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하지정맥류에 대한 인식이 싹트기 시작한 2~3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하지정맥류, 약으로 치료 가능할까요?” 라는 질문조차도 없었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하지정맥류라는 질병 자체가 생소하다 보니, 뭐~이런 병도 다 있나? 하던 시절이다 보니 관련된 복용 약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생각지 못했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하지정맥류와 관련된 약은 이 시기에도 있었습니다.
다만 일반인에게는 너무나도 생소한 질병이다 보니, 약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시기였을 뿐입니다.
그러던 하지정맥류약이 최근에는 TV CF를 통해 보다 널리 알려졌고, 실제로 효과를 봤다는 입소문을 타고 많은 분이 알게 된 것입니다.
하지정맥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약을 통해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약에 대한 맹신인지 아니면 정확한 사실을 표현하지 않은 광고 덕분인지, 전문의에게서 정확한 진단을 받기도 전에 하지정맥류약 먼저 찾는 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약 복용 후 증상의 차도나 관리가 가능했던 분들이야 다행스러운 일이고, 상관없는 일이 되겠지만....
하지정맥류약 복용 후에도 별다른 증상의 차도가 없었던 분들의 경우 “해도 안 된다”라는 생각에 정확한 진단 및 치료 과정을 생략한 채 방치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하지정맥류약” 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볼까 합니다.
과연 하지정맥류약은 어떤 약이고, 효능은 어디까지인지 정확히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하지정맥류약, 먹는 것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애초에 먹어서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존재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정맥류는 혈관 늘어나서 생기는 질병입니다.
물론 가만히 있던 혈관이 저절로 늘어날 일은 없습니다.
혈관이 늘어난 이유는 혈액이 역류하면서 정맥 내 압력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성분이 어떻게 작용한 것이길래,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일까?
병원 처방 혹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하지정맥류약의 “식약처 분류”를 보면, 대부분이 [ 순환계용약 ] 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효능 및 효과만 보더라도 [ 정맥림프 기능부전 혹은 만성정맥부전과 관련된 증상개선(중압감, 부종, 경련, 통증) ] 으로만 표기되어 있지, 그 어디에서 치료라는 말은 없습니다.
즉, 판막(valve) 손상에 의해 혈액이 역류하면서 혈관이 늘어나고 최종적으로는 피부 밖으로 돌출되는 특성이 있는 하지정맥류 자체를 치료하거나 늘어난 혈관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개념이 아닌,
혈관을 튼튼히 해줌으로써 과도하게 확장되는 것을 억제하고, 이를 통해 증상 완화 및 관리에 도움이 되는 약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생약 성분을 주로 하는 Naftazone, Purified and Micronized Flavonoid Fraction, Centella Asiatica, Vitis vinifera leaf dry ext, Vitis vinifera ext 등의 성분이 혈관 강화 및 하지정맥류 증상 억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 홍보되는 과정에서 “하지정맥류약”으로 발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생약 성분들로 혈관 벽을 튼튼히 해주고 림프 순환속도를 증가
- 정맥 혈관의 과도한 확장을 예방 및 억제
- 부종 및 피로감 감소에 효과적인 방법
치료 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데, 하지정맥류약이라고 불리는 까닭은?
신이 선사한 생명의 상징은?
하지정맥류약들의 역사를 보면 꼭 빠지지 않은 과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포도”인데요.
포도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여온 시기는 고려 시대 이전으로 추정될 뿐이며, 조선 초기를 다룬 서적(조선왕조실록)에도 포도에 관한 기록이 적지 않습니다.
다만, 조선 시대만 하더라도 임금이나 양반들이 즐기는 과일로 인식되었지, 이것이 혈관 건강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포도를 전 세계인이 좋아하는 과일로 발전(원조는 카스피해 연안으로 추정)시킨 유럽에서는 이미 수백 년 전부터 하지정맥류에 매우 좋은 성분이 포도씨에 다량 함유되어 있던 사실에 주목하고 이를 상품화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직도 시중에서 판매되는 “하지정맥류약(정맥순환개선제)”의 상당수가 “포도씨”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으며, 성분 자체는 혈관 및 하지정맥류 예방 혹은 증상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움이 된다”와 “치료가 된다”는 전혀 다른 의미인데요.
도움이 되는 약에서 치료 약이라는 인식으로까지 발전한 계기는 (1) 하지정맥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2) 이와 연관된 약을 판매하는 제약사들의 마케팅이 반복되면서 와전된 것으로 추정만 할 뿐입니다.
그럼, 하지정맥류약은 복용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
이 글의 목적은 약 자체의 성분이나 효능을 부정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다만, 하지정맥류약으로 오인하고 맹목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실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입니다.
정맥 순환개선제는 하지정맥류 환자들에게만 처방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하지정맥류라는 질병이 지금처럼 유명해지지 않았던 시기부터 존재해 왔고,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처방되어 왔던 약입니다.
예를 들자면, 다리에 나타난 정맥류를 “하지정맥류”라고 하고 – 항문에서 발생한 정맥류를 “치질”이라고 합니다.
치질은 하지정맥류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유명했던 질병인데요. 아주 초기여서 외과적 수술요법이 필요치 않은 경우
즉, 과도한 활동이나 노동에 의해 피로감이 쌓이고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통증을 완화해주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혈전증이나 외상으로 인해 장기간 병원 신세를 지거나 누워만 있어야 하는 분들에게도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정맥 순환개선제와 같은 성분인 약들의 특징인데요.
앞선 설명과 같이 일시적 간헐적으로 나타난 부종을 순환개선을 통해 빠르게 감소시켜주고, 혈관을 튼튼히 해주는 부분에 있어 분명히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먹어서 치료할 수 있는 하지정맥류약은 없습니다!
다만, 정맥을 튼튼히 해주고 혈액순환을 향상해줌으로써, 하지정맥류 예방 혹은 치료 후 빠른 회복이나 아주 초기여서 병원 치료조차도 필요치 않은 분
그리고 운동 부족이나 잘못된 식-생활습관에 의해 일시적으로 혈액 순환능력이 저하되면서 단순 부종만이 나타난 분에게 도움이 되는 약이 있을 뿐입니다.
이것을 치료개념의 하지정맥류약으로 생각하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치료까지는 아니더라도 관리 차원에서 바르게 복용하는 방법은?
정맥순환개선제 성분 약들의 대부분은 생약 성분을 기본 베이스로 하는 만큼, 복용에 있어 특별한 주의사항은 없습니다.
물론 드물게 복통이나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는 사례로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바로 없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하더라도 처방한 주치의 소견에 따라 복용을 조절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부종이나 통증 완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1일 복용량을 초과하는 분들이 간혹 계신데요.
1알 복용할 것을 3알 복용했다고 해서 3배의 빠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아침, 저녁 1정씩 2번 복용 혹은 하루 1회-2정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식전,후를 가리지 않고 복용할 수 있습니다.
오전이 편한 분이라면 오전에 2알을 먹는 것으로 1일 복용량을 채워도 무방하고, 저녁 시간이 편하신 분은 식전이나 잠자기 전에 한꺼번에 2알을 복용해도 무방합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1일 2정을 12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는 것입니다.(ex, 오전 8시 & 오후 8시)
* 각 제조사(제약회사)의 성분 특성 혹은 처방의 목적에 따라 기준 복용법에 차이가 있는 만큼, 주치의 처방 및 약사에게서 정확한 복용법을 안내받고 복약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정맥류약이라는 것을 자칫 치료제로 생각하고, 복용 약을 통해 치료를 원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서 오늘과 같은 주제를 다뤄봤습니다.
혹시라도 정맥순환개선제를 하지정맥류 치료 약으로 이해하고 계셨던 분들이 계셨다면, 이 글을 통해 치료의 목적이 아닌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아셨길 바랍니다.
약 먹는 것을 좋아하는 분은 없습니다.
다만 아프고 불편해서 그리고 한시라도 빨리 업무나 생활로 복귀가 필요한데, 병원을 갈 시간도 없고....
그래서 조금이나마 더 편리하게 접근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약”을 찾게 된 것일 것입니다.
그러나 빠른 효과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 및 처방이 가장 중요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만 제대로 된 치료 기회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점 명심하시길 바라며, 혹시라도 “정맥순환개선제”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면 – 비싼 일반의약품보다도
성분함량이 더 높아서 효능도 더 강한 그리고 건강보험도 적용받을 수 있는 “전문의약품”을 복용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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