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지방 살사 동호회에 대한 글을 썼는데...
의외로 지방 살사판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내친 김에...
지방 살사 문화의 정점에 해당하는 지방 파티에 대해서도
말 안 할 수가 없다 생각되더군요.
지방 살사판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2가지 있지요.
첫째, 고수와 신입을 제외한 중간층에 해당하는 사람이 극히 희박하다는 것...
그리고 두번째로는 역시... 회원 수가 무척 적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적은고 하니... 동호회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적답니다.
정식 라틴바가 있는 지역도 전국적으로 몇 지역 안 되고,
대부분의 경우엔 연습실을 임대하거나
혹은 호프집 등을 하루 빌려서 정모를 하기도 하지요.
이러한 열악한 환경 내에서도
사람들의 춤에 대한 욕구는 강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이런 춤에 대한 욕구를 강하게 쏟아낼 수 있는 곳을 늘상 갈망해 오죠.
하지만 상경하여 서울 살사바에 가기에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것에 비해
충분히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서울 살사판에서는...
특출나게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면...
어지간하면 자신과 실력이 비슷하다고 검증된(^^) 사람과 춤을 추고 싶어합니다.
어차피 대부분 서로서로 안면도 많이 있기도 하구요.
사실 안면 있는 사람들끼리만 춤 춰도 하루 해가 모자랄 지경입니다.
그래서 낯선 사람에게는 홀딩이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낯선 상대와 우연히 홀딩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많기에, 이왕이면 검증된 상대를 우선시 하는 것이죠.
또한 늘상 아무 때나 내키는대로 춤을 추고 싶으면 춤을 춰 왔기에...
특별히 춤에 대한 욕구가 그렇게까지 절실하지도 않습니다.
적당히 늦게 와서 적당히 추다가 차 끊기기 전에 적당히 귀가하는 편이지요.
오래 춤을 춰 온 사람일수록 그러합니다.
이미 그동안 춤은 이골 나게 춰 왔으니까요.
이러한 서울의 살사 문화 때문에...
사실 지방에서 춤에 대한 욕구가 팽배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특별히 실력이 어느 이상 되는 사람이 아니라면
서울보다는 다른 곳에서 이러한 욕구를 풀려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활성화된 것이 지방 파티입니다.
서울의 파티는 특정 단체나 라틴바 등이 이벤트성으로 벌이는 파티와,
동호회 자체의 기념 파티 등이 있지요.
특정 단체의 수익성 파티는 사실상 그다지 파티라고 부르기엔 좀 뭐하지요.
평소보다 기분 좀 더 내는 수준 정도랄까...
동호회 기념 파티의 경우엔... 사실상 거의 집안 잔치이지요.
서울 동호회는 기본적으로 규모가 무척 크기 때문에
자기 동호회 사람들만 모여도 충분히 파티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 인원이 됩니다.
즉, 자급자족이 가능하지요.
서로서로 아는 얼굴들이기에...
공연을 준비해도 아는 사람이 공연한다는 이유로 충분히 즐거울 수 있지요.
그래서인지 공연도 무척 많습니다. 프리댄스 출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요.
외부인이 파티에 놀러 와도 딱히 챙겨주진 않습니다.
자기 동호회 사람들 챙겨주기에도 정신 없이 바쁘니까요.
하지만 지방 파티는 분위기부터가 완전히 다르지요.
지방 동호회는 인원이 아주 적기 때문에
사실 해당 동호회 사람만으로는 파티를 하기가 힘듭니다.
그대로라면 무척 초라한 파티가 되겠죠.
그래서 각 지역 동호회마다 초청 메시지를 던집니다.
함께 즐기자고... 우리의 파티에 놀러와 달라고...
그럼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전국의 곳곳에서 살세로, 살세라들이 모여듭니다.
결국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이는 파티가 되어 버리죠.
결국 파티를 주최하는 동호회 사람들은
춤을 추기보다는 외부에서 온 사람들 챙겨 주기 바쁜니다.
전 동호회 사람들이 다 자원봉사자로 나섭니다.
그동안 자신의 지역에서만 놀면서 춤에 대한 욕구불만이 쌓일대로 쌓인 이들은,
이런 기회에 모여서 그동안 쌓인 욕구를 밤 새도록 발산하지요.
파티 시작하는 시간부터 파티가 끝나는 아침까지...
정말 단 한곡도 쉬지 않으려고 합니다.
체력이 소진되어 눈도 풀리고 다리도 풀려도...
그래도 음악이 나오는 한 절대로 쉬려고 하질 않습니다.
상대의 실력이 좋든 나쁘든,
자신의 실력이 높든 낮든...
그런 것 상관 안 하고...
춤 추고자 하는 상대와 부담 없이 홀딩하고...
상대도 기꺼이 이에 호응하여 최선을 다해 한곡을 추지요.
서로 실력이 안 맞다고 한곡을 버렸다고 생각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파티를 즐기는데 있어, 실력이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진 않으니까요.
춤 실력이 떨어진다고 기죽지도 않고...
춤 실력이 좋다고 거만하지도 않습니다.
파티 진행 역시도...
어지간하면 부대 행사는 최소로 줄입니다.
공연도 한개 혹은 두개 정도로 끝내고,
경품 추첨도 최소의 시간에 후다닥 끝내 버립니다.
예전에 흔히 벌이던 베스트 드레스 선발이나 레크리에이션은 요즘은 전혀 하질 않습니다.
약간 특이한 것은...
놀러 온 각 지역 동호회 대표들을 한꺼번에 앞으로 불러내서 소개하는 자리가 있지요.
마이크를 돌려서 각 지역의 동호회 대표로 파티를 축하하는 말을 하고,
근 시일 내에 파티 일정이 잡힌 동호회는
그 기회를 이용해 파티 홍보를 하기도 합니다.
이때도 프리댄스 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최대한 빨리, 간단하게 말을 하고 마이크를 넘깁니다.
그리고 이런 짤막한 행사가 끝나면 곧바로 또다시 프리댄스 시간이 이어집니다.
또한 이렇게 장거리 원정을 마다않고 파티를 찾아 돌아다니는 사람은
보통은 그 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파티를 두어번 다니게 되면
다른 지역에서 만났던 사람을 또다른 지역에서 또 만나게 됩니다.
게다가 지방 파티는 품앗이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번 이 지방 파티 때 다른 지방에서 번개를 쳐서 놀러가 줬다면,
다음번엔 그 지방 파티 때 이전 파티 했던 동호회에서 번개를 쳐서 놀러가 주죠.
결국 이전 파티에서 봤던 사람들... 장소만 바뀌어서 또 다른 파티에서 고스란히 또 보게 되지요.
서울 파티와는 달리... 대부분 먼 타지역에서 놀러온 사람이기에...
어차피 모두가 타향 사람들이겠지요.
그래서인지 어차피 모두 타향, 낯선 이들끼리도 서로들 금방 친해지는 편이지요.
지방 사람들이 붙임성이 더 좋기도 하거니와,
춤이라는 공통된 관심사가 있기에...
단 몇마디 말만 나눠도 금새 오빠 언니 형 동생... 호칭이 막 바뀌지요. ^^
(각기 다른 사투리로 가스나야~ 오빠야~ 하며 떠드는데.. 정신 없습니다. --;)
그리고 예전 다른 파티에서 봤던 사람을...
다시금 또 만나게 된다면 그 반가움은 배가 됩니다.
지방 파티를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춤보다도 이런 그리운 얼굴들을 보기 위해서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곧바로 이어지는 뒷풀이 자리에서도
플로어에서는 풀지 못한 회포를 풉니다.
또한 뒷풀이 자리에서 새롭게 친해진 남녀들끼리는
파티 때 미처 홀딩하지 못한 아쉬움을 뒷풀이 춤판에서 풉니다.
(아무리 열심히 춰도 파티에 온 상대와 다 한곡씩 추는 것은 시간상 불가능하죠.)
그래서 지방 파티의 경우엔 대부분 뒷풀이 장소를 춤 출 수 있는 장소로 마련합니다.
혹은 뒷풀이를 간단히 치루고 다시 춤 출 수 있는 장소로 또 이동하든가요.
경우에 따라서는 뒷풀이를 따로 갖지 않고,
적절한 파티 장소를 골라서 파티 장소 한켠에서 뒷풀이도 동시에 진행되도록 할 수 있게 하지요.
콜라텍이나 나이트 등을 임대했을 경우, 춤 추는 장소와는 별도로
술 마실 수 있는 장소도 함께 구비되어 있거든요.
이렇게 밤 새도록 춤을 추면,
먼 지역에서 놀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인만큼,
숙박이 문제가 됩니다.
때문에 지방 파티의 대부분은 숙소를 함께 제공해 줍니다.
파티비에 숙식비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죠.
(그래도 파티비는 대부분 2만원 안쪽입니다.)
파티를 크게 열 경우엔 모텔 한 동을 통째로 임대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엔 정말 엠티라도 온 기분이 들지요. ^^
(이렇게 하다 보니 거의 대부분 적자를 볼 수밖에 없지요.
그래도 어차피 동호회가 수익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회비 모은 것 이럴 때 쓰지 않으면 언제 쓰냐는 식이죠.
지역 사회로부터 현금 스폰도 받습니다.)
물론 숙소에 잠만 자러 가는 것은 아니지요.
모처럼 전국에서 춤꾼들이 모였기에...
가장 큰 방 하나를 잡고 술방을 만들어 모여서 아침해 뜰때까지
또다시 술과 이야기로 꽃을 피운답니다.
뒷풀이에서 마신 술만으로는 부족한 것이죠. ^^
혹자는 이를 위해 집에서 고급술 한두병씩 꼬불쳐 가지고 오기도 하지요. ^^
파티 주최측에서도 파티 본행사 때 남은 음식들을 숙소로 안주 삼아 가지고 오지요.
또한 어떤 방에서는 즉석해서 음향 시설을 갖추고 춤방을 만들기도 합니다.
주로 바차타 위주로 음악이 나오기에, 이런 방을 일명 ‘뽕방’이라고 부릅니다.
술 몇잔이 거나하게 들어간 후에 춤을 춰서인지 뽕맞은 듯이 춤춘다고 하기도 하고,
뽕 가는 방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여하간 지방 파티의 새로운 꽃으로 등장했지만,
불행히도 일부 매너 없는 사람들 때문에
뽕방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요즘은 뽕방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안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방 파티의 매력은 춤 자체도 있지만, 이런 끈끈한 정에 있습니다.
헤어질 때엔 서로서로 전화번호 주고 받느라 정신 없죠.
각자 자기 동네에 놀러오라는 말도 꼭꼭 잊지 않고,
실제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시간 내어 찾아가도 합니다.
그럼 멀리서 반가운 사람이 일부러 놀러와 줬다고...
최선을 다해 챙겨주고 잠자리까지 마련해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 지방 출장을 갈 때마다 그 지역 동호회 사람에게 꼭 연락하고
꼭 들렀다가 오는 편이죠.
사실 거기까지 갔다가 바쁘다는 이유로 안 들르고 돌아오면
어떻게 알았는지 나중에 섭섭하다고 연락이 온답니다. ^^
추천해 줄만한 지방 파티를 꼽자면...
일단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쪽 파티보다는 더욱 더 먼... 대전보다 더 이남 지역의 파티가
더 열정적이로 큰 규모로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특히 지방 파티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순천 파티와 울산 파티가 있지요.
순천과 울산은 비록 동호회 규모는 작지만,
보통 파티를 열면 전국에서 3~400명씩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또한 큰 파티를 많이 치러서인지 몰라도
파티 진행이 무척 매끄럽고 군더더기 없이 최대한 모인 사람을 배려하는 파티 노하우를 많이들 갖고 있죠.
순천과 울산 파티는 연초에 있으며, 대부분의 파티는 여름 시즌과 연말 시즌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또... 특징 있는 파티로는 제주도 파티가 있습니다.
비교적 큰 파티라고 해도 1박 2일이 한계인데 반해, 제주도 파티는 2박 3일로 진행되며,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파티비 및 2박 3일간의 숙식비 및 제주도 관광 비용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3일을 넘겨, 4일째까지 체류하며 파티의 여흥을 즐기다 오는 사람들을 위해
이런 이들을 챙겨주느라고 파티 진행측도 4일째까지 바쁜 행보를 이어가게 됩니다.
부산 파티와 더블어 해변 모래사장에서의 살사와 바차타는 제주도 파티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지요.
제주도 파티는 여행 비수기에서 성수기로 넘어가는 경계선상에 있는데...
이유는 비수기에는 해변이 오픈이 안 되어 해변 살사를 못 하며,
성수기에는 항공료 및 각종 요금들이 껑충 뛰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 바로 경계 지점에 장마철이라는 복병이 있는데...
이 때문에 제주도 파티 주최측은 파티 날자를 정하는데 무척 고심을 하는 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 나쁘게 변화무쌍한 날씨의 피해를 보기도 하는데...
이를 감안해서 우천시와 아닌 경우 어느 쪽이든 대비할 수 있도록 파티 준비를 2중으로 하기도 한답니다.
(작년엔 정말로 운 나쁘게도 파티 기간 3일 내내 많은 비가 와서 파티 주최측이 맘 고생을 하기도 했죠.)
이외에도... 전주와 논산 파티도 무척 재밌다고 전국에 소문이 나 있으며,
부산 파티는 비교적 최근에 갑자기 급부상하여 최근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로는 천안과 수원 파티도 나름 지방 파티의 특성을 갖고 있지만,
역시 먼 아랫지방만큼은 아니죠.
우우...
또 쓰다가 보니 장문이 되었네요. --;
그래도 서울에서 살사를 즐기는 사람들은
지방의 살사 동호회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은데...
이 기회에 지방 살사 문화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한가한 시간을 골라 주절주절 글을 써 봤습니다.
언제 한번 기회 되면 지방 파티 꼭 놀러가 보세요~ ^^
첫댓글 지성과 미모를 겸비하신 아모스님의 팬이 됐어요... 혹시 결혼은 하셨나요?^^ 지방파티의 양대산맥...부담백배...ㅋㅋㅋ
안 했습니다... 아니... 못 했습니다... 흑흑~
작년 파티 준비 하던때가 새록 새록 떠오르는군요..ㅡㅡ;; 양대산맥이라~~! 이번에 오셔서 몸으로 체험을 해보시는게 어떠실지...^^;;
매년 체험하고 있습니다. ^^; 올해에도 많은 기대를 갖고 가겠습니다. ^^;
이거 부담x100 인걸요.... 열씨미 준비를.... 화이팅
너무 열심히 하진 마세요. 안 그래도 열심히이실텐데... 괜히 미안해져요... ^^
이런... 이 글이 여기 와 있네요. 서울 동호회에 올린 글이라... 막상 지방 동호회의 당사자분들이 읽으면 어찌 느끼실런지... 쩝... --; 여튼... 이번에 울산에 놀러 갑니다. 많은 홀딩 부탁드려요~ ^^
하지만 너무ㅡ 공감가는글이라서 퍼왔어요^^*..아모스님 기달릴게요
눈이 마이 왔던... 제작년 사보르 2주년파티 넘 잼있었죠^^....아모스님울산엔.... 11월 라울파티도 있어요^^;;
리키옵...눈온거 잊고싶어요..ㅎ.ㅎ.
음... 그렇군요... 그날은 기록적인 폭풍이 불려나? ㅋㅋㅋ
폭풍은 안되요 그날은 기록적인 맑은 날이였음 좋겠어요 울산에서 서울까지 보일만큼 ^^
꼭 아모스님을 보고 안고 싶슴다.. ㅋㅋㅋ
참아!! 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