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59회 등산 운문산(1195m) 2020-07
(경상남도 밀양시와 청도군 경계)
2020년 2월 9일(일) 맑음
천년고찰 운문사가 자리 잡은 운문산은 수려한 자연경관이 빛나는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이다. 운문산은 웅장한 암봉과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림이 산을 장식하고 있고 계곡미가 뛰어난 운문사 계곡, 상운암 계곡 등이 심산유곡을 이루며 산을 빛내주고 있다.
산행들머리서 바라본 운문산
운문산은 구름이 많은 산이다. 수시로 낮고 짙게 깔리는 구름은 숲속 생명체들을 포근하게 감싸 안은 듯하다. 구름의 문이라는 산의 이름은 비구니 사찰로 유명한 운문사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운문산의 위용
신라 진흥왕 21년(560년) 창건된 운문사는 삼국을 통일한 고려 태조 20년(937년) 태조가 운문선사 라는 사액을 내렸고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스님과 신라의 화랑들에게 세속5계를 가르친 원광국사가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졌다. 운문사에는 보물 835호로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하여 7점의 소중한 보물이 보존되어 있다. 또 운문산은 호거산 으로도 불린다. 호거는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형상을 말하는 것인데 운문산에 범봉이 있는 걸로 보아 분명 호랑이와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정상의 필자
듬직하고 중후한 형상으로 거대한 봉분 같은 모습의 운문산은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영남 9봉의 하나이다. 영남알프스란 이름은 유럽의 알프스처럼 산세가 빼어나고 아름답다 해서 붙여졌다. 영남알프스 산 가운데에서도 자연 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꼽히는 운문산은 약 1860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고 까막딱따구리, 삵, 하늘다람쥐, 담비, 벌매, 원앙, 소쩍새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분포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환경부에서는 2010년 9월 9일 운문사 일대 핵심구역을 운문산 생태 보전 경관 지역으로 지정하고 관리 중이다.
운문산서 바라본 영남알프스1봉 가지산
운문산의 모산은 영남 알프스 1봉 가지산이다. 낙동정맥의 산 가지산에서 낙동정맥을 이탈하여 서쪽으로 4.9Km(도상거리)를 달려 나가 들어 올린 산이 운문산이다. 운문산을 일으킨 운문지맥 산줄기는 2.4Km를 더 뻗어 억산을 빚고 약 26Km를 뻗으면서 구만산, 육화산, 중산, 낙화산, 보담산, 비학산을 솟구치고 난 다음 남은 여맥을 밀양강의 지류가 되는 단장천에 가라앉힌다.
이정표 푯말
운문산은 산행기점의 고도가 낮고 가팔라 오르는 데만 3시간 가까운 시간이 걸릴 정도로 높이의 실감치가 대단하다. 가지산보다 조금 낮지만 오르른 데 훨씬 많은 힘이 들어가는 산이다. 운문산을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산내면 상양마을에서 산행이 시작된다.(11:05) 마을길을 따라 청도군 운문면과 밀양시 산내면을 이어주고 있는 아랫재를 향해 나아간다. 눈앞으로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운문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완만한 길로 7분쯤 나아가니 운문산 4.3Km, 가지산 6.7Km, 아랫재 2.8Km란 푯말이 반긴다.
너덜길
계속하여 콘크리트 차도를 따라 진행한 곳엔 출입금지 표지판과 철문이 굳게 잠겨 있다.(11:27) 이리저리 길을 찾다가 지나온 지점에서 산으로 들어서는 산길을 발견한다.(11:32) 이제 유순한 산길로 산을 올라간다. 완만하고 흙길이라 참 좋은 산길이다. 23분쯤 오르자 너덜길이 나타난다.(11:55) 10분쯤 너덜 길로 산을 오르자 다시 부드러운 길이 나온다.
아랫재의 이정표
이어서 아랫재에 올라선다.(12:15) 운문산 1.5Km, 가지산 3.9Km, 배넘이재 5.3Km라고 쓰여 있다. 환경감시 초소 데크에 앉아 식수로 목을 축이며 숨을 고른 다음 운문산 등산이 시작된다
.(12:23) 급경사 능선을 타고 산을 올라간다. 헌데 무거운 윗옷을 배낭에 넣은 탓인지 아랫재 오르는 것보다도 발걸음은 가볍다.
험한 구간
보폭을 줄여가며 11분쯤 오르자 땀이 계속해서 산길에 떨어진다. 얼마 후 산길은 능선 오른쪽 사면에 나있다.(12:59) 눈길이라 위험한 구간이다. 아이젠을 하나 착용하고 조심스럽게 통과하여 주능선에 올라선다. 가지산이 나무 사이로 웅장하게 조망된다.
암봉
다시 산길은 급경사 오르막의 눈길로 시야가 트이는 능선에 올라선다.(13:15) 정상이 눈앞에 떡 버티고 서있고 정상 오른쪽의 암봉이 독특한 멋을 뽐낸다. 가지산, 신불산, 천황산 등 영남알프스의 산들이 뚜렷하게 조망된다. 이어서 급경사 데크 계단과 꼬마 정상석도 지나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운문산 꼭대기에 올라선다.(13:34)
신불산과 영취산
설국으로 변한 정상에서 전망을 해본다. 오늘은 맑은 날이라 시야가 훤해 정상의 조망은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가지산, 신불산, 천황산을 비롯하여 영취산, 간월산, 고헌산, 능동산의 영남 알프스의 산들이 뚜렷하게 조망돼 감동이 밀려온다.
천황산
바위가 날카로운 억산은 지척이고 멀리 대구의 팔공산이 아스라이 조망된다. 품격 높은 소나무가 눈길을 사로잡는 정상은 일망무제의 전망대였다. 이정표 푯말엔 석골사 4.5Km, 억산 4.1Km, 상양 4.4Km라고 쓰여 있다.
석골사 가는 길
하산은(13:43) 석골사로 가기 위해 억산으로 뻗은 능선을 탄다. 눈이 수북이 쌓은 능선 길을 따라 300m쯤 내려서니 석골사 가는 길이 왼쪽으로 보인다. 이제 본격적인 하산이다. 하산 길은 급경사에다 눈길이라 나에겐 아주 험한 코스가 된다.
험한 급경사 눈길
미끄러운 곳에 넘어져 크게 부상을 당한 트라우마가 있어 아주 조심스럽게 산을 내려간다. 400m쯤 내려가 산중의 외딴 가옥 같은 풍경인 상운암에 이른다. 이어서 산죽 길과 소원을 비는 돌탑 군을 지나 계속되는 급경사 산길로 힘겹게 산을 내려간다.
화살표 방향표시
산길 곳곳의 바위에는 노란 페인트로 쓴 화살표 방향표시가 진행하는데 도움을 준다. 1시간 이상 산을 내려선 곳에 석골사 2.8Km라고 쓰여 있어 아직도 갈 길이 멀음을 느낀다.(14:47) 여전히 계속되는 난코스로 정구지바위에 이른다.(15:17)
정구지 바위
바위 위에 정구지(부추)가 자란다는 정사각형 모양의 큰 바위다. 전망도 시원해 상운암 계곡이 잘 내려다보이고 수리봉 바위를 비롯한 위압적인 바위들이 산을 장식하고 있어 보기 좋다.
위압적인 바위들
계류를 건널 때 시원한 폭포도 감상하고 상운암 골짜기의 멋진 경관을 보이는 곳도 통과한다. 이제야 산길이 좋아진다. 철제난간이 있는 곳서 수리봉의 풍광이 뾰족해 독특하다. 곧이어 쉬어가기 제격인 곳에서 골짜기를 내려다보면서 간식을 먹는다.(15:35) 7분쯤 쉰 다음 길을 재촉해 유순해진 길로 석골사에 닿는다.(16:05)
석골폭포
석골사는 대웅전 대신에 극락전이 본전을 이루고 있다. 경건히 참배하고 조금 내려서니 석골 폭포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웅장한 바위 사이로 물이 흐르고 있고 소의 옥빛 명경지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은 탁 트이는 것 같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참으로 아름다운 폭포다. 석골 폭포의 여운을 담고 이제 차도를 따라 주차된 곳까지 잰걸음으로 걸어가 즐거운 산행을 마친다.(16:21)
◈ 도상거리 10.45Km 5시간 16분소요(24분 휴식포함)
평균속력 2.09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