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국의 스톤 헨지에 해가 떠오르는 광경 - 아득하여 깊이를 모른다
신화의 뿌리
전 세계의 신화를 연구한 학자들에 의하면 몇 개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불 훔치기, 홍수, 죽은 자의 땅, 처녀 출생(단성 생식), 부활한 영웅 등 이다. 이런 것들이 신화의 기본 요소가 된다. 신화의 기본 요소들이 이리저리 조합하여 다양한 형태의 신화가 나타난다.
우리는 문학 사랑방에서 문학을 공부하면서 신화를 다루었다. 신화에서 문학과 종교(의례,의식 등)가 파생되어 나왔다고 하였다. 신화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면 역사적이고 심리적인 요인들이 신화에 반영된다. 사람의 심리 즉 정신세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인간 정신(심리)의 뿌리가 신화에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원형’ 또는 ‘원초적’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오늘에, 분화된 수많은 문화는 역으로 신화를 자기의 문화 방식으로 해석한다. 즉 신화의 해석을 자기의 입맛에 맞도록 하다 보니 다양한 해석이 있다. 천신의 아들이 백두산에 내려왔다는 단군신화와 올림푸스 신족인 제우스 신화는 같은 유형의 신화이다. 그러나 그리스인은 그리스 신화로 해석했고, 우리는 단군신화로 해석한다.
*과거의 우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과거로 끝없이 여행한다면 종점은 어디가 될까? 과거의 우물은 끝이 없는 심연이라고 표현한다.
토마스 만은 그의 4부작 ‘요셉의 형제들’의 서두에서 이렇게 말했다.
“과거라는 우물은 매우 깊다. 바닥이 없다고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귀를 기울일수록 우리는 인류와 인류의 역사 및 문화의 최초의 토대가 측정 불가능하다는 사실과 만나게 된다.”
토마스 만의 말처럼 우리가 아무리 과거의 우물을 깊이 파 들어가더라도 끝이 나오지 않으므로 우리는 또 파고, 또 파고 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를 파면 선사시대가 나올 것이고, 선사시대에 살았던 원시인, 힘센 사냥군, 더 밑으로 파내려 가면 떠돌아 다니면서 벌레까지 잡아먹고, 식물의 열매를 따먹던 사람들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 아래로 파내려 가면 또 누굴 만날까? 이제는 동물의 왕국에 나오는 여러 동물 중의 한 종류의 동물로 나오게 될 것이다.
새가, 원숭이가, 꿀벌이 춤을 추듯이 우리의 조상도 제의라는 의식을 치루면서 춤을 추었을 것이다. 그리고는 경험을 쌓아갔고, 그 경험은 기억의 깊숙한 밑바닥에 축적이 되었을 것이다. 그 축적물을 우리는 기억해내지 못하겠지만 우리의 정신세계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리라고 믿는다. (융 등의) 원형 이론이 탄생한 배경이다.
신화나 정신분석에서 심연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선사시대의 과학이고, 영적인 울림이고(종교), 감성적인 표현(문학)이 신화이다.
신화 연구 또는 공부는 과거의 우물(심연)을 탐사하는 것이다. 인문학의 고고학이라고 말한다.
*정신분석을 공부하면,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깊을까, 라는 문제와 만난다. 의식의 밑바닥을 형성하는 무의식의 세계는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깊다. 그래서 심연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깊은지를 모르는 심연이다. 신화의 이야기와 우리 마음의 심연은 서로 연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