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라는 사막' 『매일경제/시가 있는 월요일』2025.07.06.
나는 너다-503 / 황지우
새벽은 밤을 꼬박 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 박힌 눈으로 동트는 지평선(地平線)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날이 온다. 일어나 또 가자. 사막은 뱃속에서 또 꾸르륵거리는구나. 지금 나에게는 칼도 경(經)도 없다. 경이 길을 가르쳐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후략) - 황지우 '나는 너다-503' 부분
열대야로 뒤척이다 보니 더운 새벽에 눈을 뜰 때가 많다. 밤을 지새우다 겨우 새벽을 맞는 사막의 낙타처럼, 우리는 눈 비비며 일어나 또 어디론가 가야 한다. 그러나 과연 어디로 가는 걸까. 손에 쥔 지도는 바스라졌고 의지할 경전의 문구 한 줄도 희미해졌으니 목적지가 어디였는지 잊어버렸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우리를 비추는 해, 지평선 너머 들이치는 햇살 한 점이 우리의 식량임을. 길 끝에 들어서면 알까. 오늘이라는 사막의 의미를.
〈김유태 /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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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시집〈나는 너다〉문학과지성사 | 2015
[시가 있는 월요일] 오늘이라는 사막 - 매일경제
새벽은 밤을 꼬박 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 박힌 눈으로 동트는 지평선(地平線)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날이 온다. 일어나 또 가자. 사막은 뱃속에서 또 꾸르륵거리는구나. 지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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