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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적소(適材適所)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쓴다. 또는 그런 자리를 이르는 말이다.
適 : 맞을 적(辶/13)
材 : 재목 재(木/3)
適 : 맞을 적(辶/13)
所 : 바 소(戶/4)
(유의어)
적재적처(適才適處)
天下大勢, 分久必合, 合久必分.
천하의 대세란, 나뉨이 오래 가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짐이 오래 가면 반드시 나뉜다
삼국연의(三國演義) 첫 회의 한 구절이다. 중국 역사에서 춘추전국 시대는 전쟁의 연속이었다. 오랜 나뉨의 시대였다. 이를 진시황은 10년이 조금 넘는 정복 전쟁을 통해 마침내 하나로 합치고 통일 시대를 열었다.
통일 진나라는 법가 사상에 의지해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형벌 규정이 촘촘하고 백성들에게 너무 가혹했다. 농민 세력이 주축이었던 '진승·오광의 난'으로 진나라가 다시 혼란에 빠진 것은 자업자득이자 필연이었다.
이번 사자성어는 적재적소(適材適所)다. 앞 두 글자 적재(適材)는 '맞는 재목(材木)'이란 뜻이다. 적소(適所)는 '맞는 위치'란 뜻이다. 두 부분이 합쳐져 주로 조직의 인사에서 '인재를 저마다의 품성과 재주와 능력에 맞는 직위에 앉히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유방(劉邦. 기원전 256-195)은 평범한 농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모친이 논두렁에서 조우한 용(龍)과 신체를 접촉했는데 이 장면을 부친이 목격했고, 그 후에 유방의 임신 사실이 확인됐다는 비현실적 일화가 존재한다. 유방이 미천한 신분에서 용으로 상징되는 지위로 급상승했기에 필요해진 허구일 것이다.
혼인 전에는, 성실하게 농업을 배우기보다는 지역의 혈기 넘치는 사고뭉치들과 어울리는 허풍쟁이의 면모가 두드러졌다. 부친은 이런 유방을 내심 포기했고 어떤 기대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타고난 임기응변과 끈질긴 근성이 이 시기에 충분히 숙성됐고 차츰 몸에 붙었다. 이 강점은 훗날 항우와의 대결에서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그의 목숨과 조직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한다.
유방의 기질과 통일 진나라가 휘청거리는 시기는 썩 잘 어울렸다. 그는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수하의 무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약 100명 규모 오합지졸에서 수만 병력으로 성장하는 데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난세였기에 의지할 보스를 탐색하던 인재들도 차례로 유방의 진영으로 모여들었다. 여러 인재가 한 진영에 모이면 서열 문제도 복잡해지고 자리다툼은 당연히 생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유방은 항우보다 확실히 뛰어난 리더였다. 초한전쟁의 승패는 이 인재의 배치와 운용에서 선명하게 갈린다.
무장(武將) 가문의 후예였던 항우는 힘이 장사였다. 기병대(騎兵隊)를 거느리며 유방과의 대결에서 거의 매번 압도적인 전투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유능한 책사였던 범증(范增)마저 유방의 반간계(反間計)에 속아 자신의 곁을 떠나게 할 정도로 인재 운용에 미숙했다.
유방이 비범한 적재적소(適材適所) 능력을 스스로 설명해주는 일화가 존재한다. 유방이 항우를 자결하게 한 후, 황제로 즉위하고 연회 자리를 마련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그가 질문한다. "내가 천하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혹시 압니까, 그리고 그토록 천하무적이던 항우가 천하를 잃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저런 대답에 유방이 자기 생각을 들려준다. "군막에 머물며 계책을 짜서 천 리 밖 승리를 결정짓는 일은 내가 장량(張良)만 못해요.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을 보살피고 군량을 적시에 공급하는 일은 내가 소하(蕭何)만 못하죠. 백만 대군을 통솔하고 백전백승하는 일은 내가 한신(韓信)에 못 미칩니다. 이 세 사람은 모두 호걸 가운데 호걸입니다. 이 인재들을 적재적소(適材適所)에 기용한 것이 바로 내가 이 통일된 중국을 얻은 비결입니다. 항우에게도 범증이 있었지요. 하지만 항우는 우리 계책에 속아 그를 떠나가게 했죠. 그것이 그가 패배한 이유입니다."
인공지능(AI) 시대지만 인재를 알아보는 일은 여전히 생각처럼 쉽지 않다. 게다가 리더 입장에선 선택한 인재를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안배하고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더 고난도 미션이 기다리고 있다.
유방의 이 고백이 아니더라도 구체적 현실에서 적재적소(適材適所) 정답을 찾기란 그리 간단한 과제가 아니다. 사람과 조직의 업무 가운데 급소(急所)와도 같고, 여전히 가장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분야가 아닐까 싶다.
적재적소(適材適所)와 적소적재(適所適材)
어제는 전에 알고 지내던 여자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자기들 모임에 참석좀 해달라는 것이다. 1년전에는 모임에 가끔 참석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했던 처지들이다.
내가 정치가도 아닌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좀 듣고 싶다고 한다. 가끔 전화가 왔어도 작년 1년은 참석을 한번도 안했었다. 하기야 요즘은 몇사람만 모여도 때가 때인지라 4.13 총선을 앞두고 여야간에 공천문제로 시끄러우니 자연 대화가 그쪽으로 흘러간다.
누구는 어떻고 누구는 어떻고 각자 느끼고 생각 한대로 말한다. 전반적으로 19대 국회의원들 좋은 평가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또 서로 해먹겠다고 아웅다웅 싸우느라 난리 속들이다.
국민들은 도덕정치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도덕정치가 아니라 권력의 승부를 가리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를 할려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먼저 읽고 정치에 입문하라고 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했다. 그게 정치다. 그래서 군자(君子)는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적재적소(適材適所) 적소적재(適所適材)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이 그 말 같지만 뜻이 전혀 다르다. 적재적소는 알맞은 재목을 알맞은 자리에 쓴다는 뜻으로 자리에 맞는 재능을 갖은 사람에게 일을 맡긴다는 뜻이다. 집을 지을 때도 네 귀에는 기둥을 세우고 천장 중심에 대들보를 놓고 석가래를 깔아놓는다.
집을 짓는데 재목도 각자의 자리와 맡은 역활을 하고 있다. 햇볕이 잘드는 베란다에는 화분을 놓고 거실에는 쇼파와 티테이블을 놓고 맞은편 벽면에는 텔레비젼을 놓는다. 물건도 있어야 할 자리에 물건을 놓아야 한다.
사람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마땅한 자리에 마땅한 사람을 써야한다. 후보공천도 그렇고 정부인사도 그렇다. 청렴성 능력 전문성을 고려해 자리에 맞는 사람을 써야한다.
중국 당태종(이세민)이 정치에 관한 중요한 언행을 오극이라는 역사학자가 편찬한 '정관정요(貞觀政要)'라는 책이 있다. 정관은 태종의 연호(627~649)를 말하고 정요는 정치의 요체를 말한다.
정관정요에 나오는 군주의 도리, 인재등용, 간언의중요성, 도덕의 표준, 학술과 문화, 형벌과 부역, 조세 등의 기준을 마련했다.
인재등용편에 적재적소가 나온다. 뛰어난 인재를 맞는 자리에 임명하는 것이다. 먼저 나라가 추진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그 일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누구일까? 인재등용에 적재적소가 아니라 오히려 적소적재를 먼저 생각한다.
사람을 등용하는데 임금이 아는 사람을 찾아 쓴다. 배신하지 않고 충성할 사람이어야 한다. '일'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등용한다. 이것이 '적소적재'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 자리는 누가 적임자일까?'를 생각하기보다 '이 사람은 어떤 자리를 줄까?'를 생각한다. 적소적재 (適所適材)는 사람 중심이기 때문에 좁은 인사풀로 정실인사로 귀결될 위험이 높다.
그래서 국가중요 인사가 있을 때마다 조용히 넘어갈때가 없다. 총리는 국회 인준을 받아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장관은 다르다.국회 청문회만 거치면 국회가 부적합 통보를 해도 임명은 대통령 권한이다.
현실적으로보면 적재적소 임명이라기보다 적소적재 임명이 많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의 통치철학과 궤를 같이 할 사람, 충성스러운 사람, 지역 인맥 등 가까운데서 인재를 찾으니 시야가 좁을 수 밖에 없다.
독수리는 사냥을 할때 높은 산 바위에 앉아 멀리 내다보며 사냥감을 찾는다. 눈에 띄었다 하면 즉시 하강해서 사냥감을 나꿔챈다. 아니면 하늘 높이 더 천지사방을 관찰해 먹잇감을 찾는다.
인사도 멀고 넓은데서 찾아야 한다. 코드가 맞는 사람만 찾다보니 인재 난이다. 재야나 야당에서도 인재가 있으면 써야 한다. 나라를 위해서도 좋고 정적이 줄으니 좋은 일이다. 임금은 신하들의 언로를 열어줘야 한다. 항상 귀를 열고 있어야 한다.
당 태종이 천하를 다스리던 시대를 '정관지치(貞觀之治)'라 불리며 중국 역사상 가장 빛나는 시대의 하나로 기록될 수 있었던 것은 '위증'이라는 신하가 있었기 때문이다.
태종은 형과 아우를 죽이고 왕위를 차지 했다. 그때 위증이 태종을 해하려 했다. 왕위에 오른 태종이 위증을 심문했다. 왜 나를 해 하려 했느냐고 물었다. 위증은 신하는 충성만 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태종은 위증의 충성심과 용기를 가상히 여겨 중용한다. 위증은 태종을 위해 충성을 한다. 태종은 목숨을 건 위증의 간언이 태종이 바른 정치를 하게 하는 태종의 거울이라고까지 칭찬했다.
태종은 신하들의 간언이 왜 뜸하냐고 위증에게 물었다. 위증은 답하기를 처음에는 바른 간언을 좋아 하시고 수용하셔서 간언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간언을 접수는 하되 인상을 찌프리니 간언이 뜸하다고 했다.
그래서 의지가 약한 자는 마음으로만 생각하고 말하지 않고, 측근이 아닌자는 신임 여부를 몰라 함부로 말하지 않고, 지위에 연연하는 자는 말을 실수해서 지위를 잃을까 두려워 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수백년이 흘러간 지금도 임금과 신하의 관계나 현대정치의 대통령과 장관들의 관계를 보면 예나 지금이나 정치는 다른게 없는 것 같다. 적재적소의 인물이 아니라 적소적재의 인물을 쓰니 더욱 그렇다.
▶️ 適(맞을 적)은 ❶형성문자로 适(적)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啇(적)으로 이루어졌다. 適(적)은 상대방으로 향하여 나아가는 일, 몇 개의 길이 있는 중에서 어느 것인가를 골라서 나아감, 또 '상대방을 향하다', '적중하다', '적당'이란 뜻에도 쓰인다. ❷형성문자로 適자는 '맞다'나 '마땅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適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啇(밑동 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啇자는 화초 아래에 입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適자는 본래 '길을 골라가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여러 갈래의 길 중에 내가 가야 할 적합한 길을 고른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適자는 '맞다'나 '마땅하다'와 같이 '적합하다'라는 뜻만 남아있다. 그래서 適(적)은 ①맞다 ②마땅하다 ③가다 ④시집가다 ⑤즐기다 ⑥꾸짖다 ⑦전일하다(마음과 힘을 모아 오직 한 곳에만 쓰다) ⑧마침 ⑨맏아들 ⑩큰마누라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맞추어 씀이나 쓰기에 알맞음을 적용(適用), 꼭 맞음으로 어떤 기준이나 정도에 맞아 어울리는 상태를 적절(適切), 걸맞아서 서로 어울림을 적응(適應), 사물의 정도나 상태 등이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또는 잘 어울려 마땅함을 적당(適當), 꼭 합당함을 적합(適合), 알맞고 바름을 적정(適正), 무엇에 알맞은 성질을 적성(適性), 법규나 법률에 맞음을 적법(適法), 마침 알맞은 때나 적당한 시기를 적시(適時), 적당함과 부적당함을 적부(適否), 알맞은 시기를 적기(適期), 지나치거나 부족함이 없이 똑 알맞음을 적중(適中), 어떤 격식이나 자격에 맞음을 적격(適格), 음식의 맛이 구미에 맞음을 적구(適口), 잘못을 나무람을 적과(適過), 눈여겨 봄이나 확실히 봄을 적관(適觀), 향하여 감이나 따라감을 적귀(適歸), 꼭 알맞은 정도를 적도(適度), 알맞은 분량을 적량(適量), 심신에 적합하여 기분이 썩 좋음을 쾌적(快適), 가장 적당하고 적합함을 최적(最適), 마음에 들어 매우 즐거움을 가적(佳適), 무엇에도 속박됨이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생활함을 자적(自適), 한가하여 자적함을 한적(閑適), 어떤 일에 적당한 재능을 가진 자에게 적합한 지위나 임무를 맡김을 이르는 말을 적재적소(適材適所), 목적은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꾸미고 실상은 그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나아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적본주의(適本主義), 입에 맞는 떡이라는 뜻으로 제 마음에 꼭 드는 사물을 이르는 말을 적구지병(適口之餠), 알맞은 땅에 알맞은 나무를 심음을 이르는 말을 적지적수(適地適樹), 훌륭한 음식이 아니라도 입에 맞으면 배를 채움을 이르는 말을 적구충장(適口充腸), 여유가 있어 한가롭고 걱정이 없는 모양이라는 뜻으로 속세에 속박됨이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 편히 지냄을 이르는 말을 유유자적(悠悠自適), 속세에 속박됨이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 마음 편히 지냄을 이르는 말을 유연자적(悠然自適), 나릇을 북쪽으로 향하게 해 놓고 남쪽인 초나라로 가려 한다는 뜻으로 의도하는 바와 행하는 바가 서로 어긋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북원적초(北轅適楚), 발꿈치를 잘라 신에 맞춘다는 뜻으로 본말이나 주객을 뒤집음 또는 좋게 하려다 도리어 더 나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월지적구(刖趾適屨),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친구를 좋아하면 먼 곳이라도 피로를 잊고 따라간다는 말을 수우적강남(隨友適江南), 활과 과녁이 서로 맞았다는 뜻으로 기회가 서로 들어맞는다는 말을 궁적상적(弓的相適), 세력이 서로 엇비슷하며 힘이 서로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세균역적(細菌力適) 등에 쓰인다.
▶️ 材(재목 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才(재; 잘라 내는 일)이 합(合)하여 재목을 뜻한다. 材(재)는 樹(수; 서 있는 나무)를 자른 材木(재목), 건물(建物)이나 도구(道具)의 재료가 되므로 사람의 素質(소질)이나 재능도 材(재)라 한다. ❷회의문자로 材자는 '재목'이나 '재료', '재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材자는 木(나무 목)자와 才(재주 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才자는 땅 위로 올라오는 새싹을 그린 것으로 '재능'이나 '재주'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재능'을 뜻하는 才자에 木자가 더해진 材자는 상태나 재질이 좋은 나무라는 뜻이다. 材자는 나무의 '재목'이나 '재료'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사람에 비유할 때는 '재능'이나 '재주', '수완'과 같이 사람의 자질과 관련된 뜻을 갖는다. 그래서 材(재)는 ①재목(材木) ②재료(材料), 원료(原料) ③재능(才能), 재주, 수완(手腕) ④성질(性質) ⑤자질(資質), 바탕 ⑥도리(道理), 길 ⑦보물(寶物), 재화(財貨) ⑧가, 변두리 ⑨나무의 열매 ⑩헤아리다 ⑪사용하다, 쓰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물건을 만드는데 드는 원료를 재료(材料), 재목의 질을 재질(材質), 건축이나 토목 또는 기구 등의 재료로 쓰이는 나무를 재목(材木), 사람의 됨됨이와 쓸모 있는 바탕 또는 쓸모 있는 사람을 재국(材局), 예술 작품의 바탕이 되는 재료를 소재(素材), 어떤 사물에서 작품이나 기사의 재료 또는 제재를 얻음을 취재(取材),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가르치고 배우는 데 쓰이는 재료를 교재(敎材), 건축이나 가구 그밖에 여러 가지로 쓰이는 나무로 된 재료를 목재(木材), 무엇을 만드는 기본이 되는 재료를 자재(資材), 시세를 하락시키는 사항을 악재(惡材), 예술 작품이나 학술 연구 등의 주제가 되는 재료를 제재(題材), 콘크리트나 모르타르에 쓰이는 모래나 자갈 따위의 재료를 골재(骨材), 쓸모 없는 재목 또는 그런 사람을 산재(散材), 재목이 너무 커서 도리어 쓰기 어렵다는 말로 재주 있는 이가 불우한 처지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재대난용(材大難用), 들보로 쓸 만한 재목이라는 뜻으로 나라의 중임을 맡을 만한 큰 인재라는 말을 동량지재(棟梁之材), 방패와 성의 구실을 하는 인재란 뜻으로 나라를 지키는 믿음직한 인재를 이르는 말을 간성지재(干城之材), 영웅이 될 만한 자질을 가진 사람을 이르는 말을 영웅지재(英雄之材), 여러 세대를 통하여 드물게 나는 뛰어난 인재를 이르는 말을 간세지재(間世之材), 참나무와 가죽나무의 재목이라는 뜻으로 쓸데없는 물건이나 무능한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저력지재(樗櫟之材), 큰 재목이 작게 쓰이고 있다는 뜻으로 사람을 부리는 데 있어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안된다는 말을 대재소용(大材小用), 어떤 일에 적당한 재능을 가진 자에게 적합한 지위나 임무를 맡긴다는 말을 적재적소(適材適所) 등에 쓰인다.
▶️ 所(바 소)는 ❶회의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戶(호; 집을 나타냄, 소)와 도끼(斤)로 찍은 그 곳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곳'을 뜻한다. 나무를 베는 소리를 일컬은 것이었으나 나중에 處(처; 곳)대신 쓴다. ❷형성문자로 所자는 '곳'이나 '지역', '지위', '위치', '얼마'와 같이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所자는 戶(지게 호)자와 斤(도끼 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所자는 본래 도끼로 나무를 찍는 소리를 뜻했던 글자였다. B.C 470년경의 시가집인 시경(詩經)에는 '벌목소소(伐木所所)'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여기서 所所란 '나무를 찍는 소리'라는 뜻이다. 그래서 所자는 본래 나무를 찍는 소리를 뜻하기 위해 戶자는 발음요소로 斤자는 의미요소로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후에 '장소'나 '자리'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게 되었다. 그래서 所(소)는 ①바(일의 방법이나 방도) ②것 ③곳, 일정한 곳이나 지역 ④처소(處所) ⑤관아(官衙), 어떤 일을 처리하는 곳 ⑥지위(地位), 자리, 위치(位置) ⑦장소(場所)를 세는 단위(單位) ⑧기초(基礎) ⑨도리(道理), 사리(事理) ⑩경우(境遇) ⑪얼마 ⑫쯤, 정도(程度) ⑬만일(萬一) ⑭있다, 거처(居處)하다 ⑮~을 당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곳 처(處)이다. 용례로는 수입이 되는 이익을 소득(所得), 일정한 기관이나 단체에 속함을 소속(所屬), 들려 오는 떠도는 말을 소문(所聞), 가지고 있음 또는 그 물건을 소유(所有), 있는 곳이나 있는 바를 소재(所在), 매우 귀중함을 소중(所重), 어떤 일에 있어서 의미나 의의를 가지거나 쓸모가 되는 바를 소용(所用), 요구되거나 필요한 바를 소요(所要),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바를 소위(所謂), 바라는 바나 기대하는 바를 소망(所望), 원함 또는 원하는 바를 소원(所願), 몸에 지님 또는 지닌 것을 소지(所持),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옳다고 믿고 그에 따라 하려고 하는 생각을 소신(所信), 마음속에 품고 있는 회포를 소회(所懷), 어떤 일이 이루어지거나 일어나는 곳을 장소(場所), 사는 곳을 주소(住所), 보초가 서 있는 곳을 초소(哨所), 사업을 벌이고 있는 곳을 업소(業所), 사람이 살거나 임시로 머물러 있는 곳을 처소(處所), 몸 가운데에 목숨에 관계되는 중요한 곳을 급소(急所), 무덤이 있는 곳을 묘소(墓所), 머물러 묵는 곳 또는 숙박하는 곳을 숙소(宿所), 원하던 바를 이룬다는 말을 소원성취(所願成就), 나아가는 곳마다 적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소향무적(所向無敵), 능통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말을 무소불능(無所不能), 못 할 일이 없음 또는 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는 말을 무소불위(無所不爲), 알지 못하는 바가 없다는 뜻으로 매우 박학다식 하다는 말을 무소부지(無所不知), 열 사람의 눈이 보고 있다는 뜻으로 세상 사람을 속일 수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십목소시(十目所視), 어떤 일에 적당한 재능을 가진 자에게 적합한 지위나 임무를 맡김을 적재적소(適材適所), 훌륭한 소질을 가지고도 그에 알맞은 지위를 얻지 못한다는 말을 부득기소(不得其所), 보통 사람으로서는 헤아리지 못할 생각이나 평범하지 않는 생각을 이르는 말을 비이소사(匪夷所思)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