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종 시계를 5시에 맞춰 놓고 잠들다. 알람이 안 울렸는데 긴장해서인지 눈을 뜨다.
30분 일찍 일어나고 졸린데 더 잘까 유혹이 일었으나 침대에서 일어나 세안하며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하루 충분히 즐기면 좋겠어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그곳 풍경을 담아오는 걸로 나바위 성지는 꼭 가보고 싶은 성지였는데 김대건 신부님의 얼이 숨 쉬는 곳으로
책에서만 보던 곳을 가게 되, 설레다. 운정역에 도착하니 벌써 순례자분들이 역사 안에 모여있다.
6구역은 5호 차를 배정받고 각 구역에서 철저하게 계획을 세운 데로 잘 해나가고 있다. 창가 좌석이 아니라
잠시 그랬으나 옆에 짝꿍이 우리 동 옆라인에 사는 자매님이었는데 통성명하며 오늘 하루 성지순례하는 동안
잘 지낼 것 같은 예감이 들고 다행이다. 성당에서 나누어준 김밥과 간식거리를 받고 짝꿍이 가지고 온
베트남 커피를 나누어 마시다, 사탕도 외제라고 새로 나온 이 쑤시개도 받고 좋은 마음을 나누고
성당에서 나누어준 음식 말고도 구역 사람들로부터 옥수수 단감을 하나하나 깎아서 주는 게 고마웠다.
중간중간 기차가 정체할 때마다 안내방송에서 승무원 목소리가 흘러나오는데 알려주는 멘트가 신선한 느낌이 들다.
침묵 속에 6구역 5호 차 전원이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를 바치며 추수철이 다가온 듯 끝없이 펼쳐있는
고개 숙인 벼 이삭들을 보며 넉넉한 마음이 들다, 창밖을 내다보며 기차여행이 주는 감상에 빠져들다.
강경역에 11시 45분 도착하다. 인솔자가 성지까지 버스 타고 가실 분 팻말 앞으로 오세요,
성지까지 버스로 이동하실 분들이 꽉 차 빈 좌석이 없다 신부님께서 5호 차에 오르셨는데 반가움이 일고
얼마 안 가 성지에 도착하며 시야로 들어온 눈앞에 펼쳐진 잔디가 얼마나 넓고 푸른지 감동하고
금강산도 식 구경 인솔자가 식당으로 가세요, 한식 뷔페인데 반찬이 정갈하다, 김치 콩나물국 상추겉절이
미역줄기 무침 제육볶음 이 맛나다. 점심 먹고 가지고 간 가그린으로 입안을 헹구고 밖으로 나왔는데
5호 차에 탄 분들은 이따 여기 잔디밭으로 모이라는 인솔자의 말, 모든 준비를 간결하게 철저히 한 것 같다.
잔디마당에 놓어있는 벤치에 앉아 내리쬐는 햇볕에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 나만의 휴식 방법인 멍하니 눈앞에 풍경을 담다.
다른 성당에서도 순례하러 오셨고. 낯설었지만 사람이 많이 모인 게 좋은 날로기억될 것 같다 운정 성당에서는
다른 성당 사람들과 구분되게 장밋빛 스카프를 다 같이 맸는데 색상이 예쁘고 크지도 작지도 않은 스카프가 마음에 들다
.
얼마가 지났을까 신부님께서 세족례를 하시는데 의자에 신자분들이 앉고 무릎을 굽혀 허리를 숙이고
신자들 발을 닦으신다 쑥스럽지 않을까, 받기로 하다. 청년 봉사자에게 부탁해서 사진 좀 찍어 줄래요?,
분위기 를 바꾸는 말, 양말 새 거 신고 왔는데, 봉사자 즉각 반응 신발도 새거네요,
갖고 간 작은 수건으로 물기 젖은 발을 닦으며 주님께서 제자들 발을 씻기셨을 때를 생각하고 좋은 마음이 되다.
내 짝꿍은 두 발 다 씻었다고 함 ㅋ
나바위 성지에서 운정 성당 신자 순례자 전원이 잔디마당에 앉아 단체사진을 찍다. 앞줄 맨 앞 가운데에 앉은
이승룡 (이냐시오) 주임신부님, 그동안 기획안 짜고 준비하신 노고를 하느님께서 좋게 보시는 듯
신부님 주위를 한 줄기 햇살이 환히 비추다 나도 운정 성당 순례자의 일원이 돼서 사진 찍고 있는
내 모습이 설레다 오랜 시간 이날이 기억될 거 같다, 얼마나 멋진 오늘인지 ,
. 지금 시각 4시 45분 운정역까지 가는 기차를 강경역 대합실에 앉아 기다리며 하루가 빠르게
지나간다는 생각하다. 기차여행하는 건 언제라도 유년의 기억을 되살려낸다
방금 전 김대건 신부님의 얼이 잠든 곳 나바위 성지에서 드리는 미사라 더 은혜로운 것 같은 마음이 들다.
여기서 미사 드리며 하는 기도는 하느님께서 들어주실 것 같다. 미사 중에 하느님께서 이루신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다음은 인간적인 기도를, 우리 손주 손녀를 위해 기도하고요,
내가 몸 건강해서 좋은 글 쓸 수 있기를 기도드려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감사합니다. 아멘,
인솔자가 다들 주목하세요, 인원 파악을 다시 합니다. 기차 타고 가는 동안
다채롭고 재밌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어요, 하는 말에 한껏 기대하며 빅 백 메고 개찰구를 나서다
창가에 앉은 분이 모두 한자리씩 앉으라고 배려 모두 빈자리에 한 좌석씩 차지하고 나누어준
도시락을 저녁으로 먹다. 여러 가지 간식도 나눠주다. 이 도시락 누가 섭외했는지 맛있었고
많지도 적지도 않은 용기도 예쁜 게 놀라웠다. 일회용 그릇이 그냥 버리기엔 아까운 마음이 들다.
집으로 가는 기차 안 어느 듯 창밖은 어둠에 뒤덮여 밤 공기까지 가라앉다 빠르게 지나가는
기차 안에서 바라보는아파트 창문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마음 안으로 들어오다.
기차 안에서 사행시 퀴즈 맞히기를 하는데 하나를 맞춰 상품권 한 개를 받고, 이번엔 사회자가 나오란다.
나 상품권 받았거든요, 노래 하나 부탁드려요 후 ~ 훗 부르고 나면 상품권 획득, ㅡ
오늘이 얼마나 멋진 날인지,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이 노래를 선곡하고 불렀으나
성가대 안 한 지가 오래되서 음정도 떨리고 마음도 떨리고 휴대폰을 보고 끝까지 불렀으나
딩동댕 박수,상품권 두 장 획득했으면 됐지. 상품권으로 뭐 하지, 십자고상 하나 살까?
어느덧 종착지에 도착하고 집으로 가는 발길이 가벼움으로 11구역장이 같이 타고 가시라는, 가는 길이니까요,
그래도 밤길이 아니면 괜찮다고 했을 텐데 그러고 싶지 않다. 호의는 호의니까 감사한 마음으로 타고 왔는데
집까지 태워주신다,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집으로 들어와 샤워한 후 바로 잠들다.
9구역장 이경숙 율리아 자매님 5호차 구역장이 공석이라 책임 맡아 열심히 봉사해주셔서 고마웠어요,,
23번 좌석에 앉은 짝꿍 자매님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강경역 대합실에 적힌 글
움직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구름속 번개같고
바람앞에 등불같이 깊은 맛이 없으며
고요함을 즐기는 사람은 식은 재와
마른 나무 같이 생기가 없다.
사람엔겐 모름지기 멈춘 구름속에
솔개가 날고 잔잔한 물위에
고기가 뛰어오르는
기상이 있어야 한다.
첫댓글 즐거운 여행이셨겠네요. ^^~
건강하게 잘다녀오셔서 다행입니다
하느님 은총 많이 받고 오셨으니
기쁜 하루하루가 되실거같습니다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