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곧바로 산남동 주공임대아파트에 사시는 충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규석 국장님댁을 방문했다. 얼마전 이곳으로 이사한 이국장님은 홀로 두 남매를 기르고 있는데 본인은 하반신 장애로 휠체어에 의지하여 생활하는 지체장애자다.
자립센터 임원들을 비롯하여 중부명성교회 베데스타 장애인선교회 박경진 회장님과 굴렁쇠 모임의 여러 장애 회원들이 방문 했다.
압력밥솥에 밥을짓고, 해물찌게를 주문하여 까스렌지에 끌여 준비한 저녁 만찬! 여기에 달랑 김치하나! 이것이 집들이 음식의 전부였다.
좁은 방바닥엔 은근형 아저씨가 가져온 생활정보지를 깔고 나무젓가락 한개와 수댕숟가락 하나씩을 열명의 회원들에게 나눠주고 밥 그룻이 모자라 큰그룻 세개에 담아 놓고 박경진 집사님이 선물하신 일회용 접시에 각자 먹을 만큼의 밥을 덜고 빽빽이 둘러앉아 맛있게 요리된 해물찌게와 더블어 나누는 저녁의 만찬은 어느곳보다 편안했고 어떤 음식보다도 맛있었다.
특별손님으로 참석해 주신 허동식 집사님, 대전에서 늦게 도착하여 시장한 탓일까? 남겨놓은 찌게와 밥 두그릇을 금방 싹. -식성이 좋으십니다.-
누구나 장애가 될수 있다는 것은 비장애인들도 알고있다. 하지만, 알고 있을뿐, 내가 장애인이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것이다. 육체의 장애! 나는 많은 장애우들을 보아오면서 그들의 살고자하는 의지와 자립정신에 감탄할 때가 많다. 이국장님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그는 두아이의 아빠다. 부인은 장애가 싫고 생활이 어렵다는 이유로 그의 곁을 떠났다고 한다. 아마도 나같으면 절망에 사로잡혀 헤어나질 못할것 같다. 나 자신의 장애도 힘든데 두아이를 길러야하질 않는가? 물론 봉사자들과 이웃,친척이 도울수도 있다.
남의 도움은 자신의 삶중 극히 일부분을 담당할 뿐이다. 나머지 시간은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 그런데 장애가 있다. 그것도 걷지 못하는 하반신 장애다. 대소변을 볼려고 해도 무척 힘들다. 무엇하나 편안하게 할 수 있는일이 없을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정상적인 육체를 가지고 있으며,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이 있다. 아내는 저녁밥을 지어놓고 남편이 퇴근하기를 기다린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면 원하는 것을 다할 수도 있을것이다.
이국장님은 강하신분이다. 이제 그는 홀로 독립을 시작했다. 그길은 험난하고 어려울 것이다. 그는 그러한 일들을 담담히 감당하며 완전한 자립을 쟁취할 것이라 믿는다. 그는 하나님을 믿는사람이다. 성도의 직분으로 그는 자신의 믿음을 자립의 생활을 통하여 키워나갈 것이다.
그의 집을 나서기전 나는 일행을 대표하여 기도를 했다.
"하나님 이집을 성도님에게 주셨는데 세상 어느집보다도 평안을 누리는 집이 되게 하소서. 그는 자립을 원합니다. 그는 하루의 생활을 장애인자립생활을 위한 활동에 헌신하는 주님의 아들입니다. 그가 원하는 것, 주님은 아시기에 그가 다시 일어나는일에 주님이 함께하시리라 믿습니다. 그의 발이되어 주시고 그의 어께 친구가 되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에게 용기를 주소서"
2004. 12. 2 저녁
정갑용 집사
첫댓글 저두.. 이 카페 회원됐어요. 적극 참여할께요. 집사님... 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