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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접촉사고
드르렁 드르렁 -
"음냐.. "
"수하야..! 수하야! 일어나야지!"
"할머니 좀만 더 잘래"
"은수하!! 학교 가야지!!"
"흠 아 싫...어!?!!!"
벌떡-!
학교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맞다..! 나 오늘 첫 등교날인데!!
"언니 지금 몇시야?!"
"안늦었어~ 7시야 ! 얼른 준비해"
"휴 .. 첫 날 부터 지각하는 줄 알았네 ㅎㅎ"
"준비해~ 씻고 밥먹자! 다들 기다리고 계셔"
"..언니.. 그 아줌마도 같이 있어?"
"수하야.. 힘들겠지만 그래도 좀만 참자, 응? "
"ㅎㅎ 힘들어서 그런게 아니구~ 아직 좀.. 난 그래.."
"알지 알지~ !! 오구오구 내 동생 착하네 "
"이러다 진짜 늦겠다! 얼른 씻구 나올게"
어떻게 안불편해..
생판 모르는 사람이랑 함께 살아야 한다니..
게다가 엄마라고 부르기까지 해야하구..
휴.. 서울 생활 잘 할 수 있을려나..
내가 열심히 씻고 나왔을 땐
이미 식탁에는 아빠와 아줌마, 그리고 언니와 새로운 동생이 있었다
내가 저 자리에 있어도 껴도 되는건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너무 잘 어울리는 한 가족의 모습이었다.
괜시리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머 수하야 ~ 어서와 앉아 ^^"
"네?.. 아 네!"
불편해..불편해! ..ㅠㅠ
너무 불편하다..
"방은 어때? 내가 꾸민다고 꾸몄는데 맘에 들런지 모르겠네 ?"
"너무 좋아요 ! 침대도 너무 좋구 책상도 맘에 들어요 ㅎㅎ"
"다행이다~ 필요한거 있으면 언제든 말하구 ~ "
"네.. "
"수하 오늘 첫 등교지? 아빠가 데려다 줄까?"
"아빠~ 나랑 갈테니까 한솔이나 데려다 주세요~! 우리 어린애 아니거든?"
"허허허 그럼 우리 한솔이만 아빠 차 타고 갈까~?"
"아빠! 나도 어린애 아니거든?! 유치원 정도는 유치원 차 타면 돼!"
"뭐?! 하하하 쥐방울만한게 다 컸네 우리 한솔이~"
단란하다
또 한번 씁쓸함이 밀려온다
낄래야 낄 수 없을것 같은 이 기분.
얼른 조용히 먹고 일어나야 되겠다는 생각 뿐이다.
"엄마 ! 근데 이 누나는 왜 이렇게 까맣지?"
"한솔아! "
저게 ! -0-
어른들만 없었으면 넌 맞았다 나한테!
"수하 누나는 시골에서 살다보니까 햇볓에 그을린거야 "
"서울에도 햇빛 있잖아! 나는 왜 하얀거야 ?"
저 쥐방울만한게 아침부터 2연타를 날리네..
"누나도 서울에서 서울햇빛 맞으면 하얗게 될거야~!"
"아빠는 거짓말쟁이 ! 하얀 햇빛이 어딨어! 바보!"
저저 말하는 버르장머리 하고는..
어디 아빠한테 바보라고 !
" 호호 이제 한솔이한텐 못당하겠네요 여보 "
"그러게! 허허허"
"야 은한솔 ! 쪼그만한게 어디서 아빠한테 바보래! 누나한테 혼난다!"
"누나도 맨날 술먹고 아빠한테 뭐라구 하잖아!!"
"뭐!?!! 이 시키가!! 혼날래?!!"
역시 우리언니! ! 더 해 더 해!!
"둘다 그만해! 늦겠다. 얼른 먹고 준비 해야지~?"
"우씨.. 아빠 ㅠㅠ 누나 혼내줘"
"은한솔~ 사내자식이 겨우 이런걸로 울어?"
"안울어! 나 가방쌀거야!"
꼬맹이 녀석이 벌써 사회생활을 아는것이 틀림없다.
맹랑한 녀석 같으니라구!!
언제한번 날잡아서 서열을 가려야겠어.
"저희도 그만 일어나서 준비할게요~ ! 잘 먹었습니다"
"응 ^^ 수하가 입맛에 맞았는지 모르겠네?"
"맛있었어요 ^^ 잘 먹었습니다!"
잘 먹긴.. 체할 뻔 했수다.. ㅠㅠ
그래도 이 아줌마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다 했다.
나름 애쓰는 듯 한게 눈에 보였지만
그래도 나와의 불편함을 없애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
"너 학교 이름은 알고 있지??"
"응?.. 모르는데 .."
"뭐? 얘가 얘가! 어디로 갈지도 모르구!"
"아빠한테 들었는데 까먹었다 헤헤"
"너는 기안여고야! 아파트 앞에서 563번 버스 타고 5정거장이면 가 "
"ㅠㅠ 언니.. 서울애들은 무섭겠지?"
"야야! 쫄거 없어! 너 한 싸움 하잖아ㅋㅋ"
"언니!! 시골 애들이랑 다르지 !! 무섭단 말야"
"으구~ 별 걱정을 다 한다! 서울 애들 생각보다 착한 애들 많다?"
"정말?.. 나 적응 잘 할 수 있겠지?"
"그럼! 이 언니 봐라! 얼마나 서울사람 같니!?"
"ㅋㅋ 서울사람 다 됐어 !! "
"오늘 하루만 내가 학교 데려다 줄게~ 겁먹지 말구 ! 알겠어?"
"아냐아냐! 혼자 가볼래! 괜찮아 ! 언니도 학교 가야지"
"괜찮겠어? 언니야 뭐 차 타고 가면 되는데"
"웅! 나 괜찮아 ! 18살이나 먹구 버스 하나 제대로 못 탈까봐?"
잠시후 -
"언니 응허어엉- 나 버스 잘 못 탔나바!! 5정거장 지났는데 학교가 안보여"
[뭐?! 으휴 그러니까 데려다 준다고 했잖아!!]
"으헝.. 여기 어디야 ㅠㅠ 어딘지 모르겠어"
[잠시만 잠시만.. 언니 지금 운전 중이라 ㅈ.. 아 경찰아저씨 죄송해요. 뚝- ]
"언니?! 언니!!!!!!!!"
뭐야!! ㅠㅠ
아무래도 운전 중 전화받다 걸린 듯 하다..
그나저나 대체 여긴 어딘거야!!
분명 563번 탔는데..
툭-
"아-!"
무슨 어깨가 돌덩이야!! 아파
고개를 들어서 봤을 때 내 표정을 거울로 보고 싶었다..
"어?"
"....."
"어?!! 우리 앞집이죠?"
"......"
그래서 뭐 어쩌라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앞집남자.
"아.. 하하하 어제는 죄송했어요! 제가 서울이 처음-"
"실례-"
내 옆을 지나가버리는 앞집 나쁜놈
사람이 말을 하면 들어야지!!
"저기요!!"
가던길을 멈추고 뒤돌아보는 앞집 나쁜놈
"뭐-"
"아.. 아니!! 사람이 말을 하는데 그렇게 가버리면-"
"죄송했다는게 용건 아닌가? 들었고, 괜찮으니 간건데?"
"허 참! 참나! 허- 참!"
교복차림인거 보니 나랑 비슷한 나이인것 같구만!! 계속 반말이야?
"늦어서 이만-"
"앗 저기-!! 아!!"
탁- 푸욱
.......
..........
난 왜 자꾸 이 남자 품에 안겨 있는걸까
이 예의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보이는 앞집 나쁜놈의 품에
어제도 느꼈지만 잘 생겼다
이와중에 잘생김을 곱씹어 본다
왜 하필 돌부리가 내 발밑에 있었을까 ..
고맙다 돌부리야
"더워-"
탁-
본의 아니게 세차게 밀어버렸다
내가 넘어지지 않게 안아준 앞집 ... 잘생긴 놈을
"그..그 어제부터 참.. 미안해요"
"후.. 알았으니까 가던길 가지?"
맞아!! 학교!! 학교! !
이 사람이면 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고 ,
"아 저기!! 혹시 기안여고 알아요?"
한참을 날 동물원 우리에 갇혀있는 원숭이 보듯이 바라봤다.
무슨 이런 멍청한 여자가 있을까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아니 알려주기 싫으면 말든가! 나도 지도 어플있다고!
"따라와-"
"에? 아..아니 그냥 길만 알려주면-"
"시끄러워. 그 입 좀 닫아"
"아..뭐 내가 얼마나-"
"........"
무서운 눈으로 날 한방에 제압했다
주눅들게 왜 .. 아니 .. 멋있게도 쳐다본다
괜시리 심장이 두근두근.. 주책맞을 심장 같으니라구 !!
서울남자는 다 늑대니라..!! 늑대니라!!
이 남자가 날 제대로 데려가는게 맞을까 의구심이 들 때쯤
기안여자고등학교라는 푯말이 보였다.
그리고 옆집 잘생긴놈은 바로 옆에 한성남자고등학교로 들어간다.
"고맙습니다!!!!!!"
너무 우렁차게 외쳤던걸까.. 등교하던 학생들이 모두 쳐다보며 키득키득 비웃는다
그리고 그 남자도 옅은 미소를 띄운다
[2-7반 교실]
"자자! 오늘 전학생이 왔다~ 오랜만이지? 소개 좀 들어볼까?"
아아아아 이런거 제발 ㅠㅠ 하지말자..
너무 식상하지 않나.. 너무 싫다
"아..안녕? 은수하야. 잘지내자 ^^"
억지웃음.. 억지웃음.. 안면근육들이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짝짝짝-
"ㅋㅋ 얼굴 진짜 까맣다"
"그러게 대박"
"완전 시골에서 왔나바"
여기저기서 내 피부색을 보고 말들이 많구만 그래
이건 태닝이라구 태닝!
"자자 조용조용! 수하는 저쪽 빈자리에 앉으면 되겠다 ! 다들 이만 수업준비해"
"네~!"
담임선생님이 나감과 동시에 내쪽으로 모여드는 여자들
"은수하? 이름이랑 얼굴이랑 엄청 매치 안된다 "
" -0- 응?"
"어디서 왔어? 어디 시골이야?"
"..강원도인데"
"어머어머! 강원도는 사투리 안쓰나?"
"나는 안쓰는데?"
"거짓말~ 한번 써봐 응? 강원도 사투리 들어 보구 싶은데"
"안쓴다니까?"
안쓴다는데 왜 난리야!
아니 사투리 써보라구 하면 사투리가 나오는 줄 알아
하여튼 서울애들 이상해
"야- 못쓰면 못쓰는거지 왜 성질이니? 역시 강원도 사람이라 억세네~"
"아하하하하-- "
여자애들이 하나같이 모두 나를 보고 비웃었다
아니 참 호탕하게 웃는다
(*강원도 비하 아닙니다 )
"야 ! 니네 그만안해!?! 바퀴벌레같이 생긴것들이 지랄이야!"
"뭐? 이 미친년- 양지은 너 오지랖 그만 부려 "
"지랄. 내 오지랖 내가 부리겠다는데 니가 무슨 상관이야? 꺼져 병신들아"
양지은이라는 아이가 여자애들 틈을 비집고 나와서
하나둘씩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씩씩 거리면서 있는 힘껏 째려보더니 이내 돌아서서 돌아갔다
"괜찮아?"
"뭐- 시골사람 처음 봐서 그런가보지 "
"ㅋㅋ 사람이 다 똑같지 시골 , 서울 뭐 다른게 있나"
"고마워 -"
"됐그든? 은수하랬지? 나는 양지은! 너 옆자리! "
"아 ! ㅎㅎ 반가워 ! "
첫 날에 액땜이라고 생각하고 훌훌 털어버리련다.
그리고 엄청나게 친해질 것 같은 친구가 생긴것 같으니
더 좋은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수업의 레벨은 엄청나게 높은 듯 했다..
아!!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겠잖아!!
뭐..원래도 안했지만.. 이건 너무 심하잖아 ㅠㅠ
교과서에는 있지도 않은 내용들이...
"저..저 지은-"
"음냐- 푸르르"
짝꿍 지은이는 한참 단잠에 빠져 있었다
책상은 이미 홍수가 났고..
지은이의 책은 두번다시 쓸 수 없을것만 같다
"자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나서 나가는 여자아이들
삼삼오오 모여서 아이돌 이야기, 남자이야기, 패션이야기..
나도 서울에 왔으니까 연애란걸... 호호호호호
"너 - 볼이 왜 이렇게 빨간거냐"
"으..응?!!"
부시시 잠에서 일어나 나를 바라보며 말하는 지은이
나도 모르게 상상의 나래를 펼쳤더니 얼굴이 새빨게졌나보다..
"어디 아퍼??"
"아... 아냐 -0-.. "
"ㅋㅋ 야한생각한것처럼 왜그래?"
"뭐-! 아 아냐!! 그런거!!"
"왜 화를 내-! 더 수상해~ 뭐야 뭐야"
"아..아니 그런게 아니구..! "
"뭐야뭐야 뭔데 그래~ 같이 좀 알자! 응응??"
"..아니..뭐.. 서울에 왔으니까..나도 연애.. "
"풉- 귀여워! 으 귀여워!! "
내가 귀엽다고 연신 키득키득 웃는 지은이..
그만 웃어라 - 창피하니까
"그만해-! 창피해 ㅠㅠ"
"야! 뭐가 창피해! 오늘 우리 끝나고 놀까?"
"응?! 나 길도 모르는데"
"이 언니가 또 여기 나와바리 아니니- 걱정마 데려다줄게!"
"아..아빠한테 물어보고"
"야! 나이가 몇살인데 그런걸 물어봐! 됐고! 오늘 끝나고 노는거다?"
괜찮을까..
아냐! 나도 이제 곧 성인인데 -
그냥 조금 늦게 들어간다고 말만 해놓지 뭐..
하- 기대하고 기대하던 서울 나들이인가..
그래! 은수하!! 서울여자처럼 도도해져보는거야!!
[학교 앞]
지겨운 수업이 모두 끝나고 정문을 나왔을 땐
이미 오후 5시.
강원도 였으면 어두컴컴해져서 돌아다니지도 못했을 시간이다
"어디가볼래? 가보고 싶었던 데 있어?"
"음..음.. 글쎄- 뭐가 있는지를 잘 모르니까"
"아 그런가? ㅋㅋ 그럼 믿고 따라와! "
"어디 가는데?"
"노래방 어때?! 내가 또 기안여고 싱스타 아니겠니"
"응? -0- 싱스타..?"
"작년 축제때 노래로 대상 받았다구! "
"대박! 정말? 노래 진짜 잘하는 구나"
"흠흠 ! 아 뭐 또 그렇게까지 놀라워 할 필요까진 없구~ 기본이지 뭐 기본"
"ㅋㅋ 그래? 난 노래 못해서 "
"응 너는 좀 못해 보여"
잠시후 -
"ㅇ_ㅇ .............ㅅ..수하야"
"으..응? 왜 그래?"
"너..너.. 가수 지망생이야?"
"아..아닌데..."
"뭐야..이 천상의 목소리는?... 대박!!!!!!너무 잘한다!!"
"응-? "
"꺄악!! 드디어 찾았다 나의 파트너!! "
"무...무슨"
나를 와락 껴안는 지은.
파트너라니...무슨 소릴 하는거야
"이번 축제땐 너랑 같이 나가야 겠어!! "
"뭐?!! "
"대박대박! 니 목소리 너무 좋아!!"
"나..나는 그런거 못해..ㅡ,.ㅡ "
"괜찮아 괜찮아! 나만 믿어! 이번에 개교 60주년 축제라 상금도 많단말야!"
"나는 정말 괜찮-"
"ㅡㅡ^ 내가 아까 널 구해줬으니 너도 날 구해줘야지!"
째릿-
하하하하..구해주다니..
난 괜찮았는데... ㅠㅠ
그렇제 지은이와 나는 파트너(?)가 되어버렸다.
벌컥-
그때 문이 열렸고 교복입은 한 남자가 들어왔다
"양지은- 왜 전화 안받아"
"뭐야 어떻게 알고 온거야?! 너 내가 아는척 하지 말랬지?"
"........."
뚜벅뚜벅 걸어와 지은이를 와락 껴안는 남자아이
"꺄악! 안꺼져 이 새끼야!!?!!"
"보고싶었어-"
"...."
순간 정적이 흘렀고 ..
그 자리에 있던 나는 어찌할바를 몰라 슬쩍 일어나
문을 닫고 나왔다
지은이의 눈에 고인 눈물 보았기 때문일까..
괜히 마음 한구석이 짠했다
"휴- 남자친구인가?"
"어? 못보던 앤데? 지은이 친구 없잖아 맞지?"
"아악!! 놀래라-"
문앞에서 숨을 고르는 사이 누군가의 얼굴이 내 얼굴 가까이
다가왔고 순간 놀래서 자빠질뻔 -
"누..누구세여!"
"넌 누구세요?"
지금 이 상황에서 문을 열고 다시 들어가야 하는건지
아니면 출구를 통해서 미친듯이 뛰어 나가야 하는건지
이 빨간머리 양아치를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내 작은 뇌를 스쳐 지나갔다
서울은 무서운곳이다 이곳을 헤쳐나가자! 장애물일 뿐이야!
"뭐야? 무슨 표정이 이렇게 결연해?"
하나-
"너 누구냐니까? 왜 지은이랑 같이 있어?"
둘-
"우씨! 야!!"
셋-
"악 !! "
퍽 -
"어?!아아악-! "
"해준아!!!!!!"
벌컥 -
비명소리에 문을 열고 나온 지은이와 그 남자.
"수하야!!!"
"......."
이게 무슨 상황인거야..
난 분명 셋과 동시에 미친듯이 뛰려고 부스터를 올렸고
그와 동시에 화장실에 나온 한 남자와 부딪혔다
그리고..그의 배위에 누워있다..
마주보고.. 격렬하게 누워있다..
".........."
"........."
그 남자다..
앞집 나쁜- 아니.. 잘생긴 놈..
"무거운데-"
"아!! - 죄..죄송"
삐끗-
쪽 -
쪽?!!!!!!!!!!!!!!
쪼오오옥!?!!!
앞집 잘생긴 놈 입술에 내 입술이 포게어져 있다면
믿어지는가... 뽀뽀라고는 우리집에서 키웠던 개돌이랑 한것 뿐인데..
남자사람과 내가.. 지금.. 뽀뽀란걸 ... 한거야!?!!!!!
"꺄악!!!!!!!"
벌떡-
너무 놀래서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왔다
모두들 표정이 한결같았다..
"-0- 수하야... "
"해준아..... ㅇ_ㅇ.."
"......"
스윽-
아무렇지 않다는 듯 천천히 일어나는 앞집 잘생긴 놈
내 얼굴은 이미 홍당무처럼 빨게져 있을테고..
안봐도 딱이다.. 내 심장은 모터를 단 것처럼 빠르게 뛰었고
손도 부들부들..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
툴툴 털고 일어나 내 앞에 선 이 남자..
"괜찮아-?"
"......."
그리고 내 입술에 손을 가져왔고
부딪히면서 깨물렸는지 피가 흐르는 입술을 스윽- 닦아 냈다.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몰랐다..
남자와 뽀뽀했다는 사실에 흥분을 했던 탓인가..-_-
"수.. 수하야!"
지은이가 날 부르지 않았다면 난 정신놓고 이 남자를
하루종일 바라만 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 잘생겼어!! 계속 보기만 해도 잘생겼어!! !
"은수하!!"
"으..응?"
"괜찮은거야 ? 어휴- "
"으응...난 괜찮은데 -"
"야 박해준! 뭐야- 어떻게 된건데!! 왜 수하가 니 위에 있었냐구!"
"......"
그는 말이 없었다.
내가 뛰어들어서 부딪혔다고 말하면 되는데 -
"양지은! 저 여자애가 달려든거거든?! 해준이 잘생긴건 알아가지구"
-0- 뭐냐 빨간머리.. 끼어들지마라..
머리 색깔부터 마음에 안들었다만 말하는 깐죽거림도 마음에 안든다
너를 피하다가 이렇게 된거 아니냐구!!
"뭐? 수하가 달려들어?"
"아..지..지은아 그게 아니고.."
"됐어- 가자 "
앞집남자는 설명할 틈도 주지 않은 체 휙 돌아서서 노래방을 나갔다
"진짠데.. 저 여자애가 -"
"야야 주태민 그만해 임마- 해준이가 괜찮다고 하잖아"
"아니- 억울하잖아 ! 우씨!.."
"지은아- 연락할게 "
"싫어 하지마!!"
쪽 -
지은이의 남자친구가 확실하다.
오늘이 혹시 뽀뽀데이 뭐 그런건가..
지은이의 그 남자는 투정부리는 지은이가 귀여웠는지
삐죽나온 지은이의 입술에 살짝 입맞추고 돌아갔다
[커피숍]
정신이 하나도 없네 -
서울에 온지 하루만에 ㅠㅠ
이게 무슨 난리야!!
"수하야 - 정말 괜찮아? 약 안발라도 되겠어?"
"응.. 난 괜찮은데 ㅠㅠ 쪽팔려"
"야! 그러게 왜 도망을 가려고 했어"
"아니..그 빨간머리 시키가-0- 얼굴을 들이밀어서 놀래가지구.."
"하하하 태민이? 태민이 나쁜애 아니야 ! 걔네들 엄청 착한애들이야"
"너무 무서워서..ㅠㅠ 그나저나 그 사람 화 많이 났을까?"
"글쎄- 해준이가 워낙 말을 안해서.. 감정이 없는 새끼야 그 새끼는"
"응..?"
"걔는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화도 안내고 그냥 로봇이야 로봇 ! 무슨재미야"
"사람이 그럴 수가 있나?"
"그러니까 로봇이라는 얘기지! 18년 살면서 처음이야 그런 놈"
웃는거 봤는데..
엘레베이터에서...분명 웃었는데..
"그나저나 오늘 더 놀려고 했는데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아냐! 노래방 만으로도 충분했어"
"그래 뭐! 시간이 오늘 하루만 있는것도 아니구! "
"응응! 고마워- 첫날부터 이렇게 챙겨주고"
"야 됐거든?! 난 무슨 18년동안 친구인것처럼 편하다"
"ㅋㅋ 나도! .. 다행이야 좋은 친구 생긴거 같아서"
"그럼! 나같이 성격좋은 친구 만나기 힘들다 "
"맞아- 일어날까 우리?"
"응 !! "
띵띵띠리리♬
그때 지은이의 벨소리가 울렸고
난 그 통화 주인공이 지은이의 남자친구임을 알았다
"지금? 아..안돼! 나 수하 데려다줘야해"
아무래도 만나자고 하는 듯 보였다
혼자가도 되는데...
정 못가겠으면 언니 부르지 뭐 -
"같이? 어딘데-? "
흠...뭐지 이 불길함 -0-
"그럴까~? 알았어 !! 응응 알지! 응~"
"지은아 나는 혼자 가도 돼! 너 얼른 가봐!"
"같이 갈래? 지금 애들 아지트에 있다는데"
"응..? 무..무슨 애들"
"아까 걔네들! 너도 오해 풀어야지"
"아..아냐!!-_- 아냐! 나중에..나중에 풀게 "
"왜왜! 해준이랑 뽀뽀해서 어색해?"
"아아아니이이!!!! 그럴리가!! "
"그래 뭐 뽀뽀 처음한것도 아니면서-!"
"............"
처음인데요?..
첫 뽀뽀인데요..?
강원도엔 여자친구들 뿐인데요..
"처..처음이구나-..하하.. "
"...-_-.."
"아이참! 은수하! 사고잖아 사고! 의미 두지마!"
"의..의미 안둬! 절대! "
"그럼 됐지! 가자가자! 응? 아까 내 남자친구 소개도 못해줬잖아"
소개 안해줘도 남자친구인거 다 아는데..
안해줘도 되는데...ㅜㅜ
강하게 부탁하는 지은이를 매몰차게 거절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전학 온 나를 이렇게 까지 챙겨주는데 -
"아..알았어 ㅠㅠ 근데 아주 잠깐이야 알겠지?"
"꺄악! 당연하지! 얼굴만 잠깐 보고 가자 응?"
"알겠어.. "
그렇게 나는 지은이와 함께 그녀의 남자친구와 빨간머리, 그리고 앞집 잘생긴 놈이 있는
그들의 아지트를 향해 골목 골목을 걸어갔다 .
우리가 있던 카페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2층 건물이 보였고
1층이 바로 그들의 아지트였다.
그리고 나의 집과도 가깝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아지트 ]
"아 그랬구나!! 전학생이구나!"
빨간머리는 전학생임이 신기했는지 날 미친듯이 관찰했다
시골에서 전학왔다는 지은이의 설명이 더 그렇게 만든듯 하다
"나는 주태민! 너랑 동갑! 자주만나자!! 헤헷 ㅇ_ㅇ"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란말이다!! ..
가까이서 계속 보니 참 귀엽게 생긴 빨간머리
"으..응 - 자주는 말고-.."
"ㅋㅋㅋ귀엽다! 얘 너무 귀엽다 "
"-0-.. 노.놀리지마"
"시골애들은 다 귀여운가?"
"야 주태민! 시골애들 서울애들이 어딨어! 놀리지마! "
잘한다 지은이 -
"아니~ 너무 순수해보여서 그렇지! 눈이 너무 예뻐 "
눈이 너무 예쁘다면서 내 눈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부담스럽다 그만 봐라!!
나는 눈을 피해버렸고 시선을 돌린 자리엔 앞집 잘생긴 놈이 앉아 있었다
"아..아까는- 미안해"
"...됐어-"
까칠 까칠! 개까칠! 사과를 했으면 알겠다고 해야지
됐어가 뭐야 됐어야?! 지은이 말처럼 로봇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잠시했다.
충분히 설득력 있는 말이었음을 생각했다
"수하가 너네 양아치들인줄 알았대! 그러니까 제발 염색들 좀 풀어!"
"난 이거 자연이다!!"
"검정색으로 하면 될거 아냐!!"
"싫어!!! "
빨간머리.. 자연이었다니 -
혼혈이었나보다. 지은이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빨간머리-
"야- 왜 또 감정 잡고 그래... 자..장난이야"
"ㅇ_ㅇ... 눈에 뭐가 들어가서"
"아오씨!! 저 새끼 진짜 오늘 내가 죽인다"
"지은아 참아 - 한두번도 아니고 뭘 피식-"
지은이 남자친구는 그런 지은이가 너무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면 씨익 웃는다.
연애를 한다면.. 사랑을 한다면 저 둘처럼 보일까
나도 그런 사람을 만날 수는 있는걸까?
지은이의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들에겐 돌같은 존재지만
지은이에게 만큼 달콤한 솜사탕 같단다..
지은이 앞에서는 살살 녹아 내린다나... 그의 이름이 강우혁이라는게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입술- 붓겠다"
둘을 부럽다는 듯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
앞집 잘생긴 놈이 말했다
시선을 돌려 그를 바라봤을 때-
그의 입술도 다쳤다는걸 알았다
"니 입술!"
나도 모르게 손을 가져갔고
덥석-
그는 내 손을 잡았고
우리 둘 사이에서만 적막이 흘렀다
내 손은 그에게 잡힌 체 이도저도 못하고
서로 팽팽한 눈싸움만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진짜네-"
"...? "
"눈- 예쁘다"
화르르-
그의 예쁘다는 칭찬 한마디에 난 모든게 녹아 내렸다
얼굴은 이미 홍당무처럼 빨게졌고,
내 심장은 다시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스륵-
내 손을 놔주는 그의 손을 다시 잡고 싶다는 짧은 욕심도
생길 뻔 했다.. 내가 이토록 남자를 좋아했던가 .
"해준아- 나 지은이 데려다 주고 갈게 내일보자-"
"안돼! 수하 길 몰라서 데려다 줘야해"
"아아 아냐! 지은아 ! 나 정말 혼자 갈 수 있어! "
"됐거든? 같이 가자 "
"아냐 ! 아까 걸어오면서 보니까 바로 앞이던데 뭘"
"아 맞아! 해준이 너 한빛아파트지? 가는김에 수하도 데려다 주라!"
맞다.
앞집 잘생긴 놈.. 나랑 같은 아파트지
그래도 불편하다
차라리 혼자 가는게 편할거야 ㅠㅠ
"응-"
짧은 그의 대답 .
너무 아무렇지 않게 흔쾌히(주인공 생각) 데려다 주겠다는 그.
혹시..혹시 얘 나한테 관심 있는거 아니야!?!
"나는나는?! 나는 짝이 없잖아!"
"너는 여기 바로 위 잖아!!"
"무서운데!! ㅇ_ㅇ.."
2층 건물인 아지트 .
바로 윗층이 주태민의 집이었나보다
그래서 아지트가 된건가 ..
"수하야!! 내일 만나자! 오늘 고마워!!"
"응!! 내일 만나!! "
"나도나도 내일 만나!!"
지은이 , 지은이 남자친구 우혁이, 그리고 빨간머리 태민이까지
모두들 아지트를 떠났고 해준이라는 앞집 남자와 단 둘이 남겨졌다
이 어색함을 누군가가 깨주기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
그러보고 보니 이 아이들의 아지트 사진이 많았다.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걸까-
꽤 오래된 사진들도 많았다.
그리고 예쁘게 생긴 여자아이의 사진들도..
"가자-"
벌떡 -
적막을 깬건 해준이였고
쇼파에 앉아 있던 해준이가 뚜벅뚜벅 걸어 나갔다
나도 그 뒤를 따라갔다 .
또 다시 골목골목을 지나서 집이 보이는 횡단보도 앞.
우린 어색한 침묵속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스크림- "
"응?"
또 다시 어색한 침묵을 먼저 깬건 해준이
"아이스크림?"
"먹을래-?"
횡단보도 맞은 편 아이스크림 가게를 난 왜 이제야 봤을까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생각했던 탓이었을까
아니면 해준이와 단 둘이 있다는 상황에 긴장을 해서일까
"으..응 먹자! "
-0- 기집애..
여우같은 기집애! 내가 이렇게나 여우였나!!
후- 긴장한 탓에 다리에 힘까지 풀릴거 같단 말이야 !
신호가 바뀌고 해준이가 앞서 걷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주문하고 받는 동안 단 한마디 없었다
나에게 아이스크림을 나눠주고 다시 앞장 서서 걷는 해준.
무슨 말이라도 좀 하면 덜 할텐데..
정말 로봇이라도 된 마냥..
"해준아!"
그때였다-
엄청나게 비음섞인 까랑까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학교 교복을 입은 여자애가 서있었고-
해준이의 발걸음이 멈춰졌을 때 나도 같이 멈췄다
"왜 이제왔어~ 얼마나 기다렸는데"
왜 이제왔냐며 애교섞인 몸짓을 해대는 년 -_-
여자니까 년으로 칭하겠다!!
여자친구가 있었구나.. 젠장!!
된장 간장!! 그래!! 내 인생에 무슨 연애야!! 에잇
아니 그러면서 내 눈은 왜 예쁘다고 한거야!!
"얜 누구야? 우리학교 교복이네?"
"아- 저는 -"
"알 필요 없어-"
-0-^ 그래 뭐 난 알 필요도 없는 존재였던거지 뭐
사라져 드리겠습니다 예예! 제가 착각했네요!
"예- 그럼 알 필요 없는 존재는 이만 들어가겠습니다! "
"피식-"
어쭈 잘 안웃는다더니 나 보고선 벌써 두번이나 웃네!
아니 비웃는거지만 ..
그 둘을 지나쳐 아파트 입구를 향해 신나게 걸어갔다
그리고 뒤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말에 멈칫할 뻔 했지만
꾸욱 참고 무시한체로 걸어갔다
"뭐야? 생기다 말아가지구 말까지 싸가지 없게 하네?"
그년은.. 이뻤으니까 -_-^
첫댓글 다음이 기대되네요
감사합니다! 빨리 업뎃 하겠습니다!
너무 재밌어여! 다음편 빨리 올려주세영 ㅎㅎ
감사합니다~ ^^
재밌어요~!! 빨리 다음편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열심히 써서 올릴게요!
잘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 ^^
다음편기대되네용 재밌어요><
빨리빨리 업뎃 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재밌게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잘읽었어용ㅋㅋ
감사합니다~ 열심히 써볼게요!
와...분량쩌내요
더더 많은 분량 쓸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