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농사
글,오형록
60년대 말 70년대 초 가물 거리는 기억을 쫓아서.....
겨우네 소몰고....
이랴 !
워워....
쟁기질을 했었다.
초벌갈이.
생가래,
잡초가 자라지 않도록 자주 갈아서
발이 많이 달린 써래로 흙덩이를 잘게 부수고 평탄 작업을
하여 다음날부터 모내기를 하였다,
먼동이 트기도 전에 논으로 나아가 모를 찌기 시작 했다.
간초롬이 추린 작은 볏단을 허리에 차고 뽑은 모를
한 두웅큼 모아서 야물게 묶어서 바작(지개에 대발로 엮어서
많이 실을수 있고 물이 빠질수 있도록 만든 농사도구)에
짋어지고 논에 적당한 간격으로 분배 하였다.
식사 시간이 가까워지면 멀써부터 아이들이 모여들어
야단 법석 이었고 곧이어 조식 잔치가 벌어졌다.
그당시 모를 심는 일꾼보다 아이들이 훨씬 많았고 목구멍에
거미줄 벗기느라 북새통을 이루었다.
아침을 마치고 모내기가 시작되고 논가장 자리에서 못줄 잡이의
오라이~! 오래이~! 등등 으로 기억된 구령이 이어지고 모내기는
활기를 띠기 시작 한다.
어느덧 쉴참시간 정성스레 준비한 밥 그리고 반찬들이 순식간에
동이나고. 막걸리 한사발 쭈욱 들이키니.
캬~~ !!
줄잡이가 벌써 큰소리로 무드를 잡고 소화도 되기 전에 일을 재촉한다,
부락에서 집집마다 돌아가며 품았이를 했기 때문에 빨리 일을
독촉할 수밖에 없었다.
점심 시간이 가까워지니 벌써 동내 아이들이 애기를이 기다리고 있었고
길가던 길손들도 붙들어놓고 점심 시간을 기다린다.
점심 시간은 정말 잔치를 방불케하며 애기엄마들은 얘들 젖먹이느라
고단한몸을 한번 뉘이지도 못한채 논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점심 식사후 구수한 담배연기가 하늘로 하늘로 꼬리를 물고. 논둑이나
신작로에 들어누워 허리심 하는시간 짧지만 너무 행복하고 나른한
시간 이었다.
오후가 되니 고단함을 달래려 자주 술잔이 오가더니 드디어 구수한
노래가락이 이어지고. 모내기는 절정을 이룬다,
어느덧 해가 서산으로 넘어 가더니 개구리의 합창이 들려온다.
이것을 일명 일초라고 했다.
다시 고요한 시간이 흐르고 흐겨웠던 노래는 멈추고 마지막 마무리에
피치를 올린다.
얼마후 이초가 시작 된다. 또다시 개구리들이 요란하게 울고 마지막
손길은 더욱 빠르게 움직이고 드디어 모내기를 마치고 사람들은
자기 고무신을 챙긴다.
바쁘게 집으로 오는길 개구리들의 삼초가 어슴푸레 질흑 같은 어둠을
부른다.
이렇게 또 이렇게 우리 마을의 모내기는 마무리 되었다.
행여 비가 오지 않으면 가슴을 조이며 비를 기다렸고 양철 동이를
잘라 만든 드레라는 것으로 냇가에 고여있던 물을 논으로 퍼 올렸다.
드디어 장마철에 접어들면 물걱정은 한시름 놓았지만 이번엔 잡초들이
기승을 부린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김메기에 돌입하여 엎드려 풀뽑는 작업은 벼이삭이
목덜미를 할퀴어 쓰락쓰락하고 왜그렇게 허리가 아픈지 .......
그당시만해도 농약이 귀했기 때문에 벼멸구를 잡기위해 패유를 사용한
것으로 기억된다.
패유를 병에담아 소나무 잎으로 마개를 틀어 쏟으면 한방울씩 논꼬랑에
뿌리고 뒷따라가며 복개(밥공기 뚜겅)로 벼폭지에 물위에 떠있는 패유를
물과 함께 뿌렸다.
벼알이 차기 시작하면 논 어덕 밑으로 빙둘러서 물이 빠질수 있도록
고랑을 만들었다.
드디어 가을이 오면 알알이 영근 벼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숫돌에
정성스레 낫을 갈아 동내 사람들이 품앗이로 벼베기를 시작한다.
무먹주먹 엇갈리게 쌓아 잘 마를수 있도록 했고 작년에 보관해 두었던
볏짚으로 볏단을 묶을수 있도록 끝을 서로 묶어서 맸기를 만들었다.
잘 말린다음 적당한 크기로 묶어서 논두렁에 사 삼 이 일 쌓아서 혹시
내릴지도 모르는 비를 조금이라도 덜 맞도록 했다.
날을 받아 품앗이로 탈곡을 하였는데. 몇사람은 지게로 볏단을 져나르고
참빗 모양으로 생긴 쇠로만든 홀태라는 재래식 기계에 한주먹씩 쥐고
벼이삭을 홀타 내렸다.
불어오는 바람에 짚건불을 날려 보내고 알곡은 겨우네 짚으로 엮은 가마니
에 담아 두었다 자기집 마당이나 동내 어귀에 멍석을 깔고 햇볕에 말렸고
소나기라도 내리게 되면 가족들이 총 비상이 걸려 순식간에 모여 들었다,
그때만 해도 도구통(절구)에 방아를 찍었던 것을 본 기억이 난다.
동내 방앗간에 기웃거리면 이웃집 아줌마가 한움큼 쌀을 쥐어주면 좋아서
어쩔줄 몰랐고 그렇게도 맛있게 먹었을까
보리와 조밥이 주식 이었던 그시절 쌀 냄새는 구수한게 멀리서도 맏을수
있었다 우리를 유혹 했던 그향기 내 기억 속에 지금도 생생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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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명절이면 동네마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속으로 퍼지는 구수한 냄새들.....흑
^*^..............
어쩌면 이리도 생생하게......... 정말 그리워집니다. 모내기 할 때 먹었던 꽃게 넣어 끓인 미역국과 파김치가 내 기억엔 늘 남아 있답니다. 지금은 그 맛을 찾을 길 없기에 아쉬움이 더 큰가 봅니다.
아~~~~감회가 새롭습니다....지금은 기억에서 멀어져가고 잇는 농사도구를 어찌도 이렇게 ......정말 고맙습니다...
조기 배경 강가에 서 있고 싶네요.오가시방죽에서 흐르는 개웅 줄기같아 그리워집니다 또 다시....도구통에 찧어서 만들던 오지게 큰 찰떡도 간절해지구요. 잘 지내시지요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하네요.^^*
물안개 피는 전원이라...
인생은 구름 같은것 저 하늘에 양때구름따라 님들과 두리둥실 떠가고 싶네요 좋은휴일 되십시요^^*
어려선 주린 배를 움켜쥐고 살았고, 이젠 추억을 움켜쥐고 살아갑니다
호박잎에 서숙섞어 만든 기름진 찰밥..............모내기 점심때 많이 먹었었죠...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