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가재상(三可宰相)
세 사람이 다 옳다고 한 정승이라는 뜻으로, 성품이 아주 너그러운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三 : 석 삼(一/2)
可 : 옳을 가(口/2)
宰 : 재상 재(宀/7)
相 : 서로 상(目/4)
(유의어)
삼가정승(三可政丞)
옳고 그른 것이나 좋고 나쁜 것을 단칼에 무 자르듯이 명쾌하게 가를 수는 없다. 사람에 따라 생각이 모두 다르고 기호에 따라 갈라지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꾀꼬리 울음은 듣기 좋고 개구리 우는 소리는 소음이라고 대부분이 여기지만 취향에 따라 반대일 수도 있고, 또 대자연의 큰 눈으로 본다면 모두 생명의 노래라 한 가르침도 있다.
세상사 이런 이치인데 남의 잘못은 사사건건 지적하고 자기의 주장만 옳다고 우긴다면 미움만 산다. 이와는 반대로 나쁜 일은 입 다물고 누구나 좋게 대한다면 도처춘풍(到處春風)이라 하고 거기서 더 나가 줏대가 없이 비위 맞추는 것이 되면 무골호인(無骨好人)이 된다.
세상 모든 일이 다 옳다고 하면 바로 황희(黃喜, 1363~1452) 정승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조선 초기 3대의 왕을 보필한 명재상 황희가 어느 때 조정에서 돌아오니 집안 여종이 서로 다투다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초지종을 들은 정승이 둘 다 옳다고 판정하고, 부인이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하자 그대도 옳다고 하여 세 사람이 다 옳다(三可)고 했단다.
전해 내려왔다는 여종 이야기 말고 딸과 며느리의 다툼은 박지원(朴趾源)의 '연암집(燕巖集)'에 실려 있다. 해충 이[蝨/ 슬]가 옷에서 생기는지 몸에서 생기는지 다투자 둘 다 옳다고 하고 부인이 핀잔하자 또 옳다고 했다는 이야기다. 옳고 그른 것은 중간에 있다고 한 진정지견(眞正之見)의 예화다.
마음씨가 좋은 사람이란 호호선생(好好先生)은 중국에서 많이 쓴다는 말이다. 후한(後漢) 말기 세력 다툼으로 세상이 어지러울 때 사마휘(司馬徽)라는 사람에게서 나왔다 한다. 그는 누구에게나 '하오[好/ 호]'로 대답해 모든 게 좋다는 호호(好好)란 별명이 붙었다.
누가 병이 들었다고 해도 '하오', 누가 상을 당했다고 해도 '하오', 부인에게 지적당하자 역시 '하오' 했다는 삼호(三好)선생이다. 사마휘는 하지만 천하를 보는 눈이 있어 촉(蜀)의 유비(劉備)가 인재를 구할 때 제갈량(諸葛亮)과 방통(龐統) 중 한 사람만 얻어도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초야에 묻힌 인재 복룡봉추(伏龍鳳雛)를 알아 본 눈이 있었다.
하는 말마다 옳다고 하여 언언시시(言言是是)란 말을 들었던 황희 정승은 몇 차례나 파직되고서도 18년간 국정을 관리한 능력을 보였다. 누구나 옳다고 해서 우유부단했다는 것보다 사람은 누구나 각각의 입장이 다르므로 그것을 인정하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세종(世宗)의 성세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똑 같은 일을 하고서도 남은 이 잡듯 뒤지고 자기 잘못을 감싸며 큰소리치는 '내로남불'만 보는 오늘날엔 상상이 되지 않는다. 남에겐 봄바람, 자신에겐 엄격하게란 춘풍추상(春風秋霜)을 내세우고서 그것과 꼭 반대로 했다간 북풍한설(北風寒雪)이 기다린다.
삼가재상(三可宰相)
대학(大學)에 이르기를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하여 수신(修身)과 제가(齊家)를 한 후에야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일부 지도층 인사들의 언행이나 편가르기식 처신이 화제가 되고 최근 들어 고위층 인사들이 임명되는 과정에서 인사 관련 부서의 검증을 거친 후 청문회를 열게 되고 더러는 낙마하는 모습을 보니 삼가재상(三可宰相)이란 말이 떠오른다.
세종 때 청백리로 알려진 황희(黃熹) 정승은 명재상으로 사람을 대할 때는 너그러웠는데, 어느 날 퇴청하여 집에 돌아오니 집안이 시끄러웠다. 계집종들이 서로 아귀다툼을 벌이던 중 한 계집종이 황희 정승 앞으로 달려와서 자신의 입장이 옳음을 주장했다. 듣고 있던 황 정승은 "네 말이 옳다"고 대답하자 지켜보던 다른 계집종도 억울하다는 듯이 달려와서 하소연했다. 이어서 황 정승은 "네 말도 옳다"고 대답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황 정승의 부인이 "대감께서 시비를 분명히 가려주셔야지 두 아이의 말이 모두 옳다 하시니 어찌된 일이냐"고 묻자, 부인의 말을 듣고 나서 "당신의 말도 옳다"고 대답했다.
황희 정승의 이런 태도는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한 행동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사람은 누구나 다 각자의 입장이 있음을 인정해 준 처사라 생각된다. 황 정승은 계집종에게도 인정 많고 관대하게 대해주어 계집종들은 마치 아버지처럼 존경하고 따랐다고 한다. 삼가재상(三可宰相)은 세 사람이 모두 옳다고 말한 재상이란 뜻으로 "마음이 아주 너그러운 사람"이란 뜻으로 쓰이며 삼가재상이란 말은 황희 정승의 이 일화에서 연유한 것으로 예로부터 재상(宰相)은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자리에 위치하여 위로는 왕을 보필하고 아래로는 만조백관을 다스리는 직책으로 일 처리에 있어서는 빈틈없는 추진력과 기획력이 요구되지만 사람을 대할 때는 너그럽고 인덕(仁德)이 있어야 한다.
황희 정승은 정승의 표상이 될 만한 분으로 3대에 걸쳐 왕을 보필하는 명재상으로 이름이 높았다. 재상이 갖는 자리와 역할이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후한서(後漢書)에 수청무대어(水淸無大魚), "물이 너무 맑으면 큰 고기가 살 수 없다"고 했다. 너무 살피면 모두 떠나간다. 지도자는 청탁현우(淸濁賢愚)를 가리지 않고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관인대도(寬仁大度)의 넓은 가슴이어야 하고 논어(論語)의 기신정 불령이행(其身正 不令而行)이란 말과 같이 말과 행동에 있어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모범을 보여야 하기에 옛 일을 돌이켜 본다.
삼가재상(三可宰相)
삼국지(三國志)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유비(劉備)에게 제갈공명(諸葛孔明)과 방통(龐統)의 이야기를 전해 준 사람은 수경(水鏡)선생이었다. 수경선생의 본명은 사마휘(司馬徽)이다. 그는 형주(荊州)땅에 살면서 제갈공명(諸葛孔明), 방통(龐統) 등과 교류(交流)하며 은둔한 채 세월(歲月)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는 정치적(政治的) 내일을 보장받을 수 없는 살벌한 상황(狀況)이었기 때문에 어리석음을 가장해서 살아야 했다. 그중 대표적인 행동(行動)이 누구든지 만나기만 하면 '좋아, 좋아(好好)' 하는 일이었다. 하루는 누군가가 와서 자기 자식의 부음(訃音)을 전해주었는데 그때도 그는 '좋아, 좋아' 하고 대답(對答)했다.
이를 본 사마휘(司馬徽)의 아내가 행동(行動)이 지나치다며 그를 나무랐다. "세상(世上)에 그런 대답(對答)이 어디 있습니까? 아무리 덕이 높다지만 자식을 잃은 분에게 '좋아, 좋아'라니요. 그게 말이 됩니까?" 아내의 질책(叱責)에도 사마휘(司馬徽)는 또 '좋아, 좋아'라고 한 것이다. 뒷날 사람들은 이런 사마휘(司馬徽)를 두고 '호호선생'으로 불렀다고 한다.
잘못 전해진 것인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황희(黃喜) 정승(政丞)한테도 이런 일화(逸話)가 전해지고 있다. 집안에서 두 종의 싸움을 구경하고 있다가 자기에게 구원(救援)을 청하는 쪽마다 모두 옳다고 하자 옆에 있던 부인이 그런 답변(答辯)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抗議), 그 말에도 또 옳다고 했다. 이를 두고 황희(黃喜) 정승(政丞)이 세 사람 말이 다 옳다고 판단(判斷)했다해서 '삼가정승(三可政丞)'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三(석 삼)은 ❶지사문자로 弎(삼)은 고자(古字)이다. 세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 젓가락 셋을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셋을 뜻한다. 옛 모양은 같은 길이의 선을 셋 썼지만 나중에 모양을 갖추어서 각각의 길이나 뻗은 모양으로 바꾸었다. ❷상형문자로 三자는 '셋'이나 '세 번', '거듭'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三자는 나무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대나무나 나무막대기를 늘어놓은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三자는 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숫자 3을 뜻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호의를 덥석 받는 것은 중국식 예법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최소한 3번은 거절한 후에 상대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三자가 '자주'나 '거듭'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三(삼)은 셋의 뜻으로 ①석, 셋 ②자주 ③거듭 ④세 번 ⑤재삼, 여러 번, 몇 번이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석 삼(叁)이다. 용례로는 세 해의 가을 즉 삼년의 세월을 일컫는 삼추(三秋), 세 개의 바퀴를 삼륜(三輪), 세 번 옮김을 삼천(三遷), 아버지와 아들과 손자의 세 대를 삼대(三代), 한 해 가운데 셋째 되는 달을 삼월(三月), 스물한 살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삼칠(三七), 세 째 아들을 삼남(三男), 삼사인이나 오륙인이 떼를 지은 모양 또는 여기저기 몇몇씩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삼삼오오(三三五五), 삼순 곧 한 달에 아홉 번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는 말을 삼순구식(三旬九食), 오직 한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삼매경(三昧境),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의 인륜을 일컫는 말을 삼강오륜(三綱五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사흘 간의 천하라는 뜻으로 권세의 허무를 일컫는 말을 삼일천하(三日天下),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형편이 불리할 때 달아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삼십육계(三十六計), 하루가 삼 년 같은 생각이라는 뜻으로 몹시 사모하여 기다리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삼추지사(三秋之思), 이러하든 저러하든 모두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삼가재상(三可宰相),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삼간초가(三間草家), 봉건시대에 여자가 따라야 했던 세 가지 도리로 어려서는 어버이를 시집가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좇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삼종의탁(三從依托), 키가 석 자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라는 뜻으로 철모르는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삼척동자(三尺童子), 세 사람이 마치 솥의 발처럼 마주 늘어선 형상이나 상태를 이르는 말을 삼자정립(三者鼎立), 세 칸에 한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집이라는 뜻으로 몇 칸 안 되는 오막살이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간두옥(三間斗屋), 가난한 사람은 농사 짓느라고 여가가 없어 다만 삼동에 학문을 닦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겸손히 이르는 말을 삼동문사(三冬文史), 삼생을 두고 끊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언약 곧 약혼을 이르는 말을 삼생가약(三生佳約), 세 마리의 말을 타고 오는 수령이라는 뜻으로 재물에 욕심이 없는 깨끗한 관리 즉 청백리를 이르는 말을 삼마태수(三馬太守), 세 치의 혀라는 뜻으로 뛰어난 말재주를 이르는 말을 삼촌지설(三寸之舌), 얼굴이 셋 팔이 여섯이라는 뜻으로 혼자서 여러 사람 몫의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삼면육비(三面六臂), 사귀어 이로운 세 부류의 벗으로서 정직한 사람과 성실한 사람과 견문이 넓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익지우(三益之友), 세 가지 아래의 예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지지례(三枝之禮), 머리가 셋이요 팔이 여섯이라 함이니 괴상할 정도로 힘이 엄청나게 센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두육비(三頭六臂),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을 뜻하는 말을 삼사일언(三思一言) 등에 쓰인다.
▶️ 可(옳을 가, 오랑캐 임금 이름 극)는 ❶회의문자로 막혔던 말이(口) 튀어 나온다는 데서 옳다, 허락하다를 뜻한다. 나중에 呵(訶; 꾸짖다), 哥(歌; 노래) 따위의 글자가 되는 근본(根本)이 되었다. 또 나아가 힘드는 것이 나갈 수 있다, 되다, 그래도 좋다,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可자는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可자는 곡괭이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可자는 본래 농사일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뜻으로 쓰였던 글자였다. 전적으로 노동력에 의존해야 했던 농사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겨내고자 흥얼거리던 노래가 바로 농요(農謠)이다. 그래서 可자는 곡괭이질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의미에서 '노래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可자가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입을 벌린 모습의 欠(하품 흠)자를 결합한 歌(노래 가)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可(가, 극)는 (1)옳음 (2)좋음 (3)성적이나 등급 따위를 평점하는 기준의 한 가지. 수, 우, 미, 양, 가의 다섯 계단으로 평점하는 경우에, 그 가장 낮은 성적이나 등급을 나타내는 말 (4)회의(會議)에서 무엇을 결정하거나 어떤 의안을 표결할 경우에 결의권을 가진 사람들의 의사(意思) 표시로서의 찬성(동의) (5)…이(가)됨, 가능(可能)함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서 동작을 나타내는 한자어 앞에 붙음 등의 뜻으로 ①옳다 ②허락하다 ③듣다, 들어주다 ④쯤, 정도 ⑤가히 ⑥군주(君主)의 칭호(稱號) ⑦신의 칭호(稱號) 그리고 ⓐ오랑캐 임금의 이름(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이다. 용례로는 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여러 사람의 의사를 따라 의안을 좋다고 인정하여 결정함을 가결(可決), 변화하거나 변경할 수 있음을 가변(可變), 움직이거나 이동할 수 있음을 가동(可動), 대체로 합당함을 가당(可當), 가능성 있는 희망을 가망(可望), 두려워할 만함을 가공(可恐), 하고자 생각하는 일의 옳은가 그른가의 여부를 가부(可否), 얄미움이나 밉살스러움을 가증(可憎), 불쌍함이나 가엾음을 가련(可憐), 눈으로 볼 수 있음을 가시(可視), 나눌 수 있음이나 분할할 수 있음을 가분(可分), 어처구니 없음이나 같잖아서 우스움을 가소(可笑), 참고할 만함이나 생각해 볼 만함을 가고(可考), 꽤 볼 만함이나 꼴이 볼 만하다는 뜻으로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비웃을 때에 이르는 말을 가관(可觀),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다는 뜻으로 흔히 편지에 쓰이는 말을 가가(可呵), 법령으로 제한 금지하는 일을 특정한 경우에 허락해 주는 행정 행위를 허가(許可), 옳지 않은 것을 불가(不可), 인정하여 허락함을 인가(認可), 아주 옳음이나 매우 좋음을 극가(極可), 안건을 결재하여 허가함을 재가(裁可), 피할 수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불가피(不可避),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될 수 있는 대로나 되도록을 이르는 말을 가급적(可及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시적(可視的), 현상이나 상태 등이 실제로 드러나게 됨 또는 드러나게 함을 이르는 말을 가시화(可視化), 침범해서는 안됨을 일컫는 말을 불가침(不可侵), 의안을 옳다고 결정함을 일컫는 말을 가결안(可決案), 옳거나 그르거나를 일컫는 말을 가부간(可否間), 불에 타기 쉬운 성질을 일컫는 말을 가연성(可燃性), 높아도 가하고 낮아도 가하다는 뜻으로 인자는 벼슬이 높아도 거만하지 않고 낮아도 두려워하지 않음으로써 직위의 고하를 가리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가고가하(可高可下), 동쪽이라도 좋고 서쪽이라도 좋다는 뜻으로 이러나 저러나 상관없다는 말을 가동가서(可東可西), 머물러 살 만한 곳이나 살기 좋은 곳을 일컫는 말을 가거지지(可居之地), 어떤 일을 감당할 만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감지인(可堪之人), 그럴듯한 말로써 남을 속일 수 있음을 일컫는 말을 가기이방(可欺以方), 참고하거나 생각해 볼 책이나 글을 일컫는 말을 가고문헌(可考文獻), 두렵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가공가소(可恐可笑), 믿을 만한 사람이나 믿음직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신지인(可信之人), 투표 등의 개표 결과가 찬성과 반대가 동수임을 일컫는 말을 가부동수(可否同數) 등에 쓰인다.
▶️ 宰(재상 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관장(管掌)하다의 뜻(司; 사)을 나타내기 위한 辛(신)으로 이루어졌다. 임금의 곁에서 요리(料理)나 그 밖의 허드렛일을 관장하는 사람의 뜻으로 주관하다의 뜻에서 전(轉)하여, 벼슬아치의 우두머리를 가리키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宰자는 '재상'이나 '가신'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宰자는 宀(집 면)자와 辛(매울 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辛자는 노예의 몸에 문신을 새기던 도구를 그린 것이다. 그래서 辛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주로 '노예'와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여기에 宀자가 결합한 宰자는 본래 노예들을 관리하던 '우두머리'를 뜻했었다. 노예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던 '관원(官員)'을 뜻했던 宰자는 후에 직책을 맡고 있다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벼슬아치'나 '재상', '가신'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宰(재)는 ①재상(宰相) ②가신(家臣) ③우두머리 ④벼슬아치, 관원(官員) ⑤주재자(主宰者) ⑥요리사(料理師) ⑦무덤, 분묘(墳墓) ⑧주관(主管)하다, 다스리다 ⑨도살(屠殺)하다 ⑩고기를 저미다(여러 개의 작은 조각으로 얇게 베어 내다), 썰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임금을 돕고 모든 관원을 지휘 감독하는 벼슬 자리에 있던 사람을 두루 이르던 말을 재상(宰相), 전권을 잡고 처리함을 재제(宰制), 짐승을 죽이어 잡음을 재살(宰殺), 소나 돼지 따위의 짐승을 도살함을 재도(宰屠), 재상의 지위를 이르는 말을 재로(宰路), 궁중에서 반찬을 만드는 일을 맡음을 재선(宰膳), 고을을 맡아 다스림을 재읍(宰邑), 무덤가에 심는 나무를 재목(宰木), 일을 주장하여 처리함을 재할(宰割), 주장하여 맡음 또는 그 사람을 주재(主宰), 서열이 둘째인 재상을 이재(二宰), 훈신과 재신 또는 공훈이 있는 재상을 훈재(勳宰), 정권을 잡은 재상을 집재(執宰), 수령을 달리 이르는 말을 수재(守宰), 수령의 집에 딸려 그 집안 일을 맡아 돌보는 사람을 가재(家宰), 권세 있는 재상을 권재(權宰), 나라의 재상을 국재(國宰), 평범한 재상을 범재(凡宰), 그 당시의 재상을 시재(時宰), 관아의 허가 없이 사사로이 짐승을 잡아 죽임을 사재(私宰), 이러하든 저러하든 모두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삼가재상(三可宰相), 곁에 모시고 밥을 먹는 재상이라는 뜻으로 무위도식으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무능한 대신을 비꼬아 이르는 말을 반식재상(伴食宰相), 머리가 검은 재상이라는 뜻으로 젊은 재상을 이르는 말을 흑두재상(黑頭宰相), 산중에 은거하면서 나라에 중대한 일이 있을 때만 나와 일을 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산중재상(山中宰相), 정치에 참여하여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승려를 이르는 말을 흑의재상(黑衣宰相), 배 부를 때에는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그 맛을 모름을 일컫는 말을 포어팽재(飽飫烹宰) 등에 쓰인다.
▶️ 相(서로 상, 빌 양)은 ❶회의문자로 재목을 고르기 위해 나무(木)를 살펴본다는(目) 뜻이 합(合)하여 나무와 눈이 서로 마주본다는 데서 서로를 뜻한다. 나무에 올라 지세(地勢)를 멀리 넓게 보는 모습, 목표를 가만히 보다, 보고 정하는 일, 또 보는 상대, 상대의 모습 따위의 뜻으로도 쓴다. 지상에서 제일 눈에 잘 띄는 것은 나무이기 때문에 木과 目으로 합(合)하여 쓴다는 설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相자는 '서로'나 '모양', '가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相자는 木(나무 목)자와 目(눈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相자는 마치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래서 相자의 본래 의미도 '자세히 보다'나 '관찰하다'였다. 相자는 나에게 필요한 목재인지를 자세히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자세히 보다'를 뜻했었지만, 후에 나무와 눈의 대치 관계에서 착안해 '서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相(상, 양)은 (1)얼굴의 생김새 (2)각 종류(種類)의 모양과 태도(態度) (3)그때그때 나타나는 얼굴의 모양새 (4)옛적 중국(中國)의 악기(樂器)의 한 가지. 흙으로 만들었는데 모양은 작은 북과 같음. 손에 들고 장단(長短)을 맞추어 두드림 (5)물리적(物理的), 화학적(化學的)으로 균질(均質)한 물질의 부분, 또는 그리한 상태. 기상(氣相), 액상(液相), 고상(固相)의 세 가지가 있음 (6)명사(名詞) 뒤에 붙어서 그 직위(職位)가 각료(閣僚)임을 나타내는 말 (7)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서로 ②바탕 ③도움, 보조자(補助者) ④시중드는 사람, 접대원(接待員) ⑤담당자(擔當者) ⑥정승(政丞) ⑦모양, 형상 ⑧방아타령 ⑨악기(樂器)의 이름 ⑩자세히 보다 ⑪돕다 ⑫다스리다 ⑬가리다, 고르다 ⑭따르다 ⑮이끌다 ⑯점치다 ⑰생각하다 그리고 ⓐ빌다, 기원하다(양) ⓑ푸닥거리하다(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서로 호(互)이다. 용례로는 서로 서로를 상호(相互), 서로 도움을 상조(相助), 두 가지 이상의 요소가 서로 효과를 더하는 일을 상승(相乘), 서로 어울림이나 상호 간에 교제함을 상고(相交), 서로 짝짐이나 서로 함께 함을 상반(相伴), 서로 반대됨 또는 서로 어긋남을 상반(相反), 서로 믿음이나 서로 신용함을 상신(相信), 두 가지 일이 공교롭게 마주침을 상치(相値), 서로 같음을 상동(相同), 서로 고르게 어울림이나 서로 조화됨을 상화(相和), 남녀가 불의의 사통을 함을 상간(相姦), 서로 마주 보고 있음이나 마주 겨룸 또는 그 대상을 상대(相對), 생김새나 모습을 양상(樣相), 잘 알려지지 않거나 잘못 알려지거나 감추어진 사물의 참된 내용이나 사실을 진상(眞相),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양상을 위상(位相), 실제의 모양을 실상(實相),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겉에 드러나는 추한 몰골을 흉상(凶相), 서로서로 도움을 일컫는 말을 상부상조(相扶相助), 서로 돕는 일을 일컫는 말을 상호부조(相互扶助),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도움을 일컫는 말을 상애상조(相愛相助),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그리워해 잊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사불망(相思不忘), 뛰어난 선비도 지나치게 가난하면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서 활동할 길이 열리기 어렵다는 말을 상사실지빈(相事失之貧), 서로 바라보이는 가까운 곳을 이르는 말을 상망지지(相望之地),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만나보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사불견(相思不見), 오직 생각하고 그리워함을 일컫는 말을 상사일념(相思一念), 서로 사랑하는 도리를 일컫는 말을 상애지도(相愛之道), 금金 수水 목木 화火 토土의 오행이 상생하는 이치를 일컫는 말을 상생지리(相生之理),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맑지 않다는 뜻으로 윗사람이 옳지 않으면 아랫사람도 이를 본받아서 행실이 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즉불리(相卽不離), 서로 욕하고 싸움을 일컫는 말을 상욕상투(相辱相鬪), 서로 높이고 중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상호존중(相互尊重),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며 상대를 대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학식이나 업적이 크게 진보한 것을 이르는 말을 괄목상대(刮目相對), 간과 쓸개를 내놓고 서로에게 내보인다는 뜻으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친밀히 사귐을 일컫는 말을 간담상조(肝膽相照), 같은 병자끼리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겨 동정하고 서로 도움을 일컫는 말을 동병상련(同病相憐),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뜻으로 묵묵한 가운데 서로 마음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심심상인(心心相印), 부자나 형제 또는 같은 민족 간에 서로 싸움을 일컫는 말을 골육상잔(骨肉相殘), 사물은 같은 무리끼리 따르고 같은 사람은 서로 찾아 모인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유유상종(類類相從), 수레 덮개를 서로 바라본다는 뜻으로 앞뒤의 차가 서로 잇달아 왕래가 그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관개상망(冠蓋相望), 생각이나 성질이나 처지 등이 어느 면에서 한 가지로 서로 통함이나 서로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일맥상통(一脈相通)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