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Tour-500회, 그 끝
도시락부터 먹었다.
그러고 나서 행사가 진행됐다.
첼리스트 김대선의 오프닝 축하 첼로 연주가 있었고, ‘Memory of Book Tour 500’이라는 제목의 오프닝 3분 영상이 있었고, 독서클럽 ‘Book Tour’ 송태호 회장의 개회선언에 이은 회장 인사 및 내빈 소개가 있었고, 재단법인 행복세상 김성호 이사장과 EBS 김준범 부장의 축사가 있었고, 투모로 법무사사무소 대표법무사로 독서클럽 ‘Book Tour’를 창시한 이근재 대표의 ‘지속의 힘’이라는 특강이 있었고, 원민정 회원의 축시 낭송이 있었고, 배양숙 님의 ‘자발의 힘’이라는 특강이 있었고, 바리톤 박경종 교수의 피날레 축가가 있었고, 그리고 내가 나서서 감사 인사를 했다.
지난 주 수요일인 2016년 11월 23일 오후 6시 30분부터 같은 날 오후 9시까지, 서초구 서초문화예술회관 지하 1층 르네상스 홀에서 진행된 우리들 독서클럽 ‘Book Tour’ 500회 기념행사 순서가 그랬다.
한 순서 한 순서 그 모두가 우리들 가슴에 감동으로 담겨들었다.
얼마나 감동이 컸었던지, 축사를 하신 김성호 이사장님께서도, 이날 행사의 말미에 내게 이렇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주실 정도였다.
‘멋있습디다. 즐거웠고요. 행복한 밤 보내세요^^’
이날 행사의 끝판에 행운권 추첨이 있었고, 대상인 10만원짜리 상품권은 복불복으로 내가 당첨되는 행운까지 있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리들 독서클럽 ‘Book Tour’ 500회 기념행사는 그렇게 많은 이들의 가슴에 감동 한 소쿠리씩 담아주는 것으로 그 끝을 맺었다.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그랬다.
그러나 나는 그것으로 끝낼 수 없었다.
그 행사를 위해 애쓴 회원들에 대한 격려로 끝내야 했다.
그래서 그 다음날로 그 회원들을 점심에 초대했다.
갑작스런 초대여서 투모로 법무사사무소의 박남철 본부장과 ‘행복디자이너’ 김승기 박사 그 둘만, 내 그 초대에 발걸음을 했다.
바로 그 초대가 내게 또 하나의 감동적 사연을 선물했다.
고등어추어탕으로 점심을 때운 김 박사가 내게 보내준 한 통의 핸드폰 문자메시지에 그 감동이 담겨 있었다.
다음은 바로 어제인 같은 달 28일 월요일 오후 4시 51분에 수신된 문자메시지 그 전문이다.
형님, 어제 사주신 고등어추어탕 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고맙다는 한마디 드리려고 합니다.
검찰공무원이었던 울 아부지가 안동 영덕 대구로 자주 옮겨 다니며, 저는 아부지와도 떨어져 지내고 형들과도 떨어져 지내는 바람에, 아부지의 정도 형제들의 정도 모르고 자라서인지, 저는 커서 정을 모르는 사람이 되었고, 지금도 정이 없는 사람입니다.
형님 입에서 흘러나온 문경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귀가 번쩍했었다는 거 모르실거예요. 제가 고향 예천을, 1년에 두어 차례 오고 가고 할 때에 지나가고 지나오는 곳이 문경이거든요. 그러니 문경이 남다르게 들릴 밖에요.
우리 아부지는 나중에 서울로 올라와서 형님과 같은 검찰수사관을 하다가 나오셔서 법무사로 일생을 마치셨어요.
자식들 보다는 문중이나 동창회를 더 챙기고, 집안보다는 당신의 사회를 더 챙기셔서 동창회 회장, 서울법무사회 회장도 하셨지만, 저는 그런 아부지에게 불만이 많았어요. 돌아가신 다음에야 무덤 앞에서 화해를 했습니다.
문경, 검찰수사관, 법무사... 이 세 단어가 겹쳐서인지 원섭 형님은 정을 모르는 저에게 다가오고 있답니다.
어느 수요일 아침, 북투어에서 처음 만나던 날 텁수룩한 얼굴이 낯설더니, 이제는 눈을 감아도 쉬이 떠오르는 얼굴이 되어있네요.
엊그제 포항물회집에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북투어 500회 기념 책자, 우리 책을 펴내는 일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운데, 이렇게 불러서 먹여주시니 더욱 즐겁습니다.
형님이 점점 더 더 좋아질라꼬 합니다. 고맙습니다♧
울컥하는 감동이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작은 것에 감사해 하는 김 박사의 그 마음이 그랬다.
답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곧장 답장 메시지를 보냈다.
그 내용, 곧 이랬다.
‘행복디자이너 우리 김 박사, 나도 이제야 김 박사에 대해 좀 알게 됐어요. 사실 그동안 한편 밝고 한편 어두운 얼굴 풍경으로 좀 헷갈린 점이 없잖았거든요. 그러면서도 늘 긍정적인 처신, 그래서 내 이미 좋아하고 있지만, 자꾸만 더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