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기획특집 - 생활 속의 전통사상[생활속의 전통(傳統)사상]우주만물을 서로 연관된 유기체로 보는 것이 인연법(15)인연법과 음양사상
불교에서 고타마 붓다는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인연으로 생겨나고 인연으로 소멸하는 연기의 이법을 깨우쳤다고 한다. 그래서 인연법은 불교의 근본적인 교설(敎說)이며 세계관(世界觀)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에 와서는 물리학에서도 에너지와 질량(質量)의 법칙(法則)이 이러한 인과(因果)에 의하여 일어나는 작용현상이라고 한다. 음과 양 그리고 중성과 반 중성은 우주의 질량과 에너지 보존법칙이 성립하는데, 음양상추(陰陽相推, 음은 양을 따르고 양은 음을 따른다는 의미)에 의해 질량과 에너지는 변화해도 총합은 같다는 것이다.
동양사상을 대표하는 주역에서는 인연법을 율려작용(律呂作用, 시소처럼 양이 올라가면 음이 내려오고 음이 올라가면 양이 내려온다는 의미)으로 설명하고 있다. 주역에서는 무극이 태극이요 태극에서 음양을 낳고 음양에서 사상이 나오고 사상이 팔괘를 낳고 팔괘는 64괘를 낳는다.
주역을 포함한 음양사상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 명리학은 우리의 일상생활은 물론 불교와 기독교 등 모든 종교의 근본원리와 천문학을 비롯해 인문철학과 자연과학 그리고 심지어 초자연적인 기적이나 영적인 영역 등에 이르기까지 무관한 분야가 없다. 따라서 음양으로 모든 것을 분석하는 명리학과 인연법은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며, 명리학은 이 인연법을 실제로 응용 및 적용하고 있다.
만물에 음양이 있듯이 원인(原因)에는 결과(結果)가 있어
인연(因緣)법은 원인을 인(因), 결과를 과(果)라고 하며
만물은 음양의 기운인 인연(因緣)에 의해 생성·성장·소멸
인은 내적·직접적 원인…연은 외적·간접적 원인으로 설명
명리학에서 음양의 작용은 천태만상의 물상을 다루는 자연의 이치로서, 신(神, 伸)은 하늘로서 양이요 귀(鬼, 歸)는 땅으로서 음으로 분류한다. 우주의 모든 만물에는 음양이 있듯이 원인(原因)이 있으면 결과(結果)가 있다. 인연(因緣)법은 원인을 인(因)이라 하고 결과를 과(果)라 한다.
흔히 우리는 주변에서 “저 사람은 무슨 복을 타고나서 저렇게 팔자가 좋아”라며 자신의 환경과 불우함을 비관하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것은 인연이 근본적으로 자신이 짓고 자신이 맺는 것에 따라 결정되어 진다는 것을 말한다. 만나고 싶다고 만나고 원한다고 갖게 되고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만나지 않고 원치 않는다고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바세계(娑波世界)에서는 복(福) 중에서도 인연 복을 최고의 복으로 꼽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은 아니며 인연의 원리를 이해하고 원을 세워 기도와 적선을 하며 노력 정진한다면 개운(改運)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함께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전생과 금생 그리고 내생에 걸쳐 생(生)이란 선인선과(善因善果)이고 악인악과(惡因惡果)인 것이다. 어떤 일이든 내가 좋은 씨앗을 뿌리면 좋은 인(因)으로 좋은 과(果)를 얻는 것이요. 나쁜 씨앗을 뿌리면 나쁜 인(因)으로 나쁜 과(果)를 얻는다는 말이다. 이것은 비단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우주의 모든 만물이 음양의 기운(氣運)인 인연(因緣)에 의해서 생성(生成)하고 성장(成長)하며 소멸(消滅)한다.
모든 사물은 인(因)이 과(果)를 만들어 새로운 결과를 탄생시키게 된다. 인(因)의 발전력이 연(緣)의 협력을 얻을 때 과(果)가 생기는 것이다. 즉 인이 결과를 낳기 위한 내적·직접적 원인이고 연은 이를 돕는 외적·간접적 원인이다. 이들 양자를 합해 원인의 의미로 사용한다. 이것을 인연소생(因緣所生)이라 하고 연기생(緣起生)이라 한다.
인(因)은 능생(能生)의 행(行)이며 과(果)는 소생(所生)의 덕(德)이다.(인은 능동의 행이며 과는 그 결과로 생겨나는 덕이다.) 일을 시작하는 것은 인(因)에 해당되고 생산하는 것은 과(果)에 해당되며, 생산으로 인한 이익은 보(報)에 해당돼 반드시 과보(果報)가 따르게 된다.
또한 인(因)을 자신의 의지로 보고 연(緣)을 환경적 요인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여기서 의지라는 것은 자신의 행위를 말하는데, 이것은 자신의 몸과 말과 마음이 하는 신업(身業), 구업(口業), 의업(意業)을 의미한다. 삼업은 악업도 있을 수 있고 선업도 있을 수 있다. 결국 인은 자신의 의지이며 업과 같은 말이다. 인은 원인으로서 모든 일들이 자신으로부터 비롯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원인이 있으면 응당 결과가 있기 마련인데 이 것을 인과법(因果法)이라 한다.
그런데 업(業)을 지어 그 업이 익어 열매(果)를 맺으려면 환경이 필요하다. 그 것이 연(緣)으로, 환경적 요인이자 조건이 된다.
인연법은 모든 존재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원자 하나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모든 존재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연계돼 있다. 우주(宇宙)만물은 서로 연관되어 있는 유기체(有機體)이다. 어떠한 것도 단독으로 존재하는 경우는 없다. 이 것이 음양사상의 기운인 인연법이라는 것이다.
우주만법이 서로 연관돼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본래가 하나인 자리에서 인연 따라 여러 존재의 모양이 나왔기 때문이다. 나라는 존재나 너라는 존재나 미세한 존재나 우주에 있는 만물 모두가 하나의 자리에서 인연에 의해 잠시간 모양을 내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자리에서 본다고 생각하면 모두가 다 본래로 하나의 생명이다. 이는 천지여아동근(天地與我同根, 천지가 나와 함께 같은 뿌리다), 만물여아동체(萬物與我同體, 만물이 모두가 나와 함께 같은 몸이다)로 표현되기도 한다.
사람은 과거 전생에 선(善)도 행하고 악(惡)도 행하고 그런 과보를 거쳐 잠시 지금과 같은 몸을 받아 있다. 그것이 음양오행학인 명리학에서는 인연법이라고 하는 것인데, 한 사람의 명(命)을 통해 그 집안의 족보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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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 김진명리학회장 울산대 평생교육원 외래교수 |
우리가 보지 못한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과학에서는 원자를, 자연에는 바람을, 사람에게는 자신의 전생과 조상, 내생을 볼 수 없는 것 등이 그 예다.
불교에서 말하기를 사람의 몸은 물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지수화풍(地水火風) 즉 땅과 물과 해와 바람 등 사대(四大)가 얼마간 합해 있다 분리되는 것이다. 삶은 죽음으로부터 나오고 죽음은 삶으로부터 나온다. 한마디로 생사가 하나라는 것이다. 세상의 존재는 어떠한 것도 독립적으로 영원한 것은 없으며 서로의 관계 속에서 변화하면서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우주만물이 자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주변의 모든 인연에게 선업을 쌓는다면 그것이 바로 자신을 위한 행위로 귀결될 수있다. 김진 대통인전임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