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 중 이틀째 날 아침에 남편이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데 내용이 “몸도 불편한데 어머니가 가면 도와주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한테 폐가 되니 가지 말라”고 한다. 통화를 마친 후 무슨 얘기냐고 물으니 내일 오리알터(증산법종교 본부)에서 행사가 있는데 음식만드는 것 도와주고 행사도 참석하고 싶은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전화가 왔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 또한 그렇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런 어머니에게 왜 그러실까 그냥 집에 계시지 하는 생각보다는 지난번 교무님의 일기 감정하실 때 부모님의 겉말속에 숨은 속뜻을 알아채야 한다는 말씀이 떠올라 어머니의 말속에 숨어있는 진심이 느껴졌다. 그래서 남편에게 “어머니가 당신한테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것은 자기 의견을 묻는게 아니라 가시고 싶다는 것이고 데려다 달라는 것이야. 만약 자기가 끝까지 가지 말라고 한다면 아마도 어머니는 성격상 당신 혼자서 가실걸.. 불편한 몸이지만 그래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 앉아서 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잖아. 모셔다 드린다고 해.“ 라고 했다. 남편은 내 말을 듣더니 바로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그럼 내일 모셔다 드릴테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한다. 그리고 행사 주관자에게 행사 진행 내용을 문의하고 참석시간을 물어본다.
2. 다음날 오후. 어머니를 행사장인 오리알터에 모셔다 드리러 가면서 행사가 저녁과 다음 날 아침 일찍 있다고 하면서 자기도 거기서 자고 오겠다고 한다. 그 말에 난 마음이 불편해진다. 어머니만 모셔다 드리고 오면 되지 행사까지 참석할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잠까지 자고 온다고? 하는 생각에 “행사에 꼭 참석해야 해? 굳이 잠까지 자고?”라고 했다. 남편은 어머니가 몸이 자유스럽지 못하니 이동 중 혹시라도 넘어지기라도 하면 안되니 옆에 있어야하고 새벽에 행사를 하는데 저녁에 왔다 일찍 나가야 하니 그냥 자고 오겠다는 것이다. 그 말이 이치적으로는 맞는 말이긴 한데 나는 그 말에 ‘그렇지 당연히 그래야지’ 라는 마음이 나오지 않는다. 남편에게 서운함이 나온다.
3. 어머니입장에서나 행사측 입장에서 보면 남편의 취사는 환영할 일이고 합리적인 것임이 분명한데 나에겐 왜 경계로 다가 온 것일까?
표본이 아닌 표준으로 남편을 바라보는 내가 있었다.
경계를 당하여 일어나는 내 마음을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남편에 대한 틀을 가지고 ‘저 사람은 항상 그래.’ 라는 고정관념이 경계마다에서 나를 괴롭혀왔구나. 나에게로 맞추어야 할 초점이 늘 상대로 향함에 따라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 또 상대를 인정하지 못하게 되었음이다. 경계를 따라 있어진 나의 마음도 그럴 수 있고 상대도 그럴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너와 내가 하나되는 순간이고 이 또한 피은이고 보은임을 다시 확인하는 공부가 되었다.
첫댓글 1. 네~ 가시고 싶어하는 어머니의 속 마음을 잘 헤아려 드리네요...
2. 어머니의 속 마음은 헤아려드리지만 남편의 마음은 꼭 그래야 돼하네요 ... 맞는 말이지만 당연히 그렇지가 안되는 것은 내 속에 숨은 마음이 있는 거지요
3. 표본으로 보지 못하고 표준으로 보니 그렇다는 나를 만나네요 ...그러니 나도 상대도 인정하는 공부가 되네요
속깊은 정진이 되는 것 같아 기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