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17 필봉산 금오터널 백지화 농성 137 일차

[신상철]

장대비가 온다.
아침부터 온다는 비가 오후2시에 쏟아졌다.
'농성장 천막과 터널 진입로 부분은 어떻게 한다...'
걱정과 애정은 함께 오는 것이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핑게삼아 '민주일반노조 체육대회'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하는 도중에도 계속 생각나는 농성장과 필봉산을 보면 말이다.

"왜 사냐면..."
조용필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정수라 노래 너에게를 들려줬다.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해서... 너가 기뻐하는 일을 해주기 위해서... 살아요."
"이처럼 철저히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과외 상담오면, 학부모가 어떻게 가르치냐고 물어요. 왜 그러냐고 되물으면... 얼굴만 유심히 봅니다. 그리곤 '이상한 선생'이라고..."
"그래서 공부 조금 더 잘하고 싶어서 온것 아니냐고 하면... 그렇다고 합니다."
"그런 학생 생각을 보면서 가르친다고 하죠."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가 의야해 하는데... 공부하는 학생이 찾는 공부를 가르치려 한다는게 다들 이상하데요.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가 이래요.
학생들 고생(?)시키는 것을 당연하다고 보는 겁니다."

"왜 사세요... 여러분이 주인공인 인생을... 도대체 왜 살고 있습니까?"
IL에서 꿈 관련 강의 중에
'어쩌면 꿈을 갖고 산다는건 끔찍한 일상에서 주인공이 되보는 일인 것이다.'

몇일전 티브로드 수원방송에서 궐동 재개발 관련 인터뷰를 요청해 왔다.
"티브로드 수원방송 장○○ 작가입니다. 이메일 주소와 비대위측 분들 추천 부탁드립니다."

바로 다음날.
"인터뷰 질문지를 메일로 발송했으니... 확인 바랍니다."
... 그야말로 "훅" 치고 들어왔다.

몇달전 ○○씨 노력과 궐동 주민들의 참여로 일단락 되어진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중앙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아보려구요... 여기있는 오산시사 하권 빌려갑니다."

아래는 질문지 중... 일부로 나름 답변까지 달아봤다.
Q5 오산 궐동 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재개발을 둘러싼 주민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 지요?

답: 우리가 알아야 할게 있습니다.
민주사회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있기 마련입니다.
오히려 모두 찬성, 모두 반대가 이상한 겁니다.
찬성과 반대가 있어야 이해를 조정하기 위해 대화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겁니다.
갈등을 나쁘게 볼것이 아니라 상호 이해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라고 봅니다.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왜 필요한지 생각해 봅시다.
현지에 사는 시민들의 요구와 시행정, 그리고 정치인이 결합해 '공익'이란 말로 포장 하지만, 진정 개발사업에서 수호해야할 공공의 가치 즉 지역사회의 이익증대나 저소득층 생활개선은 배제된 사업으로 했습니다.
지분이란 말로 공공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경제적 이익 창출에만 골몰하였지, 시민과 관청이 협동 개발하는 모습이 있지 않았습니다.
이는 개발 과정에서 소외된 시민을 필요할 때만 끌어다 섰다는 말입니다.

원주민이 정착할 수 없는 구조를 대입해 그 개발된 지역에서 경제적 수준이 맞지 않으니 나가라는 젠트리피케이션입니다.
풍요로운 주민을 받아들여 낙후된 도시 주변 지역을 개선시키겠다는 원주민 내쫗는 개발을 합리화시켜 부른 사업이기에 마찰은 어찌보면 당연한 겁니다.

Q6 시민단체에서 생각하는 바람직한 재개발 방안이나 대안이 있다면?

답: 원주민이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 시키면서 재정착 할 수 있는 임대아파트와 오픈스페이스(공원)에 중심을 두워야 합니다.
좁은 골목을 넓혀서 오는 시너지 효과를 생각해 봅시다. 그것의 직접적인 혜택은 인근 지역 주민일 것이고, 이런 지역 주민의 다수는 임대아파트 주민으로 실질적인 삶의 질이 원주민의 생활에 있어야 합니다.

개발 초기부터 현지 거주민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다는 문제를 최소화시켜 그 지역 문화가 계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개발에서 얻은 이익이 저소득층 생활개선에 사용해야 한다는 가치를 서로 수용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오픈스페이스(공원) 를 최대한 넓게 확보했으면 합니다.

Q7 질문6번과 관련하여 "성공적인 재개발 케이스" 를 아시는 데로 말씀해 주신다면?
( 국내는 물론 해외의 경우도 괜찮습니다.)

답: 국내를 조사하려다 재개발 기간이 수십년에 걸쳐 이루워졌다는 말에 미국의 사례를 찾아봤습니다.
뉴욕시 배터리 파크시티는 매립지 개발이라 거주민이 없었지만, 부동산 개발 수익을 저소득층 주거개선사업에 사용(10억달러) 했습니다.

보스턴 재개발청의 노력을 보면 주민공청회를 사업자 공모 이후에 하지 않고, 주민공청회에서 나온 요구사항을 사업자에게 전달했어요.

재개발을 진행할때 건물 또는토지소유자와 시공사, 설계사무소 뿐만 아니라 세입자와 지역 사회단체까지 모두 사업설명회에 참여했습니다.
게다가 주요서류 공람과 정보공개까지 같은 대상에게 했습니다.

개발대상지가 큰 경우 지역사회단체 대표를 6~8명 회의에 참석시켜 동의를 구했습니다.
토지 보상의 경우 감정평가사를 고용, 감정평가 가격을 산정해 시장가격 기준의 정당한 보상을 했습니다.

시정부도 그 지역사정을 아는 담당 직원을 배치해 주민 의견을 청취해 사업을 진행시켰습니다. 이는 이후의 법적 분쟁 가능성을 줄였습니다.

다음 뉴스에
"침팬지 침대는 사람보다 깨끗해..."
가 보인다.
쾌적한 생활 공간에서 살아간다는 노력이 허점 투성이 모래성이다.
"급격한 변동"을 겪은 현대사를 다시 주거 공간에 대입해 장밋빛 환상을 심어주어선 안된다.
부동산은 시민의 마지막 재산이다.

조금 후면 다솜교회에서 보게될 얼굴들이 눈에 스친다.
'잘 할 수 있을까?..."

"카메라 앞에 서면 잘하던 말도 못하는데... 잘하네..."
그런대로 좋았는지...다들 웃는다.
적어간 내용은 보지도 못하고, 아니 눈을 수첩으로 향할 수 없게 카메라가 노려보는 것만 같아 머리가 멍한 상태로 무슨 말을 했을까.
그래도 잘했다는 걸로 넘긴다.

재난급으로 쏟아진 집중호우 속에서도 터널공사장 주변은 무탈(?)하다.
"기뻐해야 하나?..."
...
"세륜기를 설치하면, 공사한다는 말이에요."
이곳 저곳에서 들리는 우려의 소리다.

"파가라고 하세요..."
그래... 이것이 답일 수 있다.
'저것을 없앨 수 있다면... 아니 없애려면 어떻게 할까...?"

언제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지만 그래도 일곱번 잃어 버리고 여덟번 고쳐야 하는게 농성장 일과다.

[케이투]

엉성한 가배수로와 침사지 없이 바로 흘러 도로까지 토사물이 내려왔네요....전혀 관리가 안되고 있네요...

[신상철]

이 부분에 대해서 현장을 방문... 직접 지적사항이나 개선방향을 말씀해 주시면 안될까요?

[케이투]

주말에 시간내서 한번 들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