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이 미지수던 레알 소시에다드가 파죽의 2연승을 기록,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팬들에게는 이천수의 소속팀으로 친숙한 레알 소시에다드는 지난 시즌 스페인리그에서 깜짝 준우승을 기록하며 화제를 뿌렸던 돌풍의 팀.
그러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이렇다할 선수 보강이 없었던데다 재정 사정이 좋지 않은 팀내 상황으로 인해 또한번의 이변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비록 챔피언스리그라는 꿈의 무대에 발을 들여놓긴 했어도 선수들에게 별다른 인센티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전망을 이끌어내지 못한 원인 중의 하나였다.
이같은 의구심은 시즌 초 연습경기에서 소시에다드가 인상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현실로 다가오는듯 했다. 특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 시즌 팀의 최다 득점원이었던 니하트가 부상을 입는 바람에 공격진 구성에 차질이 생긴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니하트의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고 소시에다드도 그 사이 이천수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제 역할을 소화하면서 10월초 현재 지난 시즌 못지 않은 좋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랫동안 스페인 변방에 머물러있던 클럽이 유럽의 중심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춰나가기 시작한 셈이다.
그러나 팀의 성공적인 초반 장세와 달리 '우리의' 이천수는 다소 불안해 보인다. 꾸준히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고는 있지만 초반에 비해 점점 출전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팀내 동료들과의 융화가 상대적으로 더딘 탓이다. - 물론, 이천수는 아직 젊고 어린 선수이며 앞으로 수년간 유럽에서 활약할 선수이므로 올시즌의 활약 여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승부욕이 강한 이천수의 스타일을 고려할때 최근 경기 내역은 찬찬히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자신감은 큰 자산이지만 지나칠 경우 본인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할 것은 이천수의 팀내 입지다. 레알 소시에다드가 이천수를 영입한 것은 나이가 어린데다 공격쪽에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이천수에게 약점이 될 수 있다. 자칫하면 '쓸만한 조커'로 안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시즌 초반 니하트가 부상으로 결장하는 사이 잠시 주전 자리를 꿰찼다가 니하트 복귀 이후 교체 멤버로 밀려난 이천수이기에 이미 실감하고 있을런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이천수는 교체멤버로 출전 횟수를 늘이기 보다는 자신의 확실한 포지션을 미리 결정하고 스스로를 어필할 필요가 있다.
멀티 플레이어보다는 스페셜리스트가 높게 평가받는 유럽 축구의 경향을 감안하면 적극적으로 고려할만한 대목이다. 유럽에서의 선수생활을 길게 보고 있다는 이천수의 발언을 떠올리면 느긋하게 생각해도 될법 하지만 국내 언론의 높은 관심과 이천수 본인의 승부근성, 욕심 등을 고려하면 올시즌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할 경우 장기적인 슬럼프가 닥칠 수 있어 신중하고 발빠른 결단이 요구되는 탓이다.
이렇게 볼때 이천수가 선택해야할 폭은 제한되어 있다. 우선 니하트를 피해가야 한다. 명백히, 니하트는 이천수보다 한 수 위의 선수다. 기량이나 경험, 그리고 팀내에서 갖추고 있는 입지는 이천수와 비할 바가 못된다. 스타일 상으로 이천수와 곧잘 비교되곤 했지만 경쟁상대라기 보다는 배워야 할 상대다. 스페인 리그에서 한 시즌동안 스무골 이상을 넣은 실력에 이미 홈팬들의 적극적인 성원을 등에 업고 있는 그가 이천수의 경쟁자일수는 없다.
지난 달 이천수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관전하러 산 세바스티안에 갔을 때도 도시를 누비는 레알 소시에다드 팬들의 등에는 니하트의 이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경기에서 이천수와 함께 투입된 니하트의 등장은 경기장을 떠나보낼듯한 함성으로 환대받았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의 활약 역시 대단한 니하트는 이천수가 1년 안에 따라잡기엔 벅찬 상대다.
따라서 올시즌 이천수는 측면 미드필더쪽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 올시즌 이후 은퇴가 예정된 러시아 출신의 카르핀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왼쪽을 버티는 데 페드로의 위세가 워낙 대단한 것도 그렇지만 이미 기량이 하락세에 접어든 카르핀을 상대로 주전 경쟁에 뛰어들 필요가 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가장 승산이 높은 도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천수에게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팀내 조화다. 동료들이 공을 주지 않는다고 언론에 대고 아무리 하소연 해봐야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다. 특유의 친화력과 자신감으로 무장한 이천수라면 약간의 융통성을 발휘해 빠른 시간에 팀에 동화될 필요가 있다. 문전에서 슛 대신 패스를 해야한다는 말이 아니다. 동료들에게 팀원으로서의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패스를 주지 않는다고 어필하거나 플에이에 대해 언쟁하기 보다는 협조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경기때는 과감하게 욕심을 내야겠지만 연습이나 인터뷰 등을 통해서는 최대한 자신을 드러내지 않도록 잠시 움츠릴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무리 자신에 찬 이천수라지만 아마 지금쯤이면 슬슬 초조함을 느낄것이다. 열리지 않는 골문, 동료들이 자신을 외면한다는 느낌, 게다가 계속되는 언론의 관심은 그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첫해인 만큼 배우는 자세로 넉넉한 마음을 갖는다면 그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해 올 안에 자신의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첫댓글 당초, 데 페드로 자리보다 카르핀자리가 이천수에게 노릴만한 위치였지만..지금 데페드로가 프리미어리그 진출 좌절되면서..감독과 상당히 불편한 관계가 되어서..데페드로 위치도 노릴만 하다고 나왔던데..''
근데, 카르핀은 34살인가 됐던데..그 나이로 측면을 맡고 있다니..변강쇠 체력..乃
데 페드로.. 현재 프리메라리가중 왼쪽 최고의 윙중 하나로 꼽히는 선수죠... 트레이드 되지 않는한 무리... 역시 오른쪽 윙이 가능성이 있죠,,
어시스트나 팍팍 해주길...골은 나중에라도...
헐....달필이시군요....
이거 직접 쓴 글인가요? 그럼 네이버 축구게시판에 올려보셈.. 그럼 운영자가 보고 맘에들면 매니아 분석란에 특별히 올려주더군요... 이미 제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