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용호동 부둣가로 들어가는 입구
4월 13일 일요일 정오, 부산 감만동에 사는 달봉이와 눈뗑구랑, 나, 이렇게 셋이 화창한 봄 햇살을
받으며 용호동 부둣가로 시적시적 걸어가고 있었다. 날씨는 비교적 좋은 편이었으며 바람 또한
잔잔하여 부둣가에 쭈그려 앉아 쐬주 마시기에는 따악 ~ 좋은 날씨였다
부산 용호동 이기대 올라가는 입구의 부둣가
용호동 부둣가는 이기대 해상공원 올라가는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데 해녀할매들 몇몇이 모여앉
아 홍합, 해삼, 골뱅이, 돌멍게, 성게 등등을 팔고 있었다. 모두 자신들이 잠수복 입고 물속에 풍
덩 뛰어들어 잡아온 해산물들이라고 한다
그중 돌멍게와 성게는 전국의 횟집에서도 쉽게 볼수 없는 귀한 물건이지만 이곳 용호동 부둣가
에는 지천으로 널려 있어 손만 뻗으면 아무곳에서나 쉽게 맛 볼수 있다
직접 물질해서 잡아온 해산물을 팔고 있는 부산 용호동의 해녀 할매들
홍합 큰 사발로 한 사발 삼천원, 그리고 커다란 돌멍개 한사발과 성개 까놓은것 한 사발에
각각 만원씩...
가격도 무자게 싸고 해녀 할매들 인심도 우리동네 단골 대포집 할매처럼 푸짐하고 넉넉하다
부산 용호동 해녀 할매들이 팔고 있는 해삼물들
저기 성게는 해녀할매들이 일일이 다 까서 먹기좋게 접시에 발라 놓았다
그리고 가운데 있는 덩치큰 돌덩이 같은 해산물은 돌멍개라고 하는것인데 이미 멸종 된줄 알고
있었던 돌멍개가 이곳 용호동 부둣가에는 아무곳이나 버젓이 나돌아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저곳은 술은 팔지 않는곳이기 때문에 쐬주는 허리춤에 꿰차고 가든지
아니면 뒷주머니에 집어넣고 가든지 해야한다
부산 용호동 이기대 입구의 부둣가
전에도 한 번 와 봤던 곳이지만 나는 아직도 이곳을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모른다. 다만 부산 감
만동에 사는 달봉이와 눈뗑구랑이(눈이 뗑그랗게 생긴친구)를 따라 뜬금없이 이곳까지 흘러들
어온 것이다
언젠가 한 번 왔었던 낮익은 용호동 부둣가엔 세월을 낚는 낙시꾼들 몇몇이 모여앉아 낚시를 하
고 있었고 부둣가 사람들도 바지런히 그물을 손질 하고 있었다
부근 구멍가게서 쐬주 몇병 사가지고 방파제에 올라가 따스한 봄 바다를 바라보며 마셔 보려고
방파제 쪽을 바라 보았더니 잉 ? 이것이 뭔 일이랑가 ?
부산 용호동 이기대 입구의 부둣가 방파제
어구 손상시 배상...
무인 카메라 설치 !
어구 위에 올라가면 개새끼 ?
어구 손상시 배상이라니 뭘 배상 한단 말임시 ?
글구 개새끼만 올라가라는 야그여 ? 올라가면 개새끼라는 야그여 ?
부산 용호동 이기대 입구의 부둣가 방파제
이번에는 카메라 줌을 뗑겨 보았더니 비교적 글씨가 자세히 보였다
낚시 금지
올라 가 지 마
어구 손상시 배상...
무인 카메라 설치
어구위에 올라가면 개새끼 ?
그럼 개새끼만 올라 가라는 야그인가 ?
감만동 달봉이에게 물어봤다
" 어구 손상시 배상 시킨다는데 뭘 배상 시킨 다는거여 ? "
" 방파제 위에 해산물 같은거 널어놓고 말리고 있다카는거 아임니껴 ? "
" 근디 ? "
" 사람들이마 방파제 올라가서 해산물 밟고 돌아댕긴다 카이 저렇게 해놓은것 아닝 기라예 "
" 조 위 횟집에도 개쉐이들이 있더마 그 개쉐이들 들으머 자존심 엄청 상할텐디... "
" 여기 부산은예, 사람들이 억세놓다 카이 거의 다 저런식입니더 "
글잖아도 이동네도 개쉐이들 몇마리 돌아 댕기는것 같더만 그 개쉐이들은 저런 문구를 보고
과연 어떻게 생각들을 하고 있을것인지 용호동 개쉐이들을 한 번 만나봤다
부산 용호동 개쉐이들
용호동 횟집 부근으로 가 봤더니 웬 개쉐이들 두 녀석이 지들끼리 뭐라뭐라 떠들어대고 있었다
" 개시캬 ! "
" 일언 개 뼉대귀 가튼 점박이노무 색낑이...개시키라니 ? "
" 그라머 니캉 내캉 개시키 아니고 뭣꼬 ? "
" 어 ? 글고 보이 그라네. 우린 개시키들이제. 내 깜빡 했네 "
" 저기 방파제 글씨 안 보이노 ? 어구위에 올라가면 개새끼라 카는데...잉간들이..."
" 어 ? 그라네 ! 근디 개가 뭐 어떻다구 저 난리들이제 ?
" 저 잉간들 꼭 싸울때 열받으면 이렁...개새끼들...이라고 하더라고...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 그러궤 말이여. 지들 뿔따구만 나면 꼭 개를 같다 붙이는디...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
" 먼저도 듣자하니 술 퍼묵고 욕하는거 보이까 개, 돼지만도 못한 색끼들이라 카더마 "
" 뭐라 ? 잉간들이 그런욕을 하더란 말이쥐 ?
지들 실컷 묵꼬 질리면 빽때귀 하나 던져 주고는 선심쓰는 척이나 하면서 말이여 ! "
" 하긴, 우리 개들 세계에서도 제일 드런 욕이 잉간만도 못한 색끼...라고 하는 욕이니까..."
" 어구 위에 올라가면 개새끼 ! " 라는 문구를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견공들
" 어구 위에 올라가면 개새끼 ! " 라는 문구를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견공들
첫댓글 봄 다 지내가 삐린 뒤에 봄 귀경 나섰그마... 여름맞이 나선 거시 맞능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