 감정과 분리되지 않는다. 欲은 반드시 얼마 정도는 채워져야 하는 것으로 동양에서는 禁欲論이 없다. 중용이 적용될 뿐이다.
(注)
難得之貨, 塞人正路. 故令人行妨也.
얻기 어려운 재화는 사람이 가는 바른길을 막는다. 그러므로 사람의 행실을 잘못되게 한다.
是以聖人, 爲腹 不爲目. 故去彼取此.
이 때문에 성인은 배를 爲하지 눈을 爲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
(注)
爲腹者, 以物養己;
爲目者, 以物役己.
배를 위하는 사람은 外物로써 자기 자신을 기르지만, 눈을 위하는 사람은 외물로써 자신을 부리게 만든다.
故聖人不爲目也.
그러므로 성인은 눈을 위하지 않는다.
동양에서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본질은 情으로 본다. 七情은 나타나는 인간 생명력의 表情으로 감정이며 감정은 인간이 타고난 본질이다. 이 七情은 장자의 죽어버린 혼돈의 七竅와 연관지울 수도 있다. 詩經은 民情이다.
이와 같이 동양학이 추구하는 것은 매우 구체적인 우리의 신체와 관련이 깊다. 여기서 문제는 인간의 마음(情)이라는 것은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감각은 그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욕망이라는 본질이 충족되어야 하는 양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더 많이 요구하는데 있다. 최소한 충족되지 않아도 문제이지만, 충족되어도 문제가 있다.
▶️ 五(다섯 오)는 ❶지사문자로 乄(오)와 동자(同字)이다. 숫자는 하나에서 넷까지 선을 하나씩 늘려 썼으나 다섯으로 한 단위가 되고 너무 선이 많게 되므로 모양을 바꿔 꼴로 썼다. 五(오)는 나중에 모양을 갖춘 자형(字形)이다. ❷상형문자로 五자는 '다섯'이나 '다섯 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五자는 나무막대기를 엇갈려 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나무막대기나 대나무를 일렬로 나열하는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보통 1~3까지는 막대기를 눕히는 방식으로 숫자를 구분했지만 4를 넘어가면 혼동이 생겼다. 이것을 구별하기 위해 막대기를 엇갈리게 놓는 방식으로 표시한 것이 바로 五자이다. 갑골문에서의 五자는 二사이에 X자를 넣은 방식으로 표기했었지만, 해서에서는 모양이 바뀌었다. 그래서 五(오)는 다섯이나 오(伍)의 뜻으로 ①다섯, 다섯 번 ②다섯 곱절 ③오행(五行: 우주 만물을 이루는 다섯 가지 원소) ④제위(帝位: 제왕의 자리) ⑤별의 이름 ⑥다섯 번 하다, 여러 번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떳떳한 도리를 오륜(五倫), 한 해 가운데 다섯째 달을 오월(五月), 그 달의 다섯째 날 또는 다섯 날을 오일(五日), 음률의 다섯 가지 음을 오음(五音), 다섯 가지 곡식(쌀 보리 조 콩 기장)을 오곡(五穀), 다섯 가지의 감각(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을 오감(五感), 다섯 가지 빛깔 곧 푸른빛 누른빛 붉은빛 흰빛 검은빛의 다섯 가지 색을 오색(五色), 다섯 가지 계율이나 계명을 오계(五戒), 퍽 많은 수량을 나타내는 말을 오만(五萬), 다섯 가지 욕심이라는 오욕(五慾), 사람이 타고 난 다섯 가지 바탕을 오사(五事), 짙은 안개가 5리나 끼어 있는 속에 있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 대하여 방향이나 상황을 알 길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오리무중(五里霧中), 오십 보 도망한 자가 백 보 도망한 자를 비웃는다는 뜻으로 조금 낫고 못한 차이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오십이 되어 천명을 안다는 뜻으로 쉰 살을 달리 이르는 말을 오십천명(五十天命), 다섯 수레에 가득 실을 만큼 많은 장서를 일컫는 말을 오거지서(五車之書), 좀 못하고 좀 나은 점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차이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오십소백(五十笑百), 닷새에 한 번씩 바람이 불고 열흘만에 한번씩 비가 온다는 뜻으로 기후가 순조로움을 이르는 말을 오풍십우(五風十雨) 등에 쓰인다.
▶️ 色(빛 색)은 ❶회의문자로 사람(人)과 병부절(卩=㔾;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部의 뜻을 합(合)한 글자로 사람의 마음과 안색은 병부절(卩=㔾)部 처럼 일치한다는 데서 안색, 빛깔을 뜻한다. 절(㔾)은 무릎 꿇은 사람의 상형(象形)이다. 무릎 꿇은 사람 위에 사람이 있는 모양에서, 남녀의 정애(情愛)의 뜻을 나타낸다. 파생하여 아름다운 낯빛, 채색의 뜻을 나타낸다. 음형상(音形上)으로는 색(嗇), 측(畟)과 통하여, 이성(異性)을 구슬리다의 뜻을 나타낸다. 또, 절(㔾)은 절(節)의 본자(本字)이다. 사람의 심정이 얼굴빛에 나타남이 부절(符節)을 맞춤과 같이 맞으므로, 인(人)과 절(㔾)을 합하여 안색이라는 뜻을 나타내며, 나아가서는 널리 빛깔, 모양, 색정(色情)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色자는 ‘색채’나 '얼굴빛', '정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色자는 허리를 굽히고 있는 사람 그린 것과 巴(꼬리 파)자가 결합한 것이다. 巴자는 '꼬리'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본래는 손을 내뻗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色자를 보면 두 사람이 나란히 붙어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이성간에 성관계를 맺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 色자에 있는 '얼굴빛'이나 '정욕', '색채'라는 뜻도 사실은 성관계를 맺으며 붉게 달아오른 얼굴빛에서 유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色(색)은 ①빛, 빛깔 ②색채(色彩) ③낯, 얼굴빛 ④윤, 광택(光澤) ⑤기색(氣色) ⑥모양, 상태(狀態) ⑦미색(美色) ⑧색정(色情), 여색(女色), 정욕(情慾) ⑨갈래, 종류(種類) ⑩화장(化粧)하다, 꾸미다 ⑪색칠하다 ⑫물이 들다 ⑬생기가 돌다 ⑭꿰매다, 깁다(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을 꿰매다) ⑮평온(平穩)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빛 광(光), 빛 휘(暉), 빛 경(耿)이다. 용례로는 놀라거나 성이 나서 얼굴빛이 변함을 색동(色動), 남녀 간의 욕정을 색사(色事), 남녀 간의 성욕을 색욕(色慾), 빛깔을 색채(色彩), 빛깔에서 받는 느낌을 색감(色感), 여자의 곱고 아리따운 자태를 색태(色態), 글을 읽을 때 글자 그대로 의미를 해석하고 문장의 원 뜻은 돌보지 않고 읽음을 색독(色讀), 그림 등에 나타난 빛깔의 강하고 약함을 색조(色調),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물질의 형상을 색상(色相), 빛깔을 구별하지 못하는 시각을 색맹(色盲), 남녀 간의 정욕을 색정(色情), 남녀 간의 성욕을 색욕(色慾), 색종이로 여러 가지 색깔로 물들인 종이를 색지(色紙), 얼굴 빛을 안색(顔色), 낯빛으로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이나 빛깔을 면색(面色), 얼굴에 드러나는 환한 빛을 화색(和色), 물들임을 염색(染色), 붉은색을 단색(丹色),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 곧 풀빛을 녹색(綠色), 그림에 색을 칠함이나 여러 가지 고운 빛깔을 채색(彩色),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아무 빛깔이나 색깔이 없는 상태를 무색(無色), 보통의 것과 다른 점을 특색(特色), 서로 견주어 보아서 못한 점을 손색(遜色), 빛이 바램으로 무엇이 낡거나 그 존재가 희미해지거나 볼품없이 됨을 퇴색(退色), 어떤 자격으로 그럴듯하게 불리는 이름 또는 허울만 좋은 이름을 명색(名色), 한 가지의 빛 또는 뛰어난 미인을 일색(一色),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기색을 난색(難色), 어떤 도움 등을 주어 남의 앞에 굽힘 없이 떳떳하게 대할 수 있는 체면을 생색(生色), 빛깔이 있음 또는 물질적 존재로서의 형체가 있는 것을 유색(有色), 겉으로는 엄격하나 내심으로는 부드러움을 이르는 말을 색려내임(色厲內荏), 안색이 꺼진 잿빛과 같다는 뜻으로 얼굴에 희로애락의 표정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색여사회(色如死灰), 안색이 깎은 오이와 같이 창백함을 이르는 말을 색여삭과(色如削瓜), 형체는 헛것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에 형체가 있는 것은 모두 인연으로 생기는 것인데 그 본질은 본래 허무한 존재임을 이르는 말을 색즉시공(色卽是空),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교묘히 꾸며서 하는 말과 아첨하는 얼굴빛을 이르는 말을 교언영색(巧言令色), 풀빛과 녹색은 같은 빛깔이란 뜻으로 같은 처지의 사람과 어울리거나 기우는 것을 이르는 말을 초록동색(草綠同色) 등에 쓰인다.
▶️ 令(하여금 령/영)은 ❶회의문자로 일을 시키기 위하여 사람들을 모아놓고(亼; 집) 분부하며 그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卩; 절) 복종한다는 뜻이 합(合)하여 명령하다를 뜻한다. 분부(分付)는 입으로 하므로 나중에 命(명)이라 쓰고 합(合)하여 '명령'이라는 말이 생겼다. 令(령)은 또 명령하는 사람에서 전(轉)하여 장관(長官)이라는 뜻이나 '~시키다'의 뜻으로도 쓰고, 더 나아가서 '깨끗하다', '훌륭함'을 나타낼 때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令자는 '~하게 하다'나 '이를테면', '법령'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令자는 亼(삼합 집)자와 卩(병부 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令자를 보면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의 머리 위로 지붕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큰 건물 아래에서 명령을 내리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큰 건물이라는 것은 나랏일을 하던 관청을 뜻한다. 令자는 이렇게 높은 사람이 명령을 내리는 모습으로 그려져 '명령하다'나 '법령'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令(하여금 령)은 ①하여금 ②가령(假令) ③이를테면 ④법령(法令), 규칙(規則) ⑤벼슬(관아에 나가서 나랏일을 맡아 다스리는 자리. 또는 그런 일) ⑥남을 높이는 말 ⑦장관, 관아(官衙)의 우두머리 ⑧방울 소리 ⑨철(계절) ⑩~하게 하다 ⑪명령하다 ⑫포고하다(널리 알리다) ⑬아름답다 ⑭좋다 ⑮착하다 ⑯부리다, 일을 시키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하여금 사(使)이다. 용례로는 남의 딸의 높임말인 영애(令愛), 상대방을 높이어 그의 딸을 이르는 말을 영녀(令女), 남을 높이어 그의 딸을 이르는 말을 영원(令媛), 남의 아들에 대한 경칭을 영자(令子), 나이든 사람의 아내가 그의 남편을 부르는 말을 영감(令監), 좋은 명성이나 명예를 영명(令名), 착하고 어진 사람을 영인(令人), 명령을 전달함을 영달(令達), 아름다운 덕을 영덕(令德),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무엇을 하도록 시킴을 명령(命令), 어떠한 일을 가정하고 말할 때 쓰는 말을 가령(假令), 지휘하여 명령함을 호령(號令), 전하여 보내는 훈령 또는 고시를 전령(傳令), 법령을 공포하거나 명령을 내림을 발령(發令), 명령을 기다림을 대령(待令), 단체 행동의 동작을 일제히 하도록 부르는 호령을 구령(口令), 어떠한 동작임을 지시하는 구령의 앞 부분을 예령(豫令), 군중 또는 진중의 명령을 군령(軍令), 정치 상의 명령 또는 법령을 정령(政令), 명령을 고치어 다시 내림을 개령(改令), 어떤 행위를 금하는 법률을 금령(禁令), 남모르게 내리는 명령을 밀령(密令), 금지하는 명령이나 법령을 금지령(禁止令),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교묘히 꾸며서 하는 말과 아첨하는 얼굴빛을 이르는 말을 교언영색(巧言令色), 남을 높여 그의 아내를 이르는 말을 영부인(令夫人), 아침에 명령을 내리고 저녁에 다시 바꾼다는 말을 조령석개(朝令夕改), 세 번 호령하고 다섯 번 거듭 일러준다는 말을 삼령오신(三令五申), 명령하면 행하고 금하면 그침을 이르는 말을 영행금지(令行禁止), 셋줄 있는 집에 드나들며 이끗을 바라는 사람을 조롱하여 일컫는 말을 장립대령(將立待令), 아내가 시키는 말에 거역할 줄 모르는 사람을 농으로 일컫는 말을 판관사령(判官使令), 요긴한 일을 등한히 함을 이르는 말을 만경타령(萬頃打令), 한번 내린 명령은 다시 취소하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호령여한(號令如汗), 처음 뿐만 아니라 끝맺음도 좋아야 함을 이르는 말을 신종의령(愼終宜令), 절대로 복종해야 할 명령이라는 말을 지상명령(至上命令)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널리 세상 사람의 이야깃거리가 됨을 일컫는 말을 인구회자(人口膾炙), 인간 생활에 있어서 겪는 중대한 일을 이르는 말을 인륜대사(人倫大事), 사람은 죽고 집은 결딴남 아주 망해 버림을 이르는 말을 인망가폐(人亡家廢),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있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이나 오래 살고 못 살고 하는 것이 다 하늘에 달려 있어 사람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명재천(人命在天), 사람의 산과 사람의 바다라는 뜻으로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모인 모양을 이르는 말을 인산인해(人山人海), 사람마다 마음이 다 다른 것은 얼굴 모양이 저마다 다른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을 인심여면(人心如面), 여러 사람 중에 뛰어나게 잘난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인중사자(人中獅子), 여러 사람 중에 가장 못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인중지말(人中之末),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사람은 곤궁하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은 궁해지면 부모를 생각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궁반본(人窮反本),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의 도리를 벗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인비인(人非人),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사람의 근본은 부지런함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재근(人生在勤),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남의 신상에 관한 일을 들어 비난함을 이르는 말을 인신공격(人身攻擊), 아주 못된 사람의 씨알머리라는 뜻으로 태도나 행실이 사람답지 아니하고 막된 사람을 욕하는 말을 인종지말(人種之末), 남이 굶주리면 자기가 굶주리게 한 것과 같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인기기기(人飢己飢), 인마의 왕래가 빈번하여 잇닿았다는 뜻으로 번화한 도시를 이르는 말을 인마낙역(人馬絡繹),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으로 남의 은혜를 모름 또는 마음이 몹시 흉악함을 이르는 말을 인면수심(人面獸心), 사람은 목석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은 모두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목석과 같이 무정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인비목석(人非木石),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인사불성(人事不省) 등에 쓰인다.
▶️ 目(눈 목)은 ❶상형문자로 사람의 눈의 모양이다. 처음엔 보통 눈과 같이 가로로 길게 썼는데 나중에 세로의 긴 자형(字形)으로 변한 것은 글이 세로 쓰기인 데 맞춘 것이다. ❷상형문자로 目자는 '눈'이나 '시력', '안목'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目자는 사람 눈을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 나온 目자를 보면 사람의 눈과 눈동자가 잘 표현되어 있었다. 본래 目자는 가로로 쓰였었지만, 한자를 세워 쓰이는 방식이 적용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目자는 눈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보다'나 '눈의 상태', '눈'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러나 眞(참 진)자나 鼎(솥 정)자처럼 솥을 생략할 때 目자가 쓰이는 예도 있으니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目(목)은 (1)예산(豫算) 편제 상의 단위의 하나. 항(項)의 아래 절(節)의 위 (2)생물 분류학(分類學) 상의 단위의 하나. 강(綱)과 과(科)의 가운데임 등의 뜻으로 ①눈(감각 기관) ②눈빛, 시력(視力) ③견해(見解), 안목(眼目) ④요점(要點) ⑤옹이, 그루터기(풀이나 나무 따위의 아랫동아리) ⑥제목(題目), 표제(標題) ⑦목록(目錄) ⑧조목(條目), 중요 항목 ⑨이름, 명칭(名稱) ⑩그물의 구멍, 눈 ⑪우두머리, 두목(頭目) ⑫품평(品評), 평정(評定) ⑬보다, 주시(注視)하다 ⑭일컫다, 지칭(指稱)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눈 안(眼)이다. 용례로는 직접 자기의 눈으로 봄을 목격(目擊), 안경낀 사람의 변한 말을 목사(目四),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실제적 대상으로 삼는 것을 목표(目標), 책 따위의 기사의 순서를 목차(目次), 눈 인사를 목례(目禮), 눈으로 셈함을 목산(目算), 눈으로만 가만히 웃는 웃음을 목소(目笑), 눈병을 고치는 데 쓰는 약을 목약(目藥), 오는 사람을 바라보고 맞음을 목영(目迎), 어떤 사물을 주의해서 봄을 주목(注目), 전에 비하여 딴판으로 학식 등이 부쩍 늘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봄을 괄목(刮目), 공부할 지식 분야를 갈라놓은 것을 과목(科目), 낱낱의 조나 항을 항목(項目), 사물을 분별하는 견식을 안목(眼目), 서로 미워함을 반목(反目), 형식 상 표면에 내세우는 이름이나 구실을 명목(名目), 사람이나 사물이 어떠하다고 가리키어 정함을 지목(指目), 물품의 명목을 품목(品目), 좋지 못한 집단의 우두머리를 두목(頭目), 귀와 눈과 입과 코를 아울러 이르는 말 또는 귀 눈 입 코 등을 중심으로 본 얼굴의 생김새를 이르는 말을 이목구비(耳目口鼻), 고무래를 보고도 그것이 고무래 정丁자인 줄 모른다는 뜻으로 글자를 전혀 모름 또는 그러한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목불식정(目不識丁), 눈으로 부리고 기세로 부린다는 뜻으로 말로써 지시하지 않고 눈빛이나 얼굴 표정으로 부하를 부리는 것 또는 권세를 떨치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목사기사(目使氣使), 보는 사람과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십목십수(十目十手), 얼굴이 아주 새로워졌다는 뜻으로 세상에 대한 체면이나 명예나 사물의 모양이나 일의 상태가 완전히 새롭게 됨을 이르는 말을 면목일신(面目一新), 사람마다 갖추어 있는 심성을 이르는 말을 본래면목(本來面目), 서로 얼굴을 통 모름을 이르는 말을 면목부지(面目不知), 차마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딱하거나 참혹한 상황을 이르는 말을 목불인견(目不忍見),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며 상대를 대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학식이나 업적이 크게 진보한 것을 이르는 말을 괄목상대(刮目相對), 나뭇잎 하나가 눈을 가린다는 뜻으로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에 미혹되어 전반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깨닫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일엽장목(一葉障目), 열 사람의 눈이 보고 있다는 뜻으로 세상 사람을 속일 수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십목소시(十目所視), 먼 데 있는 것을 잘 보고 잘 듣는 귀와 눈이라는 뜻으로 학문이나 사물에 대한 관찰의 넓고 날카로움을 이르는 말 또는 그 도구의 뜻으로 책을 두고 이르는 말을 비이장목(飛耳長目), 긴 눈과 날아다니는 귀라는 뜻으로 옛일이나 먼 곳의 일을 앉은 채로 보고 들을 수 있는 눈이나 귀 곧 서적을 이름 또는 사물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널리 정보를 모아 잘 알고 있음을 이르는 말을 장목비이(長目飛耳), 눈짓이나 얼굴빛만으로 아랫사람을 마구 부린다는 뜻으로 위세가 대단함을 이르는 말을 목지기사(目指氣使), 눈으로 먹고 귀로 본다는 뜻으로 맛있는 것보다 보기에 아름다운 음식을 좋아하고 몸에 맞는 것보다 귀로 들은 유행하는 의복을 입음 곧 외관을 위해서 의식 본래의 목적을 버리고 사치로 흐름을 두고 이르는 말을 목식이시(目食耳視), 나는 새가 눈앞을 스쳐간다는 뜻으로 빨리 지나가 버리는 세월의 비유를 이르는 말을 여조과목(如鳥過目), 두 발을 가진 사람 중에서 가장 높은 이 또는 복과 지를 원만하게 갖추었다는 뜻으로 부처의 높여 이르는 말을 양목양족(兩目兩足), 물고기의 눈과 연산의 돌이라는 뜻으로 두 가지가 옥과 비슷하나 옥이 아닌 데서 허위를 진실로 현인을 우인으로 혼동함을 이르는 말을 어목연석(魚目燕石), 한 번 보고도 분명히 안다는 뜻으로 잠깐 보고도 환하게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일목요연(一目瞭然), 귀를 귀하게 여기고 눈을 천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먼 곳에 있는 것을 괜찮게 여기고 가까운 것을 나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귀이천목(貴耳賤目), 그물을 들면 그물눈도 따라 올라간다는 뜻으로 주된 일이 되면 다른 일도 그에 따라서 이루어진다를 이르는 말을 망거목수(網擧目隨), 죽을 때에도 눈을 감지 못한다는 뜻으로 마음에 맺히고 근심이 되어 마음 놓고 편히 죽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사부전목(死不顚目), 눈초리가 다 찢어진다는 뜻으로 눈을 부릅뜨고 몹시 사납게 흘겨보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목자진열(目眥盡裂) 등에 쓰인다.
▶️ 盲(소경 맹/눈 멀 맹, 바라볼 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눈목(目=罒; 눈, 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잃다는 뜻인 亡(망, 맹)으로 이루어졌다. '시력을 잃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盲자는 '소경'이나 '눈이 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盲자는 亡(망할 망)자와 目(눈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盲자에서 말하는 '소경'이란 눈동자가 없는 장님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盲자는 '망하다'나 '잃다'라는 뜻을 가진 亡자를 이용해 '눈(目)을 잃다(亡)'라는 뜻을 표현했다. 그러니까 盲자는 '눈을 잃다'라는 의미에서 '장님'을 뜻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盲(맹, 망)은 ①소경(눈동자가 없는 장님) ②장님 ③눈이 멀다 ④사리에 어둡다 ⑤무지하다 ⑥빠르다 그리고 ⓐ바라보다(망)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장님 또는 시각장애인을 맹인(盲人), 큰창자의 위 끝으로 작은창자에 이어진 곳에 자그마하게 내민 부분을 맹장(盲腸), 어떠한 일에 생각이 미치지 못한 점을 맹점(盲點),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맹동(盲動), 눈이 멀어서 보지 못하는 사람을 맹자(盲者), 눈먼 사람을 맹안(盲眼), 덮어놓고 믿음을 맹신(盲信),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남을 따름을 맹종(盲從), 겨냥하지 않고 마구 쏨을 맹사(盲射), 민패로 짠 돗자리를 맹석(盲席), 눈이 먼 아이를 맹아(盲兒), 구멍이 뚫리지 않은 쇠돈을 맹전(盲錢), 무턱대고 나아감을 맹진(盲進), 덮어놓고 마구 차례없이 뒤지거나 찾음을 맹탐(盲探), 사리에 어두운 눈을 맹목(盲目), 글을 볼 줄도 쓸 줄도 모름을 문맹(文盲), 빛깔을 구별하지 못하는 시각을 색명(色盲), 시력이 전혀 없음을 전맹(全盲), 밤눈이 어두워 밤에 사물을 잘 보지 못하는 사람을 계맹(鷄盲), 어떤 맛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를 미맹(味盲), 시야의 반이 안 보임을 반맹(半盲), 소경의 단청 구경이라는 뜻으로 사물을 보아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아는 체함을 이르는 말을 맹자단청(盲者丹靑), 소경이 문을 바로 찾는다는 뜻으로 우매한 사람이 우연히 이치에 맞는 일을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맹자정문(盲者正門), 눈먼 거북이 물에 뜬 나무를 만났다는 뜻으로 어려운 지경에 뜻밖의 행운을 만나 어려움을 면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맹귀우목(盲龜遇木), 소경이 지팡이를 잃는 다는 뜻으로 의지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잃는다는 말을 맹자실장(盲者失杖)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