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를 맞으며/ 용혜원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얼마만큼의 삶을
내 가슴에 적셔왔는가
생각해 본다
열심히 살아가는 것인가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허전한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훌쩍 떠날 날이 오면
미련없이 떠나버려도
좋을 만큼 살아왔는가
봄비는 가을을 위하여 있다지만
가을비는 무엇을 위하여 있는 것일까
싸늘한 감촉이
인생의 끝에서 서성이는 자들에게
가라는 신호인 듯 한데
온몸을 적실 만큼
가을비를 맞으면
그때는 무슨 옷으로 다시
갈아입고 내일을 가야 하는가
-지인이 보내준 톡에서-
가을비 우산속
https://www.youtube.com/watch?v=pAMl_bWWZnA
우중충한 하늘
끝내 비를 뿌린다
지금은 수확철 인데...
자연의 섭리를 알 수 있나?
일어나니 다섯시가 훌쩍 넘었다
몸이 좀 힘들었나 보다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내고 나니 집사람이 목욕 가잔다
오늘은 사거리장날이라 목욕장 문 연다고
그러지 말고 아침 나절 산에 가서 밤 주운 뒤 목욕 가면 어떻겠냐고
밤 주우러 다녀오면 땀이 날 것같다
집사람이 그러잔다
집사람이 아침을 차릴 때 동물 먼저 챙겨 주었다
어제 모이를 주지 않아 무척 배고플 것같다
조루에 물 떠 병아리장으로
모이 그릇에 모이가 한톨도 없다
배가 고픈지 녀석들이 내 주위로 몰려든다
싸래기를 세 그릇 퍼주고 미강도 버무려 주었다
병아리 한 마리가 우장을 쓰고 있다
저 녀석 왜 그러지
닭은 우장을 쓰면 살아나기 어렵다
그래도 죽을 때까진 모이를 주어야겠지
닭장의 닭과 기러기도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다
내가 들어가니 모두 나에게로 온다
그리도 배 고팠을까?
모이 그릇 두 개에 쌀과 사료를 부어 주고
미강도 두 그릇에 버무러 주었다
물도 두 바케스나 떠다 주고
집사람은 나와서 하우스 안에 있는 들깨대를 밖으로 옮겨 널어 놓고
저번에 턴 들깨를 참깨 그물망에다 펴서 널어 놓는다
틈만 나면 햇빛에 말려야한단다
아래밭에 가서 배추와 무를 살펴 보았다
큰 배추들은 속이 차가고 있다
가장 나중에 심은 배추는 아직 손바닥만큼도 크질 않았다
이 배추는 겨울에 뽑아 절이지나 해먹으면 되겠다
무를 솎아 주었다
무가 지금쯤 꽤 커야하는데 손가락만도 못하다
올 무는 틀린 것같다
그래도 여러개 자라고 있는 것은 두세개 놔두고 뽑아 냈다
뽑은 걸 가지고 올라오니 집사람이 데쳐서 무쳐 먹잔다
난 절이지 해먹으면 좋겠지만 알아서 하라고
무얼 하더라도 맛있을 것같다
아침 한술
어제 노열동생 집에서 얻어온 망둥어 회무침에 밥을 비벼 먹었다
참 맛있다
난 망둥어 회무침을 좋아한다
비린내 나지 않고 담백해 좋다
무만 썰어 넣어 끓인 망둥어 탕도 국물이 시원해 좋다
여기에 막걸리 한잔하면 딱이겠지만 참아야지
집사람이 밤을 서울 형님과 처형한테 좀 보내주면 좋겠다고
그럼 집 뒤에 가서 밤을 더 주워 오자고
집사람과 집 뒤쪽 길가에서 밤을 주웠다
산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밤이 꽤 떨어져 있다
길가의 밤을 거의 다 줍고 산쪽으로 조금 올라가 밤을 주웠다
한 두서되 주워 내려오니 11시가 다 되간다
밤을 간추려서 고구마와 함께 박스에 담았다
서울형님네와 처형네 작은 누님께 보내드려야겠다
서울 처형은 강진에서 고구마를 보냈다기에 큰 고구마 두세개만 담고 밤을 많이 담았다
집사람은 형님네와 처형네는 고구마대, 토란대, 가지 말린 것등도 넣어 보내자고
나물을 좋아하시니 한번 해 드시면 좋을 것 같단다
작은 누님에겐 고구마와 밤만 넣었다
군입으로 드셔도 좋겠다
작은 누님 집 주소를 몰라 전화
누님이 불러주시며 나누어 줄 곳도 많을 건데 나까지 생각하냐고
넘 작은 거지만 내 누님이니 당연히 보내드려야지
잘 먹겠단다
포장을 해서 우체국으로 가지고 갔다
주소를 주니 바로 처리해 준다
내가 직접 줍고 캐고 말렸으니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
그동안 병원에서 치료 받은 것에 대해 실손보험을 청구했다
서류를 주니 인적 사항과 정보제공 동의서을 적으라며 용지를 준다
적어서 제출하니 끝났다고
300만원 이하는 핸폰으로도 청구할 수 있다는데 난 아직도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
조금만 신경쓰면 할 수 있을 건데 새로움에 도전하는 정신이 부족해서이리라
목욕장에 가니
점심 때라 그런지 나혼자뿐
반신욕을 하고 냉탕과 온탕을 오갔더니 몸이 풀리는 것같다
몸무게는 변함이 없다
이젠 그대로 고정 되려나?
아직 4키로는 더 빼야할건데...
나이들어 몸이 넘 빠져도 보기 싫다
지금 이대로만 유지할까?
집사람은 입맛이 없다고 점심을 생략
난 아침에 먹다 남긴 비빔밥을 한술 했다
며칠 전에 작은 안사돈이 새쌀 방아 찧는다며 쌀 가지러 오라고 전화했었다
오늘은 특별히 다른 일 없으니 사돈네 집이나 다녀오자고
집사람은 우리가 맨날 얻어먹으니 염치 없단다
있으면 서로 나누며 사는 것이 사람의 정 아닐까?
우리도 있으면 먼저 생각하지 않는가?
집사람이 작은안사돈에게 전화하니 일보러 잠깐 나왔는데 곧 들어가니 오시란다
집사람이 사돈네 집 다녀오면서 시간 되면 파크볼 치고 오잔다
그도 좋을 것같아 새차에 파크채를 실었다
내가 타고 다니는 차에 파크채를 실으면 쌀등을 실을 수가 없다
작은 사돈네 집에 가면서 남면 로컬 푸드에 들렀다
소주와 밀감 한박스, 생고기, 삼겹살등을 샀다
방아 찧느라 고생하시니 술이라도 한잔 드시면서 일하는게 좋겠다
사돈네 집에 가니 방아 찧느라 정신이 없다
가져간 걸 거실에 넣어 두니 안사돈이 얼른 찹쌀과 일반쌀을 차에 실어 준다
닭 모이로 싸래기도 한포
방아 찧으며 나온 싸래기를 우리에게 팔으라며 집사람이 돈을 드리니 절대 받지 않으신다
아이구 미리 드리면 좋겠는데...
다음에 뭐라도 사다 드려야겠다
넘 바빠서 다른 이야길 하지 못하고 바로 돌아섰다
황룡 파크장에 도착하니 어느새 4시가 넘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볼을 치고 있다
행복 클럽 정회장이 자기 안사람과 치길래 우리도 같이 치자고
넷이서 볼을 쳤다
정회장은 엊그제 군수배에서 오비를 많이 내버렸단다
평소 볼을 꽤 잘치는데 막상 경기에 임하면 엉뚱하게 칠 때가 많다
집사람도 마찬가지
평소 30타 미만 치는데 대회 때 오비를 많이 내 거의 37-8타를 쳐 버렸단다
경기도 운이 따라야한다
승훈 동생은 9홀을 23타까지도 쳤는데 이번엔 18홀을 72타 넘게 쳤단다
참으로 알 수 없다
평소 오비를 내지 않던 홀에서 연거푸 오비
며칠 볼을 안쳤다고 이럴 수가 있나?
3바퀴를 돌았는데 그 홀에서만 모두다 오비 냈다
이거참
123파친 총무가 내일 고창 파크장에 꼭 나오란다
알았다며 난 집에서 바로 고창으로 넘어 가겠다고
123파친들이 내일 고창 파크장에서 라운딩하기로 했다
내일은 즐겁게 쳐 봐야겠다
어느새 다섯시가 넘었다
빗방울도 한두방울씩 떨어진다
바로 집으로
쌀은 거실로 옮기고 싸래기는 병아리장으로 옮겨 모이통에 담아 두었다
아침에 우장 쓴 병아리가 바닥에 죽어 있다
결국 살아나질 못했다
빗방울은 떨어지지만 많이 내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모두 정리하고 나니 빗방울이 본격적으로 떨어진다
아이구 좀 늦었더라면 비 때문에 힘들었겠다
돼지 삼겹살을 오븐에 구었다
오늘 저녁은 고기로 배 채우자고
집사람은 그 사이 향미를 페트병에 담는다
페트병에 담아 두어야 쌀벌레가 생기지 않아 오래 보관할 수 있다고
군 삼겹살을 열무와 강화순무 잎에 싸먹으니 맛있다
거기에 찐 고구마도 하나
꿀고구마라 물기가 빠지니 더 맛있다
이것으로 한끼 대용되겠다
하루일과 정리하고 잠자리로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날씨 궂으니 몸이 찌뿌듯해진다
이럴 땐 푹 쉬는게 약
똑똑똑
낙숫물 소리
빗줄기가 약해졌나보다
님이여!
이 비그치고 나면 기온 뚝 떨어진다니
감기 조심하시면서
오늘도 마음 따뜻하고 새로움 넘치는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