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2) - 쇼핑의 탄생
백화점의 탄생지는 유럽이지만 백화점의 마케팅 기법이 꽃을 피운 곳은 미국이었다. 미국에서 백화점이 대중화를 이룬 시기는 1880년 대이다.
프랑스와 미국은 백화점이 비교적 일찍 나타났고, 독일과 영국은 늦었다. 백화점은 미국 문화와 프랑스 문화와는 문화적으로 가까웠다. 백화점은 소비자본주의가 꽃을 피우는 곳이었다. 소비 문화를 삶의 맛과 멋에 결부시키므로 문화공화적 요소가 흘러 넘치는 장소가 되었다.
1886년에 전깃불이 백화점의 유리창문을 환하게 비쳤을 때, 사람들은 황홀감을 느꼈다. 그때 잡지 일렉트리컬 리뷰‘지의 보도는 이랬다.
“길을 지나가던 사람들은, 마치 나방이 석유 램프에서 하는 것과 같이 ’떼를 지어서 모여들었고, 또 흩어지면서 혼란스러워 하였다.”
1890년 경부터는 백화점은 신문 광고의 주요 고객이었다. 전깃불이 미국 도시의 한 구석에서 나타나자. 전깃불은 상점에서 상점으로, 그리고는 전국 방방 곳곳의 거리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남성의 기성 양복의 메이커로 사업을 펼친 존 워니메이코 사는 이런 광고를 냈다. ‘1874년부터 가격 정찰제를 실시한 ’존 워너메이코‘사라며, 대대적인 광고를 냈다. 광고는 먹혀들었다.
소비자를 유혹하는 광고가 백화점의 판매 혁명을-- 백화점의 판매 혁명은 대대적인 물량 공급과 더불어 상품의 다양화를 가져왔다. 이제는 상품 판매를 위하여 기획하고, 마케팅, 유통, 가격정책, 확장 전략 등이 판매의 성격이 되었다. 이제는 판매에 머리를 굴릴 줄 아는 전문가가 참여하였다.
여성들의 삶도 근본적으로 바뀌어 갔다. 쇼핑은 합리적인 생활의 양식이 되었다. 이로서 쇼핑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였다. 동네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단순히 팔기만 하던 상업 문화가 쇼핑 문화라는 문화 혁명을 불러왔다.
여성의 외출이 빈번해졌고, 지금까지 여성의 외출을 금기시하였던 문화가, 이제는 여성의 외출을 당연시 하였다. 집에만 갇혀 있던 여성들이 쇼핑이라는 품위있는 행위로(저질이 아닌 고급의 행위라는 뜻), 여성의 외출을 당연하게 생각하였다. 쇼핑은 여성들도 큰 길을 활보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아직은 달가워하지 않는 보수주의자들도 있었다. 1881년 6울의 뉴욕 타임즈 지는 여성의 쇼펑을 남성의 음주나 흡연처럼 사회악으로 치부하는글을 실었다.
그러나 당시의 여성잡지는 쇼핑은 훙륭한 주부로 격상시키는 행위라며 두둔하는 글을 실었다. 여성의 쇼핑을 품위있는 행위로 격상시킨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집안에만 갇혀 있던 여성이 거리로 나와서 활보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기만 한 것이 아니고, 당연시 하는 쪽으로 사회의 의식이 바뀌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