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열린 장애인 파크골프 대회에서 우리 조릍 이루고 있는 세 팀 중에 남자, 여자 혼성으로 짝을 이루어서 출전한 팀은 우리 팀뿐이었고 다른 팀은 여성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그 여성들은 공을 때리면 멀리 보내는 남녀 혼성인 우리 팀을 부러워하고 있었다.
그런데 상대팀 구성원 가운데 한 여성은 티박스에 올라서 스윙을 하는데 골프채로 공을 전혀 맞추지 못하고 헛스윙을 한다. 걷는 모습도 아슬아슬하게 걷는다.
나의 포썸 파트너인 ㅇㅇㅇ 님이 그분에게 같은 환우냐고 물어보니 같은 파킨슨 환자가 아니고 소뇌 위축증 환자라고 한다. 그 여성은 라운딩 내내 몸이 흔들거렸다. 그러니 스윙을 해도 공을 맞추지 못하고 땅을 때렸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그 여성이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파킨슨 환우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간이 나빠서 배에 복수가 차는 사람은 간이 좋은 사람을 부러워하고 신장이 나빠서 투석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사람들은 콩팥이 좋은 사람을 선망하듯이 부러워하며 획기적인 치료법이 나오기를 염원하고 있었다.
기능에 문제가 없는 사람은 그것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고 당연하게 산다는 것이다.
마지막 나인홀 파 5짜리 홀에서 내가 티박스에 올라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우리를 앞서 가는 조가 아직 홀아웃을 하지 않아서 티샷을 할 수 없었다. 망설이는 나의 모습을 보고 우리 조에 상대편 팀 여성들은 공을 쳐도 되겠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티샷을 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어느 날인가 티샷을 한 공이 홀컵에 거기까지 내려갔기 때문이다.
사람을 다치게 하기 때문에 홀아웃하고 나가길 기다리고 있는데 상대편 여성들은 내가 설마 거기까지 공을 칠까 생각하는 듯 공을 쳐도 되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럴 수 없어서 완전히 홀아웃을 하고 난 후에 티샷을 했다. 내가 티샷을 한 공은 그 푸른 잔디를 헤치고 헤쳐서 언덕에 올라서 홀컵을 내려다 보고서야 멈췄다.
그와 동시에 상대편 여성들이 이구동성으로 "와~ 역시 남자!"라고 환호를 보낸다. 기대치 이상이라는 뜻일 것이다.
첫댓글 ㅎㅎㅎ 으쓱 으쓱 하셨겠어요..(남자라는 자부심을 말씀 드리는거예요)
그날 저는 한아이의 엄마로 아이와 대화중이였는데 ㅋㅋ
어느 날 나 자신의 정체성이 인식이 되더군요. 마리에님은 어머니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겁니다.
두분의대화가 재미있네요,자부심과 모성애의담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가짱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