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남녹색당 고농서모임에 지난달 참관했다가 이번부터 합류하게된 지산입니다.
이사한 지 일년되었으나 당적은 강원녹색당에 있고
사실 강원도에 있을 때도 농사짓고 아이 기르느라 녹색당활동은 거의 못했습니다.
화순에서 아기를 낳고 산골에서 살고 있는 청라님 댁에 장흥 팀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같이 뭔가 이야기 하고 같이 밥먹고 같이 공부하는 모습이 내심 참 부럽기도 했고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고립되어 허덕허덕 살던 모습을 생각하니
전남 녹색당 팀들의 마음이 참 예쁘기만 합니다.
나무의 약속이라는 김명수님의 시에
청라님께서 곡을 붙여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다 모이기 전에 먼저 온 사람들이
아이들과 숲에 가서 부를 노래를 외우려고 둘러앉아 노래 따라 부르기를 합니다.
곡이 따라 부르기 쉬워 모두 금방 따라하시네요.
어른들도 다 아이들 같아요. ㅎ
아름다운 밥상이 차려졌지만 먹느라 바빠서 사진기록은 없네요. ㅎ
산노랑 아이들과 의역학 모임이 산으로 소풍을 갔을 때 저희끼리 먼저 고농서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공부를 시작한 덕분에 아름다운 사랑채를 점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ㅎ
팥설기떡에 골담초 꽃을 얹었어요. 봄볕이 가득한 느낌입니다.
그랑께롱의 빵은 제일 먼저 동이 났구요.
유림이가 맛있어맛있어를 외치던 방울토마토와 참외
간식도 이렇게 푸짐하다니.
이번주 고농서 모임은 상아씨, 쪼, 성희씨, 대은씨, 그리고 저 이렇게 다섯명이 모였습니다.
임원경제지-관휴지 읽기 시작했구요.
관휴지는 풍석 서유구님이 쓰신 고농서 임원경제지 중에서
온갖 채소류, 나물류, 해초류, 약초의 이름 고증 및 재배법에 대한 책이라고 되어있네요.
궁금했던 책이긴 하지만 혼자 읽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책이라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번 고농서 팀에 합류하게 되어 같이 읽게 되어 기쁩니다.
사실, 저는 관휴지를 읽다가 한문에 약하기도 하고
공부하는 것을 즐기는 자가 아니라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그냥 모였을 때 물어봐야겠다고 덮어버렸는데
성희님께서는 책을 읽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직접 그려보며 수치 계산하시고
따로 기억해둘만한 부분을 하나하나 메모해놓으셔서 감동했습니다.
심지어, 글씨도 명필임
사진 가로로 올려서 죄송합니다.
핸드폰에서 여러장 바로 올리다보니.그리 되었습니다.
모두 바쁘신 듯 해서
그냥 인사도 드릴겸 제가 후기를 쓴다고는 했는데
공부한 내용에 대해서 자세히 올리기는 어렵습니다.
논의된 내용도 정확히 이해못한 면도 있고요. 하필 수치 이야기도 많이 나와서
제가 메모를 잘 하는 타입이 아니라.
다만, 느낀대로 이야기 하자면 오래전에 집필되었으나 이제서야 번역이 시작되고 있는
임원경제지를 번역한 내용은 한학을 공부한 사람들이나 역사를 번역했던 사람들이 번역을 하여
농사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좀 없이 번역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말투의 번역문이 많아서 저희들끼리도 이야기 하면서도
이게 무슨 뜻일까 서로 의논하면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던이 것이 있고
오역된 듯한 느낌이 드는 비문도 많이 보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농사법에 대한 해석을 그냥 원문으로 해석하고 추측하다 보니
실제 집필되었을 때의 뜻과 다르게 해석된 듯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보였고요.
수치에 대한 질문을 드렸는데
쪼님의 상세한 답변의 내용을 정확하게 옮겨 적을 수 없어 안타까움이 있습니다만,
수치 계산법이 지방마다 다르고, 시기별로 다른데
이 책은 백과사전처럼 여러가지의 농서를 집대성한 책이다 보니
책의 한 구절이 어느지역, 어느 시기에 작성했다는 뚜렷한 정보가 없어
지금으로서는 정확하게 재현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쪼님이 한 예로 들어주신
중국의 경묘법 (1경에 100묘),
우리나라의 두락재 (파종량-마지기) 종자가 얼마나 들어가느냐에 따라 환산하는 마지기
우리나라의 결부법 (수확량을 기준으로 환산하는 방법으로 손아귀 한줌을 1결로 했을때 몇결인가로 환산하는 법)
등등의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어느 시절에 어느지방에서 나온 책으로 부터 받은 자료를 집대성한것인지
정확한 주가 없어서 책에 나온 정보로 밭의 모양을 만들어본다든가 하는 것은
상상력과 추리로 해야 할 것 같고
실제로, 예전 어르신들께서 지금처럼 기계와 비료와 농약이 없었을 때
어떤 방식으로 농사를 지었는가 살펴보고 참고할 것들만 참고할 수 있을 뿐
그대로 농사를 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와. 꼭 그대로 전수받아야 할 필요는 없겠다
가볍고 재미있게, 공부를 하자고 이야기 되었습니다.
관휴지-자총 편에 자총이 무엇인가 제가 질문을 드렸는데
대흠님께서 학명을 살펴보니 양파인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총이라고 부르는 까닭이 껍질이 자주색이기 때문이라는 문장때문에
그 이전에도 자주양파가 있었던 것이냐. 이거 양파 맞냐 뭐 그런 이야기들이 오고가긴 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자주양파가 아니라
양파 껍질의 붉은 색을 자색이라고 표현한 모양이다 라는 생각이 드네요.
무튼, 자총은 좀 생소했고요.
각기 채소의 파종법과 해충방제법에 대한 이야기들이 발췌되어 읽기도 하였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약초밭 채전 만드는 법에서
" 땅이 비교적 넓다면 또 마와 모시풀, 과일과 곡식 등을 겸하여 심을 수 있으니 보통 밭에 비하면
이윤의 몇배가 된다. 그러므로 이 원예농의 직업은 농사짓는 농부를 대신할 수 있다.
욕심을 비우고 뜻을 기르는 선비들 또한 은거장소로 삼으면 날마다 채소를 넉넉하게 자급할 수 있다.
(중략)하양한 사람이 한가로이 거처하며 채소를 파는 것 같이 일들이
도를 깨치는데 무슨 해가 될것이 있겠는가?(왕씨농서) "
라고 쓰여진 부분을 읽으며
전에 읽었던 "가이아의 정원"에서 나무와 작물, 꽃, 연못과 수생식물들, 약초와 허브들을
골고루 심어 정원텃밭을 만드는 것들에 대한 책을 읽으며 행복해했던 기억이 났고
요즘 퍼머컬쳐라는 작은 움직임들이 여기 저기 생기고 있는데
이것이 지금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먼 옛날부터 우리나라든 중국이든
동양에서는 이미 해왔던 일이라는 것에 또 감명을 받았습니다.
상아씨가 읽으시는 책은 농진청에서 배급한 고농서 해설을 간략하게 했던 책인데
저로서는 한문이 너무 가득하고 무엇보다 예쁘지 않아서 읽고 싶지 않았던 책인데
그 책을 꼼꼼이 읽고 저희들이 새로 번역된 책을 읽는 것과 비교하시면서 책을 읽어주셔서
또 재미있었습니다.
관휴지 읽기에 앞서 겨울 무렵에 관휴지를 지금 책임번역하시고 계신분이나
농사관련된 번역서를 많이 내고 계신 김석기님을 초청해서 작은 강연을 열어
모이면 어떨까 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후기를 작성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모두 바쁘시어 총대를 맨 저를 갸륵히 여기시어.
고농서 공부모임이 끝나고 나오니
숲에 다녀온 아이들 중 방에서 길날님과 놀고 있는 아이들이 있었고
공부를 마치고 나온 고농서팀이 상아씨와 청라씨가 지난달에 받은 병아리가
얼마나 컸는지 보며 담소를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고요.
호림이는 마당에 있는 나무를 톱으로 자르기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물가에 고기잡는데 필요하다며 열심히 자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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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옆에 계곡물이 내려가는 하천 개울다리가 있는데
아이들 몇몇이 다리 밑에 모여서 다슬기 잡기 놀이를 합니다.
이렇게 뛰어놀다가 다울이가 넘어져서 이마가 깨졌는데 이제 많이 나아졌나요?
남자애들 둘을 기르다 보니 어지간히 다쳐서는 놀라지도 않는데
그날 다리밑에서 사이렌소리 같은게 울려서 보니 다울이 울음소리였는데
상처는 크지 않은 것 같은데 피를 보고 놀란 모양입니다.
짖궂게도 다울이가 목청껏 우는 소리를 들으며
고놈 소리시키면 진짜 잘하겠다고 혼자 생각하며 웃었어요.
호림이가 어른들에게 달려와서 다울이가 다친걸 제일 먼저 알려주었어요.
이 아이들이 예쁜건지
엄마가 되어 아이들이 이뻐보이는 건지
요즘 아이들이 이쁜건지
원래 아이들은 다 이쁜건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산노랑 아이들이 오래오래 같이 어울려 놀며
서로 따뜻하게 보듬고 행복하게 놀면서
서로에게 생애 중요한 관계들로 남기를 그냥 바래봅니다.
저를 끌어들여주시고, 반갑게 맞아주셨던
전남 녹색당 팀들 고맙습니다.^^
첫댓글 아니, 성희씨, 글씨가 명필이오. 깔끔의 그의 성격이 드러나네요. 녹색당의 숨은 후원자..
지산님 총명탕을 드셨나 자상한 기억력, 다정한 후기어요.
고농서 겨울? 열린강좌 고대합니다.
아. 이 정도 후기여도 되는 건가요? ㅎ ㅎ
다정한 후기라니. 고맙습니다.
와,, 엄청 감동, 감동,,,^^
이런 후기는 일찌기 없었네요.
이런저런 감칠맛 나는 이야기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음,, 그런데 다른 건 모르겠고,,,
대흠이 아니라, '대은'씨 입니다. ㅜㅜ
죄송 제가 뭐 지적하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름은 좀 걸려서,,,ㅎ~~
아. 저는 지적하고 디스하는 거 엄청 좋아해요. ㅋ
들리는 대로 적었더니. ㅋ
대은씨에게 엄청 미안하네요. 쪼님 조언대로 얼른 수정했습니다.
이 정도 후기로 기뻐해주시다니. 감솨합니당. ㅎ
지산님과 고농서 모임... 처음엔 그 분위기에 잘 적응하실까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이제보니 천생연분 (?^^)이네요. 와, 고리타분해 보이는 빛바랜 책 속에서 보물을 찾고야마는 대단한 사람들!!!! 다울이는 하룻밤 자고나니 멀쩡하고요, 다음날 다랑이랑 싸운 뒤에 또 목청껏 울었습니다. 이러다 득음하겠어요. ^^;;
헤헤. 저는 고농서팀의
드라이한 면이 좋아요.
의역학팀은 사실, 너무 아기자기해서
겁났거든요 ㅋ
책도 생각보다 재미지지만
같이 공부하는 분들이 참 좋네요. ㅋ
다울이 득음하면 콘서트합시다. ㅋ
어디에서라도.
뭐. 득음과 관계없이 늘 콘서트같긴 하지만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