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혹한기 맞아 석탄 배급 …필요량의 15% 정도라 땔감 도둑 횡행 "절약하려고 석탄 풍로에서 물을 데워 페트병에 넣고 이불에 넣어 자는 집도"
강지원(아시아프레스)
혹한기에 들어선 북한 북부 함경북도에서, 12월 들어 기관과 기업이 소속 노동자들에게 석탄을 배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량이 적어서 추운 겨울을 보냈던 지난해보다 양이 약간 많아져, 주민들은 안도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배급만으로는 월동할 수 없기 때문에 석탄 도둑이 횡행하고 있다. 회령시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전해왔다. ◆석탄 200~250kg으로 난방은 1개월뿐 "12월 들어, 각 기관과 기업소에서 취사와 난방용으로 석탄 배급을 실시했다. 양은 단위(조직)마다 차이가 있다. 안전국(경찰)과 보위국(비밀경찰) 같은 힘이 있는 곳은 1인당 1t 이상 나왔지만, 일반 기업은 대체로 25kg 마대로 6~8포대 정도다. 예를 들면 회령 신발공장에서는 200kg, 담배 공장은 250kg씩 나왔다고 한다" 한랭지인 함경북도 출신 탈북자에 따르면, 석탄만으로 취사와 난방을 한다면 세대당 한 겨울에 1.5~2t이 필요하다. 지난 겨울은 추웠는데도 150kg 정도밖에 나오지 않아서, 혹한기를 다른 가정과 한 방에서 동거하며 버티는 등 많은 사람이 월동으로 고생했다. 재작년에 노동자 1인당 500~800kg이 배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배급량도 필요량의 1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200~250kg으로는 한 세대가 한 달 지낼까 말까 하지만,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탄광에 가지러 가도, 돈이 없어 석탄을 못 옮기는 기업 석탄 배급은 국가가 그 비용을 보증하는 '석탄전표'를 각 기관, 기업소에 발급하고 그것을 탄갱이나 석탄회사에 갖고 가서 현물을 받는 방법으로 실시됐다. 석탄회사는 이 전표를 은행이나 국가기관에 제출해 나중에 정산하는 방식이다.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탄광에서 받은 석탄의 운송이다.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석탄전표로는, 기업은 노동자 1인당 700kg 정도를 받게 돼 있다. 하지만 기업에는 탄광에서 석탄을 운반할 돈이 없다. 그래서 석탄을 팔아서 차량을 빌려 오는 비용과 연유비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 결국 그것들을 제하고 노동자에게 전달되는 것은 200~250kg이다." 기업소는 돈이 있는 장사꾼에게 1t당 90위안 정도에 석탄을 도매하고, 장사꾼은 그것을 250kg으로 소분해서 북한 돈 3만 2000원(약 26위안)으로 소매하고 있다고 한다. 계산하면, 12월 중순 회령시의 시장에서는 석탄 1t 가격이 약 106위안이 된다. 시장에는 석탄이 대량으로 나돌고 있다고 한다. ※ 1위안은 약 181원 "추워졌기 때문에 식량보다 석탄을 우선으로 사려는 사람이 많다. 절약하려고 석탄 풍로에서 물을 데워 페트병에 넣고 이불에 넣어 자는 집도 있다. 석탄을 노리고 밤에 창고를 털거나, 남의 집 장작과 석탄을 훔치거나 하는 사건이 많아서 12월 7일에는 인민반에 경비를 강화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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