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잠도사 사방진(春蠶到死 絲方盡)
봄누에는 죽어서야 실뽑기를 멈춘다는 뜻으로, 연인을 향한 변치 않는 애정을 이르는 말이다.
春 : 봄 춘(日/5)
蠶 : 누에 잠(虫/18)
到 : 이를 도(刂/6)
死 : 죽을 사(歹/2)
絲 : 실 사(糸/6)
方 : 모 방(方/0)
盡 : 다할 진(皿/9)
말이나 글을 다듬고 꾸며 보다 아름답게 나타내는 修辭(수사) 중에서도 隱喩(은유)는 ‘내 마음은 호수’ 식으로 사물의 상태나 움직임을 암시적으로 표현해 이해가 어렵다. 직접적으로 주제를 드러내지 않고 암시적으로 나타내어 모호하고 난해한 시를 象徵詩(상징시)나 朦朧詩(몽롱시)라고도 한다.
詩(시)의 시대였던 중국의 唐(당)나라에서도 후기의 李商隱(이상은, 812~858)은 특히 복합적이고 함축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한 시인으로 유명하다. 문구가 아름답고 음조가 멋지더라도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시가 많지만 창작 기교 발전에는 큰 공헌을 했다는 평도 받는다.
삭막한 풍경이나 꼴불견 행위를 꼬집은 殺風景(살풍경)을 처음 나열한 사람이기도 한 이상은의 시 ‘無題(무제)’는 그 중에서도 많이 알려졌다. 봄철의 누에는 죽은 뒤에라야(春蠶到死) 비로소 실뽑기를 멈춘다(絲方盡)는 구절이 나오는 시다.
목숨을 다할 때까지 연인을 향한 굳은 애정은 변치 않는다는 지고의 사랑을 나타냈다. 죽을 때까지 누에가 뽑는 실 絲(사)는 생각 思(사)와 음이 같아 이같이 다른 글자의 뜻도 함께 갖는 말을 雙關語(쌍관어)라 한다는데 은유의 방법이기도 하다. 이 시의 다른 부분도 살펴보자.
봄철 누에 앞 구절은 ‘만날 때도 어렵더니 이별 또한 괴롭구나(相見時難別亦難/ 상견시난별역난), 봄바람이 잦아들자 온갖 꽃이 다 시든다(東風無力百花殘/ 동풍무력백화잔)’는 어쩔 수없이 헤어져야 하는 무력감을 나타냈다. ‘春蠶到死絲方盡(춘잠도사사방진)’에 이어지는 ‘촛불은 재가 되어서야 비로소 눈물이 마르네(蠟炬成灰淚始乾/ 납거성회루시건)’에도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안간힘을 다해 사랑을 지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蠟은 밀 랍, 炬는 횃불 거, 납거는 밀랍으로 만든 양초를 말한다. 이상은의 이런 표현은 애정을 노래하고 있으면서도 대상은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드러나지 않는다.
누에가 실뽑기를 그칠 때까지, 양초가 눈물이 마를 때까지 어떤 일을 하겠다는 표현은 굳은 의지를 나타내기에 적합하다. 맡은 일을 끝까지 완수하겠다거나 나라를 위해서 온 몸을 바쳐 수호하겠다면 좋을 텐데 연애시 이외에는 별로 인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한 순간의 풋사랑이 아닌 남녀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위해서는 이런 다짐이 더욱 필요할 수도 있겠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殉愛(순애)의 이야기는 삭막한 현실이 아닌 고전에만 보이니 말이다.
無題(무제) / 李商隱(이상은)
相見時難別亦難(상견시난별역난)
만나기도 어렵지만 헤어지기도 어려우니
東風無力百花殘(동풍무력백화잔)
봄바람이 힘이 없어 온갖 꽃이 시들하다.
春蠶到死絲方盡(춘잠도사사방진)
봄누에는 죽어야 실뽑기를 비로소 다하고
蠟炬成恢淚始乾(납거성회루시건)
촛불은 재가 돼야 눈물이 겨우 마르는 법.
曉鏡但愁雲鬢改(효경단수운빈개)
새벽 거울 앞에서는 검은 머리 변했다고 시름 할 뿐일 테고
夜吟應覺月光寒(야음응각월광한)
밤에 시를 읊조리면 분명 달빛 차가운 걸 느끼겠네
蓬山此去無多路(봉산차거무다로)
봉래산은 여기서 그리 먼 길 아니니
靑鳥殷勤爲探看(청조은근위탐간)
파랑새야 나를 위해 은근히 찾아봐 다오
수련은 사랑하기 어려운 상황을 표현하였다. 어렵게 만났다가 어렵게 헤어졌는데 봄바람도 힘이 없고 꽃도 다 진 계절이라 더욱 슬프다. 힘이 없는 봄바람은 사랑을 이룰 수 없는 자신의 능력이나 상황을 빗대어 한 말이기도 하다. 제2연은 사람의 심사를 읊은 명구이다. 제3연은 상대의 지금 상황을 상상한 말이다. 미련에서 신화적인 요소를 등장시켜 사랑과 사랑하는 사람을 환상적인 존재로 표현하여 미화하고 있다.
두 번째 과거시험에서 실패한 대화 9년(835)에서 세 번째로 장안에 과거 응시하러 가는 개성 2년(837) 사이에 시인은 왕옥산(王屋山)의 지맥인 옥양산(玉陽山: 지금의 하남성 제원시濟源市 서쪽에 위치함)에 은거한 적이 있었다. 현종의 누이동생인 옥진공주(玉眞公主)가 옥양산에 ‘영도관(靈都觀)’이라는 도관을 세우고 수도 생활을 하였고 이후로도 도교에 귀의한 여러 공주가 이곳에서 거처하였다. 시인은 영도관과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당시 공주를 따라 수행하던 송씨(宋氏) 궁녀와 사랑을 하게 되었다.
이 시는 바로 이 여인과의 사랑을 노래한 시로 여겨진다. 이 외에도 여려 편의 유명한 애정시를 썼는데 결구 송 씨와의 관계가 누설되어 송 씨는 떠나게 되었다. 나중에 다시 장안에서 만났지만 끝내 사회적 제약으로 사랑은 이룰 수 없었다.
▶ 李商隱(812∼858)
만당(晩唐)의 시인, 자 의산(義山), 호 옥계생(玉谿生). 변려문(騈儷文)의 명수이긴 하였으나, 그의 시는 한(漢)· 위(魏)· 육조시(六朝詩)의 정수를 계승하였고, 唐詩에서는 杜甫를 배웠으며, 李賀의 상징적 기법을 사랑하였다. 또한 전고(典故)를 자주 인용, 풍려(豊麗)한 자구를 구사하여 당대 수사주의문학(修辭主義文學)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작품에는 사회적 현실을 반영시킨 서사시, 또는 위정자를 풍자하는 영사시(詠史詩) 등이 있으나, 애정을 주제로 한 무제(無題)에서 그의 창작력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이의산시집(李義山詩集) 번남문집(樊南文集)이 있으며, 이의산잡찬(李義山雜纂)도 그의 저작으로 전한다.
▶ 無題 : 李商隱은 많은 戀愛詩를 無題로 썼는데, 그것은 그의 연애가 공언할 수 없는 불행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읊은 것이다.
▶ 東風無力百花殘 : 봄바람이라도 온갖 꽃이 시들어감을 막을 힘이 없다 곧 어찌 할 수 없다. 꽃을 피게 하는 봄바람의 힘으로도 百花가 지는 것을 막지 못하듯 우리의 이별도 어쩔 수 없다는 뜻이다.
▶ 春蠶到死絲方盡 : 春蠶는 봄날의 누에, 실을 뽑는 누에는 죽어서야 비로소 실이 끊어지듯 이 몸이 죽을 때까지 당신을 향한 생각을 그치지않는다는 뜻이다. 絲는 思와 同音으로 일종의 비유이다.
▶ 蠟炬成灰淚始乾 : 蠟炬는 촛불, 촛불은 다 타 재가 되어서야 비로소 촛물이 마르듯 죽어서 재가 되기 까지는 눈물이 마를 수 없다는 뜻이다. 촛물을 눈물로 흔히 비유한다.
▶ 曉鏡但愁雲빈改 : 雲빈은 미인의 검은 머리를 푸른 구름에 비유한 말. 새벽에 일어나 거울을 들여다 보며 검은 머리가 세어감을 근심하고 있을까?
▶ 夜吟應覺月光寒 : 밤에 시를 읊으며 달빛이 싸느랗게 스며드는 것을 느끼고 있을까? 이 두 구는 그리운 여인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시인이 상상하며 읊은 것이다.
▶ 蓬萊 : 一本 蓬山, 신선이 산다는 蓬萊山을 가리킨다.
▶ 多路 : 먼 길.
▶ 靑鳥 : 西王母의 심부름하는 새, 仙界와 연락하는 새.
▶ 殷勤 : 慇懃과 같음, 살며시.
▶️ 春(봄 춘, 움직일 준)은 ❶회의문자로 旾(춘)이 고자(古字), 㫩(춘)은 동자(同字)이다. 艸(초; 풀)와 屯(둔; 싹 틈)과 날일(日; 해)部의 합자(合字)이다 屯(둔)은 풀이 지상에 나오려고 하나 추위 때문에 지중에 웅크리고 있는 모양으로, 따뜻해져 가기는 하나 완전히 따뜻하지 못한 계절(季節)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春자는 '봄'이나 '젊은 나이', '정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春자는 日(해 일)자와 艸(풀 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春자의 갑골문을 보면 艸자와 日자, 屯(진칠 둔)자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여기서 屯자는 새싹이 올라오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니 갑골문에서의 春자는 따스한 봄 햇살을 받고 올라오는 새싹과 초목을 함께 그린 것이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모습이 크게 바뀌면서 지금의 春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春자는 단순히 '봄'이라는 뜻 외에도 사람을 계절에 빗대어 '젊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욕'이나 '성(性)'과 관련된 뜻도 함께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春(춘, 준)은 ①봄 ②동녘 ③술의 별칭 ④남녀(男女)의 정 ⑤젊은 나이 ⑥정욕(情慾) ⑦성(姓)의 하나 그리고 ⓐ움직이다(준) ⓑ진작(振作)하다(떨쳐 일어나다)(준) ⓒ분발하다(마음과 힘을 다하여 떨쳐 일어나다)(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을 추(秋)이다. 용례로는 봄날에 느끼는 나른한 기운(氣運)의 증세를 춘곤증(春困症), 봄이 옴을 춘래(春來), 봄의 짧은 밤에 꾸는 꿈을 춘몽(春夢), 봄의 시기를 춘기(春期), 봄에 피는 매화나무를 춘매(春梅), 봄철에 입는 옷을 춘복(春服), 봄철에 어는 얼음을 춘빙(春氷), 봄에 입는 홑옷을 춘삼(春衫), 따뜻한 봄을 난춘(暖春), 봄이 돌아옴으로 늙은이의 중한 병이 낫고 다시 건강을 회복함이나 다시 젊어짐을 회춘(回春), 꽃이 한창 핀 아름다운 봄으로 꽃다운 나이를 방춘(芳春), 다시 돌아온 봄 새해를 개춘(改春), 봄을 맞아 기림 또는 봄의 경치를 보고 즐김을 상춘(賞春), 봄을 즐겁게 누림을 향춘(享春), 성숙기에 이른 여자가 춘정을 느낌을 회춘(懷春), 몸파는 일을 매춘(賣春),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 시절을 청춘(靑春), 봄의 난초와 가을의 국화는 각각 특색이 있어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춘란추국(春蘭秋菊), 봄철 개구리와 가을 매미의 시끄러운 울음소리라는 뜻으로 무용한 언론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와추선(春蛙秋蟬), 봄철의 꿩이 스스로 운다는 뜻으로 제 허물을 스스로 드러내어 화를 자초함을 이르는 말을 춘치자명(春雉自鳴),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라는 뜻으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함을 이르는 말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 추위와 노인의 건강이라는 뜻으로 모든 사물이 오래가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춘한노건(春寒老健), 봄에는 꽃이고 가을에는 달이라는 뜻으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화추월(春花秋月), 봄 잠에 날이 새는 줄 모른다는 뜻으로 좋은 분위기에 취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을 춘면불각효(春眠不覺曉), 봄철의 지렁이와 가을 철의 뱀이라는 뜻으로 매우 치졸한 글씨를 두고 이르는 말을 춘인추사(春蚓秋蛇), 봄바람이 온화하게 분다는 뜻으로 인품이나 성격이 온화하고 여유가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풍태탕(春風駘蕩), 얼굴에 봄바람이 가득하다는 뜻으로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을 춘풍만면(春風滿面), 봄철에 부는 바람과 가을 들어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지나가는 세월을 이르는 말을 춘풍추우(春風秋雨), 이르는 곳마다 봄바람이란 뜻으로 좋은 얼굴로 남을 대하여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려고 처신하는 사람 또는 가는 곳마다 기분 좋은 일을 이르는 말을 도처춘풍(到處春風), 사면이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언제 어떠한 경우라도 좋은 낯으로만 남을 대함을 이르는 말을 사면춘풍(四面春風),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란 뜻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일장춘몽(一場春夢), 입춘을 맞이하여 길운을 기원하는 글을 이르는 말을 입춘대길(立春大吉), 다리가 있는 양춘이라는 뜻으로 널리 은혜를 베푸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양춘(有脚陽春), 범의 꼬리와 봄에 어는 얼음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험한 지경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미춘빙(虎尾春氷), 가을 달과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흘러가는 세월을 이르는 말을 추월춘풍(秋月春風) 등에 쓰인다.
▶️ 蠶(누에 잠)은 형성문자로 蚕(지렁이 천, 누에 잠)은 간체자, 䗝蚕(누에 잠)은 속자, 蝅(누에 잠) 䗞(누에 잠) 䘉(누에 잠) 蠺(누에 잠)은 동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벌레 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 2개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朁(참→잠)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蠶(누에 잠)은 ①누에 ②양잠(養蠶: 누에를 치는 일) ③(누에를)치다 ④잠식하다(蠶食--)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누에가 뽕잎을 먹는 것 처럼 남의 것을 차츰차츰 먹어 들어가거나 침략하는 것 또는 남의 땅을 점점 쳐들어감을 잠식(蠶食), 누에를 치는 방을 잠실(蠶室), 누에의 번데기를 잠용(蠶蛹), 말린 누에의 똥을 한방에서 이르는 말을 잠사(蠶砂), 누에를 칠 때에 입는 옷을 잠의(蠶衣), 누에를 치는 일을 잠사(蠶事), 누에를 치는 직업을 잠업(蠶業), 누에의 똥을 잠분(蠶糞), 누에를 치는 여자를 잠부(蠶婦), 양잠을 장려하기 위하여 왕후가 몸소 누에를 침을 친잠(親蠶), 알에서 깨어 나온 누에를 누엣자리에 떨어 놓음 또는 그 일을 소잠(掃蠶), 자고 있는 누에를 와잠(臥蠶), 누에를 기름을 양잠(養蠶), 잠자는 누에 같다는 뜻으로 길고 굽은 눈썹을 이르는 말을 와잠미(臥蠶眉), 고치실과 쇠털이라는 뜻으로 일의 가닥이 많고 어수선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잠사우모(蠶絲牛毛), 점차적으로 조금씩 침략하여 들어감을 이르는 말을 초잠식지(稍蠶食之) 등에 쓰인다.
▶️ 到(이를 도)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선칼도방(刂=刀: 칼, 베다, 자르다)部와 이르다의 뜻인 至(지)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到자는 '이르다'나 '도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到자는 至(이를 지)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至자는 땅에 화살이 꽂힌 모습을 그린 것으로 어떠한 장소에 '다다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금문에 나온 到자를 보면 至자와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이것은 사람이 어느 한 지점에 도착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人자가 刀자로 바뀌면서 지금의 到자가 되었다. 착오라기보다는 발음을 위해 글자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到(도)는 '도착하다'의 말로 (1)관리(官吏)의 출근을 명부(名簿)에 표시하는 기호 (2)관리(官吏)의 끗수는 하나임 등의 뜻으로 ①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②닿다, 미치다(공간적 거리나 수준 따위가 일정한 선에 닿다) ③어떤 곳에 가다 ④주밀(周密)하다, 빈틈없이 찬찬하다(성질이나 솜씨, 행동 따위가 꼼꼼하고 자상하다) ⑤세밀(細密)하다 ⑥말하다, 설명하다 ⑦속이다, 기만하다 ⑧거꾸로 서다 ⑨거꾸로 ⑩근무(勤務) 일수의 계산(計算) 단위(單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를 계(屆), 붙을 착(着), 이를 지(至), 이를 치(致), 이를 진(臻), 이를 흘(訖)이다. 용례로는 목적한 곳에 다다름을 도착(到着), 학식이나 생각이 아주 깊음을 도저(到底), 정한 곳에 다다름을 도달(到達), 이르러서 옴이나 닥쳐 옴을 도래(到來), 가는 곳이나 이르는 곳을 도처(到處), 지방의 관리가 임소에 도착함을 도임(到任), 문에 다다름을 도문(到門), 배로 와 닿음이나 배가 와 닿음을 도박(到泊), 귀양가는 죄인이 배소에 도착함을 도배(到配), 공문 등이 와 닿음 또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일을 도부(到付), 세차게 몰려듦을 쇄도(殺到), 독서 삼도의 하나로 글을 읽을 때 다른 말을 아니하고 책에 집중하는 일을 구도(口到), 독서 삼도의 하나로 마음이 글 읽는 데만 열중하고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는 일을 심도(心到), 독서 삼도의 하나로 글을 읽을 때에 눈을 집중시키는 일을 안도(眼到), 와 닿음이나 닥쳐옴을 내도(來到), 늦게 다다름을 만도(晩到), 도달하지 못함을 부도(不到), 먼저 도착함을 선도(先到), 간절하고 빈틈없이 마음을 씀을 간도(懇到), 가까이 다가가 이름을 박도(迫到), 조심성이 두루 미쳐서 빈틈이 없음을 주도(周到), 어떤 한 곳이나 일에 닿아서 이름을 당도(當到), 아직 도착하지 아니함을 미도(未到), 생각이 미침을 상도(想到), 서로 미침을 상도(相到), 아주 정묘한 경지에까지 이름을 정도(精到), 감흥이 일어남을 흥도(興到), 근무 일수를 깍음을 삭도(削到), 하는 일마다 잘 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도처낭패(到處狼狽), 가는 곳마다 살기 좋은 곳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도처청산(到處靑山), 빈한함이 뼈에까지 스민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함을 일컫는 말을 빈한도골(貧寒到骨), 정성스러운 마음을 다 한 결과를 일컫는 말을 성심소도(誠心所到), 물이 흐르면 고기가 다닌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나 때가 되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수도어행(水到魚行), 주의가 두루 미쳐 자세하고 빈틈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주도면밀(周到綿密) 등에 쓰인다.
▶️ 死(죽을 사)는 ❶회의문자로 죽을사변(歹=歺; 뼈, 죽음)部는 뼈가 산산이 흩어지는 일을 나타낸다. 즉 사람이 죽어 영혼과 육체의 생명력이 흩어져 목숨이 다하여 앙상한 뼈만 남은 상태로 변하니(匕) 죽음을 뜻한다. 死(사)의 오른쪽을 본디는 人(인)이라 썼는데 나중에 匕(비)라 쓴 것은 化(화)는 변하다로 뼈로 변화하다란 기분을 나타내기 위하여서다. ❷회의문자로 死자는 '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死자는 歹(뼈 알)자와 匕(비수 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匕자는 손을 모으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死자를 보면 人(사람 인)자와 歹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시신 앞에서 애도하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해서에서부터 人자가 匕자로 바뀌기는 했지만 死자는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는 모습에서 '죽음'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死(사)는 죽는 일 또는 죽음의 뜻으로 ①죽다 ②생기(生氣)가 없다 ③활동력(活動力)이 없다 ④죽이다 ⑤다하다 ⑥목숨을 걸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살 활(活), 있을 유(有), 날 생(生)이다. 용례로는 죽음을 사망(死亡), 활용하지 않고 쓸모없이 넣어 둠 또는 묵혀 둠을 사장(死藏), 죽음의 원인을 사인(死因), 죽는 것과 사는 것을 사활(死活), 사람이나 그밖의 동물의 죽은 몸뚱이를 사체(死體), 죽음을 무릅쓰고 지킴을 사수(死守), 죽어 멸망함이나 없어짐을 사멸(死滅), 죽어서 이별함을 사별(死別), 죽기를 무릅쓰고 쓰는 힘을 사력(死力),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서로 저버리지 않을 만큼 절친한 벗을 사우(死友), 죽을 힘을 다하여 싸우거나 목숨을 내어 걸고 싸움 또는 그 싸움을 사투(死鬪), 죽음과 부상을 사상(死傷), 수형자의 생명을 끊는 형벌을 사형(死刑), 태어남과 죽음이나 삶과 죽음을 생사(生死), 뜻밖의 재앙에 걸리어 죽음을 횡사(橫死), 참혹하게 죽음을 참사(慘事), 쓰러져 죽음을 폐사(斃死), 굶어 죽음을 아사(餓死), 물에 빠져 죽음을 익사(溺死), 나무나 풀이 시들어 죽음을 고사(枯死), 죽지 아니함을 불사(不死), 병으로 인한 죽음 병사(病死), 죽어도 한이 없다는 말을 사무여한(死無餘恨), 죽을 때에도 눈을 감지 못한다를 일컫는 말을 사부전목(死不顚目), 죽을 고비에서 살길을 찾는다를 일컫는 말을 사중구활(死中求活), 죽는 한이 있어도 피할 수가 없다를 일컫는 말을 사차불피(死且不避), 죽더라도 썩지 않는다는 뜻으로 몸은 죽어 썩어 없어져도 그 명성은 길이 후세에까지 남음을 이르는 말을 사차불후(死且不朽),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을 일컫는 말을 사생지지(死生之地), 다 탄 재가 다시 불이 붙었다는 뜻으로 세력을 잃었던 사람이 다시 세력을 잡음 혹은 곤경에 처해 있던 사람이 훌륭하게 됨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사회부연(死灰復燃), 죽은 뒤에 약방문을 쓴다는 뜻으로 이미 때가 지난 후에 대책을 세우거나 후회해도 소용없다를 일컫는 말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죽고 사는 것을 가리지 않고 끝장을 내려고 덤벼든다를 일컫는 말을 사생결단(死生決斷), 죽어서나 살아서나 늘 함께 있다를 일컫는 말을 사생동거(死生同居), 죽어야 그친다로 후회해도 소용없다를 일컫는 말을 사이후이(死而後已) 등에 쓰인다.
▶️ 絲(실 사, 가는 실 멱)는 ❶상형문자로 糸(사)의 본자(本字), 糹(사)는 통자(通字), 丝(사)는 간자(簡字), 纟(사)는 동자(同字)이다. 생사를 꼰 실의 모양이다. ❷회의문자로 絲자는 ‘실’이나 ‘가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絲자는 糸(가는 실 사)자가 겹쳐진 모습이다. 糸자는 실타래가 묶여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실’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糸자가 부수자로 활용되면서 지금은 糸자를 겹쳐 그린 絲자가 ‘실’이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絲자도 때에 따라서는 다른 글자와 결합해 ‘실’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래서 絲(사, 멱)는 (1)팔음(八音)의 한 가지로 금슬(琴瑟)과 같은 실을 매어서 만든 현악기 (2)화폐 가격의 단위로 모(毛)의 10분의 1, 전(錢)의 1천분의 1임 등의 뜻으로 ①실, 가는 실 ②생사(生絲: 삶아서 익히지 아니한 명주실) ③견사(絹絲), 명주실 ④가는 물건(物件) ⑤팔음(八音)의 하나 ⑥가늘다 ⑦적다 ⑧작다 ⑨약간 ⑩조금 그리고 ⓐ가는 실(멱) ⓑ매우 적은 수(멱) ⓒ가늘다(멱) ⓓ적다(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실 루(縷), 줄 현(絃), 줄 선(線)이다. 용례로는 사(紗)로 만든 두건을 사건(絲巾), 거문고의 별칭을 사동(絲桐), 수양 버들을 사류(絲柳), 실처럼 가늘고 긴 모양을 사상(絲狀), 실 보무라지나 실의 잔부스러기를 사설(絲屑), 몹시 적은 수량을 사호(絲毫), 목재의 모서리를 대패로 가볍게 밀어 날카로움을 없앤 부분을 사각(絲角), 거문고와 피리를 사관(絲管), 좁은 길이나 작은 길을 사로(絲路), 실 가닥을 사루(絲縷), 비단실과 무명실을 사서(絲絮), 실처럼 가늘게 내리는 비를 사우(絲雨), 몸이 가느다란 파를 사총(絲葱), 비단실로 만든 신을 사혜(絲鞋), 실과 머리카락이라는 뜻으로 썩 적음의 비유로 사발(絲髮), 물건을 죄어서 고정시키기 위한 기계 부품을 나사(螺絲), 누에고치와 실로 누에고치에서 뽑은 명주실을 견사(絹絲), 직물의 원료가 되는 실을 원사(原絲), 무명실로 솜을 자아 만든 실을 면사(綿絲), 솜이나 고치 따위로 실을 만듦을 제사(製絲), 가늘고 길게 만든 금속의 줄을 철사(鐵絲), 삶아서 익히지 아니한 명주실을 생사(生絲), 피륙을 짤 때 세로 방향으로 놓인 실을 종사(縱絲), 수을 놓거나 여러 가지 무늬를 겯는 실을 편사(編絲), 낡거나 동강이 나서 못 쓰게된 실을 파사(破絲), 일이 얽히고 설키거나 더욱 번거로워짐을 사래선거(絲來線去), 한 오라기의 실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질서나 체계 따위가 잘 잡혀 있어서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사불란(一絲不亂), 묵자가 실을 보고 울었다는 뜻으로 사람은 습관이나 환경에 따라 그 성품이 착해지기도 악해지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묵자읍사(墨子泣絲), 짧은 실 한 토막도 걸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마음에 조금의 거리낌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촌사불괘(寸絲不掛) 등에 쓰인다.
▶️ 方(모 방/본뜰 방, 괴물 망)은 ❶상형문자로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쟁기의 모양이다. 두 사람이 가지고 갈기 때문에 '좌우(左右)', '한 줄로 늘어 놓다', '비교하다'의 뜻에서 다시 '방향(方向)', '방위', '방법(方法)' 등 여러 가지 뜻으로 변하였다. 方(방)자의 기원(起源)은 통나무배 두 척을 나란히 한 모양이라고도 하며, 또 십자가에 못박은 모양이라고도 일컬어진다. 그러나 하여간 方(방)과 万(만)이 붙는 글자와의 뜻에는 좌우(左右)로 넓어진다는 점이 닮았다. ❷상형문자로 方자는 '네모'나 '방위', '방향', '두루'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方자는 소가 끄는 쟁기를 그린 것으로 방향을 조절하는 손잡이와 봇줄이 함께 그려져 있다. 밭을 갈 때는 소가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方자는 '방향'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밭이 사각형이었기 때문에 '네모'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方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우측 변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만약 좌측 변에 方자가 있다면 이것은 '깃발'을 그린 㫃(나부낄 언)자가 생략된 것이다. 상용한자에서 方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들은 대부분이 㫃자가 생략된 것이다. 그래서 方(방, 망)은 (1)일부 명사(名詞)에 붙이어 방위(方位)를 나타나낸 말 (2)편지에서 어떤 사람 이름 아래 붙이어, 그 집에 거처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말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모, 네모 ②방위(方位), 방향(方向) ③나라, 국가(國家) ④곳, 장소(場所) ⑤도리(道理), 의리(義理) ⑥방법(方法), 수단(手段) ⑦술법(術法), 방술(方術) ⑧처방, 약방문 ⑨법(法), 규정(規定) ⑩쪽, 상대방 ⑪목판(木板) ⑫둘레 ⑬바야흐로, 장차(將次) ⑭두루, 널리 ⑮모두, 함께 ⑯본뜨다, 모방하다 ⑰바르다 ⑱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비교하다 ⑲대등하다, 동등하다 ⑳나란히 하다 ㉑떳떳하다 ㉒이삭이 패다 ㉓차지하다 ㉔헐뜯다 ㉕거스르다, 거역하다 그리고 ⓐ괴물(怪物)(망)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둥글 원(圓)이다. 용례로는 일을 처리해 나갈 방법에 관한 일을 방안(方案), 앞으로 일을 치러 나갈 방향과 계획을 방침(方針), 어떤 곳을 향한 쪽을 방향(方向), 일이나 연구 등을 해나가는 길이나 수단을 방법(方法), 일정한 방법이나 형식을 방식(方式), 어떤 지역이 있는 방향을 방면(方面), 사방을 기본으로 하여 나타내는 그 어느 쪽의 위치를 방위(方位), 그때그때의 경우에 따라 일을 쉽고 편하게 치를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방편(方便), 방법과 꾀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방책(方策), 일에 대한 방법과 도리를 방도(方道), 일을 해 나갈 방법과 계략을 방략(方略), 바로 이제나 지금을 방금(方今), 모난 것과 둥근 것을 방원(方圓), 어느 방면의 땅을 지방(地方), 병의 증세에 따라 약재를 배합하는 방법을 처방(處方), 나라의 경계가 되는 변두리 땅을 변방(邊方), 중심의 뒤쪽을 후방(後方), 이제 방금이나 지금 막을 금방(今方), 가까운 곳을 근방(近方),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사실을 행방(行方),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발달한 의술의 방법을 한방(韓方), 온갖 방법이나 갖은 방법을 백방(百方), 공평하고 올바름을 공방(公方), 네모난 자루에 둥근 구멍이라는 뜻으로 사물이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방예원조(方枘圓鑿), 바닥이 네모난 그릇에 둥근 뚜껑이라는 뜻으로 일이 어긋나고 맞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방저원개(方底圓蓋), 한창 자라는 나무는 꺾지 않는다는 뜻으로 앞길이 창창한 사람을 박해하지 말라는 말을 방장부절(方長不折), 방형에나 원형에나 다 잘 들어맞다는 뜻으로 갖가지 재능이 있어서 어떤 일에도 적합함을 이르는 말을 방원가시(方圓可施) 등에 쓰인다.
▶️ 盡(다할 진)은 ❶형성문자로 尽(진)은 통자(通字), 尽(진)은 간자(簡字), 侭(진)과, 儘(진)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그릇 명(皿; 그릇)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다하다의 뜻을 가진 부수(部首)를 제외한 글자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릇 속을 비우다가 전(轉)하여, 다하다, 남김 없이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盡자는 '다하다'나 '완수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盡자는 皿(그릇 명)자와 聿(붓 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聿자는 손에 붓을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솔'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한다. 盡자는 이렇게 솔을 들고 있는 모습에 皿자를 결합한 것으로 식기를 씻는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식기를 씻고 있다는 것은 이미 식사가 끝났다는 뜻이다. 그래서 盡자는 식사가 끝난 후 설거지까지 마무리했다는 의미에서 '다하다'나 '완수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盡(진)은 ①다하다 ②완수(完遂)하다 ③극치(極致)에 달하다 ④최고에 달하다 ⑤다 없어지다 ⑥사망(死亡)하다 ⑦죽다 ⑧모든 ⑨전부(全部)의 ⑩~만 ⑪다만 ~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곤할 곤(困), 다할 추(湫), 다할 극(極), 다할 진(殄), 다할 궁(窮), 다할 갈(竭), 가난할 빈(貧)이다. 용례로는 있는 힘을 다함을 진력(盡力), 몸과 마음이 지쳐 쓰러질 정도로 열심히 힘을 다함 또는 그렇게 하는 일을 진췌(盡悴), 마음과 정성을 다함을 진심(盡心), 창고에 있는 곡식이나 물건을 풀어서 죄다 나누어 줌을 진분(盡分), 맡은 바 직분을 다함을 진직(盡職), 돈이나 물품을 남김없이 다 내어 줌을 진하(盡下), 정성을 다함을 진성(盡誠), 생각 했던 바를 다 쏟아 놓는 말을 진언(盡言), 운이 다함을 진운(盡運), 충성을 다함을 진충(盡忠), 죄다 멸망하거나 또는 멸망시킴을 진멸(盡滅), 사물의 근원을 속 깊이 연구하여 앎을 진원(盡源), 술이 몹시 취함을 진취(盡醉), 모조리 다 죽음을 진몰(盡歿), 재물이나 정력 따위가 죄다 없어짐을 핍진(乏盡), 줄거나 또는 해져서 다 없어짐을 모진(耗盡), 시들어 없어짐을 조진(凋盡), 아직 다하지 못함을 미진(未盡), 하나도 남지 않고 다 팔림을 매진(賣盡), 아주 사라져 다 없어짐을 소진(消盡), 점점 쇠하여 다 됨을 쇠진(衰盡), 재물 따위를 죄다 써서 없애 버리는 것을 탕진(蕩盡), 힘이나 마음을 다함을 극진(極盡), 무엇이 저절로 다 됨 또는 몸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함을 자진(自盡), 모조리 잡음이나 휘몰아 잡음을 타진(打盡), 간곡하게 정성을 다함을 곡진(曲盡), 기력이 다 빠져 없어짐을 탈진(脫盡), 모두 타 버림을 소진(燒盡), 기력이 다하여 없어짐을 기진(氣盡), 끝나거나 다하지 않음을 부진(不盡), 다 없어짐을 절진(絶盡), 맥이 풀리고 기운이 아주 빠짐을 맥진(脈盡), 줄어 없어짐을 감진(減盡), 마음과 힘을 있는 대로 다 씀을 비진(備盡), 힘이 다 지침을 역진(力盡), 세상의 모든 잡귀를 굴복시키는 일을 항진(降盡), 멸하여 없어지거나 없앰을 멸진(滅盡),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다하여 없어짐을 갈진(竭盡), 모조리 닳아 없어짐을 올진(兀盡), 몹시 써늘함을 냉진(冷盡), 목숨이 끊어져 죽음을 합진(溘盡), 쓸 만한 계책이 다하여 없음을 계진(計盡), 충성을 다하고 힘을 다함을 일컫는 말을 진충갈력(盡忠竭力), 착함과 아름다움을 다한다는 뜻으로 완전무결함을 이르는 말을 진선진미(盡善盡美), 맡은 일에 진종일 부지런히 쓰는 힘을 일컫는 말을 진일지력(盡日之力),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힘을 다한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국궁진력(鞠躬盡力), 먹을 것과 입을 것이 모자람 없이 넉넉함을 일컫는 말을 끽착부진(喫着不盡), 글로는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서부진언(書不盡言), 식량이 떨어져 기운이 다함을 일컫는 말을 식갈역진(食竭力盡)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