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입니다.
퇴근즈음 아내가 메세지로
나가서 저녁 먹자 합니다.
집에 오니 애들은 식사중입니다.
바로 고기집으로 출동합니다.
고기에 집중할 수 있는
귀중한 저녁입니다.
고기집 건너편 식당입니다.
점심에 한번 와봐야겠습니다.
테이블을 돌며
고기를 뒤집던 사장님이
가지런히 잘라주십니다.
"50분에 한번씩 뒤집고
52분에 드시면 됩니다."
테이블마다 놓인 시계가
이런 용도인가 봅니다.
52분입니다.
시간맞춰 따라놓은 첫잔에
살짝 땀이 맺힙니다.
인터넷으로 찾은 맛집이라 그런지
애들 없이 한가한 식사라 그런지
남이 구워준 고기라 그런지
맛있습니다.
사장님이 갈빗대도
마저 구워서
잘 벗겨주십니다.
애들끼리 밥 먹고
집에 잘 있게 준비한 아내가
생색을 냅니다.
"내 덕에 맛있게 먹는 줄 알아요~"
"고마워요 여보."
사장님이 깜짝 놀랍니다.
"부부셨어요?"
"그럼 불륜인 줄 아셨어요?"
"아뇨~ 조용히 드시고 닮으신 것도 같길래 오누인가 했죠."
뭐 눈엔 뭐만 보인다더니
제 수준이 이렇게 드러납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라면을 기다립니다.
옆 테이블 코막힌 여자와 혀짧은 남자가
서로 고기도 입에 넣어주며 소란스럽습니다.
만남이 길어지고 결혼하면
저희처럼 조용해질 것입니다.
아까부터 문밖에서 기다리는
커플의 발목이 보입니다.
얼른 일어나야겠습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망고빙수입니다.
집에 와보니
배송된 달걀 몇개가
깨져 있습니다.
급히 수습하여
팬에 올립니다.
착 뒤집습니다.
성공!!
인심좋은 버거킹에서
남겨온 케첩이
어느새 세개입니다.
눕혀놓은 아이들이
뛰쳐나오지 않습니다.
방은 에어컨으로 시원하고
거실은 덥기 때문입니다.
덥지만 한가한 거실이
저는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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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
돼지생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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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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