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張謂)-同王徵君洞庭有懷(동왕징군동정유회)(왕징군과 함께 동정호에서의 감회)
八月洞庭秋(팔월동정추) 팔월의 동정호는 가을이고
瀟湘水北流(소상수북류) 소수와 상강은 북으로 흐른다
還家萬里夢(환가만리몽) 머나먼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지만
爲客五更愁(위객오경수) 새벽 되어 꿈 깨면 역시 나그네 신세로다
不用開書帙(불용개서질) 책을 펴도 슬퍼서 볼 수 없기에
偏宜上酒樓(편의상주루) 주점에 가 술을 마실 뿐
故人京洛滿(고인경락만) 옛 친구는 낙양에 수도 없이 많은데
何日覆同遊(하일부동유) 어느 날이나 다시 그들과 노닐 수 있을런지
*장위[張謂, 721~780?, 자는 正言(정언)]는 중당의 시인으로 젊었을 때는 숭산(嵩山)에 박혀 면학에 힘썼고, 권세에 아첨할 줄 몰랐으며, 스스로 기골 있음을 자랑으로 여겼고, 예부시랑에까지 이르렀으나 좌천되어 담주자사(潭州刺史)를 지냈습니다.
*위 시는 문학비평가이신 ‘김희보’님의 편저 ‘중국의 명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인데, 시인이 상서랑으로서 동정호 부근인 하구夏口란 곳에 출장갔을 때 왕징군의 시에 답하여 동정에 노닌 감회를 노래한 작품이라 합니다.
*徵君(징군) : 징군이란 은사로서 덕망이 높고 관의 초청을 받아도 거절하는 사람에 대한 존칭. 징사徵士라고도 한다
瀟湘(소상) : 동정호로 흐르는 두 강인 소수(瀟水)와 상강(湘江), 그 부근은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여 소상팔경이 있음.
水北流(수북류) : 두 강물이 합하여 북으로 흘러가 동정호에 이른다, 북류하는 강을 보고 북쪽에 있는 고향 생각을 함
萬里夢(만리몽) : 만 리나 멀리 떨어진 고향에 돌아간 꿈
爲客(위객) : 꿈에서 깨면 타향의 나그네이며 몸은 동정호 근방에 있는 것
五更愁(오경수) : 날이 샐 무렵꿈에서 깨면 역시 나그네 신세라 시름에 잠기는 것
不用(불용) : 책을 읽으려 해도 슬퍼서 볼 수 없기 때문에 책을 펴는 것조차 쓸데없어 펴지 않음
書帙(서질) : 질은 책을 싸는 외장
偏宜(편의) : 특별히 좋다. 술은 나그네 시름을 잊게 해주기 때문임
上酒樓(상주루) : 술집에 올라간다, 루는 누각이지만 여기서는 가게라는 뜻임
故人(고인) : 옛친구
洛滿(낙만) : 서울 낙양, 낙양은 작가의 고향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