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교육부에서 교육정책을 담당하셨던 저자의 교육에 대한 깊은 철학과 조예를 볼 수 있었다.
책 끝머리에 붙어있는 참고문헌 목록을 봐도 책의 관념적 깊이가 어느정도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책이 처음 나온 해가 2020년으로 한참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쓸던 시대였고,
당시 고3학년부장이었던 내가 느꼈던 우리나라 교육현장도 온라인 수업을 처음 실시했던 대혼돈의 시기였다.
코로나를 겪은지 3년이 지나 지금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책에서 자주 언급하고 있는 근대학교의 모습이 아직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교실마다 무선 AP가 설치되었고, 학생들에게 1인 1 스마트기기가 보급되고 있으며,
크롬북과 아이패드 등을 활용한 수업들이 점점 교실 수업의 모양을 바꾸어 놓고 있다.
포노사피엔스 시대의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이 책은 학교의 발달과정을 통해 역사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한편으로, '포노사피엔스 학교의 탄생'이란 제목이 붙어있기에, 요즘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유쾌하기 그린 책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기대와는 많이 다르게, 학문적이고 이론적인 생각이 많았던 듯 하다.
어찌보면 교육부 관료 중심 사고에서 교실 현장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은 어려웠을 지도 모르겠다.
책의 주안점이 근대학교의 탄생과 문제점, 개선의 필요성을 위주로 다룬 점이 다서 아쉬웠던 것 같다.
포노사피엔스 학교만 있고 아이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 학교는 포노사피엔스 학생들의 출현을 맞았고, 그에 맞게 변하고 있으며,
그안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 인식이 필요하고, 근대학교의 장단점과 미래학교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좋은 것들을 조합하는 단계에 와있다고 생각한다.
독서가 그렇다. 영상세대로 대표되는 요즘 아이들에게 인쇄된 책을 읽히는 일이 참 어려운 일이지만,
활자화된 책을 읽을 때, 감각적 소비 능력보다 상상력과 표현력, 사고력을 더 기를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제 현명하게 근대학교와 미래학교를 조율할 시점이란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2023.10.17. 독서를 마치고......]
"포노사피엔스 학교의 탄생", 최승복 지음, 공명, 272pages, 2022.07[초판 5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