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국도를 달려 강촌에 도착하니 시간은 벌써 5:30...
근데 도착한 사람은 딸랑 나혼자, 순간 황당.....
에라 모르겠다. 일단 피곤하니 눈좀 붙이자. 한숨 자고 나니, 혁준님과 정선희님이 오셨다.
벙개 주최자이신 김혁준님, 부산에서 자전거 하나 들고 올라와, 강원도를 자전거로 여행중,
우리와 합류한, 22살의 열혈소녀 정선희님(닉이 너무 어려워 그냥 '써니'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나... 아주 조촐한 벙개가 시작되었습니다. 아, 한사람 더...
잘생긴 펜션 쥔장님(혁준님의 후배되시고, 선배 잘못 만난 죄로(?) 벙개내내 우리들의
밥과 김치, 숯, 번개탄등를 공수하셔야 했고, 숯불 피우는 수고를 도맡아 해주셨습니다.)
저녁은 혁준님이 섬진강 정모때부터 자랑하시던 그 갈비였는데, 자랑하실만 하더군요.
모기떼들의 습격을 물리쳐가며, 술도 한잔 나누고, 폭죽으로 불꽃놀이도 한후, 내일의
일정을 위해 일찍 취침하였으나, 아침에 일어난 우리는 모두 숙면을 취하지 못한 몰골
이었습니다. 학교 MT를 온건지, 까페모임인지 알수는 없지만, 한떼의 젊은 남녀 아해들이
밤새도록 그들의 젊음을 과시하는 바람에..... 아~ 그들의 젊음이 부러울 따름이었습니다.
간단하게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한후, 자전거를 대여해서 구곡폭포로 출발...
자전거는 중학교때 팔하나 부러뜨린후 타본적이 없었는데, 처음에는 뒤뚱거리더니,
좀 지나니 익숙해지더군요. 구곡폭포로 올라가는 길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나 인라인으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번지 점프장이 있어서 하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운영을 하지 않더군요.(사실은
속으로 안심했습니다.) 올라가는 길은 은근히 경사가 있어서 무척 힘들더군요.
혁준님과 써니는 저만치 올라가는데, 저는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는것보다, 끌고 올라가는
부분이 더 많았습니다. 구곡폭포는 힘들게 올라온것을 충분히 보상해 주더군요.
사진을 찍긴 했는데, 써니의 디카라 올릴수 없는게 안타깝네요.
내려오는 길은 정말 환상이었습니다. 페달에 발만 올려 놓은채, 바람을 가르는 그 기분...
올라갈때는 힘들었지만, 내려올때는 정말 행복하더군요. 우리의 열혈소녀 써니의 한마디..
"우리 인생도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다고 하잖아요" 아~ 정말이지 요즘 얘들은
대단합니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숙소로 돌아와 간단히 씻고 난후, 우리는 소양강으로 출발..
소양강댐은 동양 최대라는 말답게 정말 엄청나더군요. 소양호는 진한 에메랄드 빛의 잔잔한
호수였습니다. 잠시 둘러본후, 배를 타고 청평사로 갔습니다. 하지만, 이때쯤 우리는 모두
아사직전의 상황에 돌입, 청평사를 코앞에 두고, 일단 먹고 보자 하며, 동동주와 감자전,
막국수를 순식간에 헤치웠습니다. 그리고는 '청평사는 뭐 별거 없을꺼야' 라며 우리끼리
주고받은후, 더 올라가기를 포기하고, 내려와 다시 배를 타고 나오니, 선착장에 김영호님이
와계시더군요.( 우와, 대단하신분..순천에서 여기까지, 벙개를 위해 오시다니....)
다시 숙소로 돌아와 지친 우리는 그냥 멍하니 쉬었습니다.(사실 저는 배고파 허겁지겁 마신
동동주 석잔에 취해...낮술이 무섭더군요)
차편땜에 김영호님은 먼저 가시고, 어제 사다논 닭갈비로 저녁을 먹고 난후, 써니는 낼
일정을 위해 하루 더 있기로 하고, 혁준님은 춘천으로, 저는 서울로, 이렇게 벙개는
끝이 났습니다.
벙개를 위해 이것저것 준비해주시고, 배려해주신 김혁준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후배님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전해주세요. 담에는 좀더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네요.
써니는, 오늘 남이섬에 갔다가, 춘천으로 들어가서 버스로 부산 내려간다고 했는데,
비가 와서 자전거를 탈수 있을지 걱정되네. 사진과 소식, 꼭 멜로 보내주길 바래.
그리고, 그만한 용기와 자신감이면. 무슨일이든지 할수 있다고 봐. 열심히 살아.
P.S : 경춘국도는 제가 생각했던(춘천가는 길이라는 낭만적인 느낌의) 그런 길이
아니더군요.(사실, 어딜가나 그렇기도 하지만...) 끝없이 늘어선 모텔과 음식점들,
도로를 가득채운 차량들(갈때 4시간 반, 올때 4시간 반...장난 아니더군요),
유원지마다 넘쳐나는 사람들... 우리가 자연에게 이래도 되는건지...주말마다 전쟁치르듯
즐기는 이러한 여가 문화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얼마나 즐거운건지....
그냥 그런 생각들이 들더군요.
카페 게시글
드빙 테마여행방
춘천(강촌)을 다녀와서....
쿨하게
추천 0
조회 232
03.06.23 22:15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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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단촐한 숫자의 벙개였지만 많은 추억거리를 만든 벙개였군요. 사실 쿨하게님이 참여하는 행사가 안즐거울리 없지만요...
후기를 많이 기다렸는데 이제야 소식을 주는군요. 쿨하게님 몇안되는 숫자니만큼 서로 더 많은걸 알게 되셨으리라 생각 되는군요, 담에 같이 할 기회가 되도록 하게요.
함께하지 못해서 너무 미안했답니다..다음엔 꼭...시간을 만들어서 함께 하고 싶군요..*^^*..혁준님..준비하시느라 수고하셨어요..
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g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이랬던 나가
마음 산란한 아침에 카페 창을 여니 쿨하게님 글 너무 상쾌하고 좋네요. 저는 춘천에서 군대생활을 해서 그립기도 하고 가고 싶어 한 곳인데 고등학교 동창 부부모임이랑 겹쳐서 갈 수 가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어제 전화 주셔서 설명 해 주신 분도 있고, 글도 읽고 보니 눈앞에 펼쳐 보이네요. 혁준님 수고 하셨습니다.
전화만 드리고 가지 못해서 정말 죄송했어요. 혁준님의 야심에 찬 첫벙개였는데..그래도 오붓한 벙개의 진짜 묘미를 맛보셨네요. 혁준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공 먄합니다 쿨하게님 전화도못드리고 ㅡㅡ 제가넘바쁘다보니 이제서야 벙개후기를읽고있네여 . 아~ 아깝당..둘만의데이트가 무산되성... ㅎㅎ 허여사님 전화주셔서 감사하고여..또.. 김영호님.. 담에는 늦지마세여^^ 해드린게없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부산에서오신..써니님.. 집에잘도착해서 맘이훨씬가볍네여..걱정마니했는뎅^^ 글구... 루팽님 참석은안하셨지만... 잠시얼굴이나뵈주셔서 감사합니당^^ 인제~~또엄나 ㅡㅜ 없구나.. ㅡ.ㅡ 모두 행복한하루가 되세연.... 당신은 사랑받기위해태어났습니다.. 아글거 쿨하게님.. 무시 << 알죠^^*
ㅠ.ㅠ.......재밌었구나..부럽당...땀에 양개님..겨울아이님..우리도 뜨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