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앤딩으로 끝나는 소설도 있을것이고, 슬픈 이야기나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그런 소설도 있을 것인데요.
소설의 끝이 해피앤딩으로 끝나든, 슬프게 끝이나든, 우리가 글을 읽으면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장치들, 요소들이 있지 않을까 보는데,
이 책은 그러한 장치들에서 나사가 하나 정도 빠진 것 같은 뭔가가 부족하면서 그 부족함을 느끼기보다는 주인공의 행동에 무의식으로 빠져드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바이올렛 이라는 이름은 꽃이름입니다.
제가 원래 꽃 이름같은 것은 잘 모르는데, 이 '바이올렛'이라는 이름도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뭐라 그럴까요, 그냥 평범한, 그리 눈에 뛰지 않는 풀 같은 꽃이라고 이 책에서 표현을 하고 있던데요,
그런 표현으로 보아 그리 화려한 꽃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바이올렛의 이미지와 소설속 주인공 여자의 이미지와 상당히 겹치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오산이는 낳으면서부터 아버지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자라고, 청소년기에 어머니마저 집을 떠나가고 맙니다.
혼자가 된 그녀는 자신에게 얽매인 무엇인가를 떨쳐버리려 가끔씩 그녀 몰래 찾아오는 어머니에게 마저 연락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았던, 살아왔다기 보다 그냥 지내왔다고 할 수 있는 자신의 집에서 떠나버리는데, 조금전 꽃 이야기를 해 드렸는데,그냥 보기에는 그리 주목을 받지 못하는 꽃잎처럼, 그렇게 살아왔던 자신의 과거를 묻어버리게 됩니다.
뭐 기억조차 하기 싫다는 뜻이것 같은데요.
몇가지의 직업을 구해보지만 여의치 않다가 우연히 꽃집에 취직을 하게되고, 그곳에서 그녀는 꽃과함께 지내면서 또 무엇인가의 욕망에 꿈꾸게 됩니다.
사실 그 무엇인가의 욕망이라는 것은 그녀 자신도 모르게 되지만, 그 욕망을 바이올렛 꽃을 찍어러온 잡지사 기자를 보는 순간 자신의 잠재된 욕망을 느끼게 되고, 그 남자를 마음으로부터 받아 들이지만, 정작 그 남자를 찾아간 그녀는 그 사람에게 기억되어 있는 않은 수많은 여자들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길가의 하찮은 길에 던져버리고, 잡지사 기자는 다시 그녀를 찾아오면서 이 이야기는 끝이 나는데, 이 소설은 처음부터 상당히 어둡게 시작됩니다.
어둡다는 표현보다 좀 음침한, 뭐라고 할까요?
예전에 극장에서 보는 낡은 필름 때문에 비가 오듯이 긁힌 자국같은 화면이 있는 그런 흑백 영화를 보는 것 같이 뭔가 어둡고, 고개를 돌려 버릴 것 같으면서도 이 주인공 오산이의 행동에, 언어에 계속 따라가게 하는 묘한 글 읽기를 이끌어 주는 소설입니다.
신경숙씨는 잘 아시겠지만 '풍금이 있던 자리' '딸기밭' '깊은 슬픔'
또 '외딴방'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이같이 정말 나오는 책마다 베스트 셀러가 된 작가인데요,
대중적인 소설이 많이 나오는 이때에, 역량 있는 작가의 소설을 원하신다면 한번 쯤 그 사람의 삶의 길을 따라가는 이 같은 소설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추신: 책친구 카페에서 처음쓰는 추신입니다.
왜냐하면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아직 이런류의 책을 읽기에는 제 수양이 부족함을 많이 느꼈기 때문입니다.
관념을 찾아야 하는책....
책읽기는 이래서 힘이든가 봅니다.
아참! 이 책 한 10일전쯤 읽었는데 조금의 일도 있고, 다른책 올리다보니 이제야 올리네요.
다른분들도 이 책을 소개하셨던데, 어렵고 힘이 들었지만, 읽은게 아까워서 저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