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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표 뽑고 동전 바꾸기가 본업? 은행 경비원들 경비 업무는 ‘뒷전’ … 청원경찰도 사라져 사고 대처 능력 의심 |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가스분사기도 쏠 줄 모른다고?” A은행 직원 김모(24) 씨는 깜짝 놀랐다. 학원비를 마련하려고 경비 일을 시작했다는 20대 초반 신임 경비원이 “가스분사기가 부담스럽다. 쏠 자신이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만약 은행에 강도가 들어온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김씨 상사의 대응은 더 답답했다. “가스분사기를 쏠 줄 모르면 그건 다른 남자 직원에게 주고 고객 응대나 잘하라”며 웃어넘긴 것. 지난해 1월, 술에 취한 40대 남성이 서울의 한 은행에 들어와 “내 돈 달라”고 욕하며 난동을 부린 일이 있었다. 이때 20대 경비원이 이 남성을 제지하려 했으나 도리어 얼굴을 맞아 제압당했다. 그는 청원경찰이 아닌 일반 경비원으로 도둑이나 강도를 제압할 수 있는 호신술이나 경호술조차 배운 적이 없다. 이런 경비원이 은행을 찾은 고객의 안전과 재산을 과연 잘 지켜줄 수 있을까? 은행에서 경비 업무를 보는 직원을 대부분 청원경찰이라 부르지만, 실제 시중은행에는 청원경찰이 없다. B은행의 경비 인력 1300여 명 중 청원경찰은 고작 25명 남짓. 본점을 제외한 대부분 지점은 일반 경비원이다. 청원경찰과 일반 경비원은 복장이 비슷해 유심히 보지 않으면 구분이 가지 않지만 이들은 엄연히 다르다.
4일간 28시간 교육하고 배치 청원경찰은 청원경찰법에 따라 채용되는데 국가공무원법상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임용 전 경찰교육기관에서 총기 조작, 사격, 체포술과 호신술 등을 2주간 76시간 교육받는다. 채용 뒤에도 관할경찰서의 관리·감독을 받으며 경찰에 준하는 자격조건을 갖춘다. 이에 비해 일반 경비원의 채용 절차는 덜 까다롭다. 일반 경비원은 경비업법에 따라 경비협회, 경찰교육기관, 경비 업무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 등에서 청원경찰보다 적은 4일간 28시간 교육만 받으면 된다. 1990년대 이후 시중은행들은 청원경찰을 고용하는 대신 경비업체에서 경비원을 공급받아 인건비를 절감해왔다. 청원경찰은 은행 직원에 준하는 급여를 받는다. 하지만 일반 경비원이 자리를 채우면 현장의 위기 대처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B은행 한 청원경찰은 “일반 경비원 중에는 위기 대처능력이 의심되는 인원이 많다. 힘들면 금방 그만둬 책임감도 부족하다”고 단언했다. 일반인이 4일간 28시간 교육으로 은행을 지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C은행 김모 경비원은 “신임 교육은 지극히 형식적이다. 까다롭게 단속하지도 않고 흥미도 이끌어내지 못하니 교육 시간에 졸거나 딴짓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최종술 교수는 “짧은 시간 여러 과목을 교육하니 현장이 아닌 이론 중심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위기 대처능력을 갖추는 데 꼭 필요한 체포·호신술 수업에 배당된 시간은 고작 3시간이다. 경비원 교육을 받지 않은 채 현장에 배치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B은행 경비업무 관계자는 “교육을 받은 경비원이 일하다 그만두면 교육비용을 댄 경비업체가 손해를 입는다. 일단 투입한 후 이 일을 계속할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어야 비로소 교육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비업법상 교육은 현장 배치 2개월 이내에만 받으면 된다.
일반 경비원의 위기 대처능력을 떨어뜨리는 데는 고객만족(CS) 업무 탓도 있다. 서울 소재 D은행 입구에는 ‘무장경찰 근무 중’ 팻말이 붙어 있다. 하지만 정작 ‘무장경찰’은 ‘동전교환 도우미’ 노릇에 열심이다. 이 은행 경비원 A씨는 “번화가에 있는 지점이라 다른 곳보다 위험요소가 많은데도 동전교환, 대기표 발급에 신경 쓰느라 경비 업무는 소홀히 한다. CS 업무 평가를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지점 직원들은 대놓고 압박을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경비 업무 연장선에서 CS 업무를 할 뿐이다. 본업은 경비 업무임을 주지시킨다”고 해명했지만 서울 영등포구 소재 경비원 모집업체 관계자는 “은행이 채용 때 경비 관련 자격은 보지 않아도 용모가 단정한지, 친절한지는 주의 깊게 본다”고 반박했다. CS 업무를 지나치게 요구하다 보니 규정 위반은 일상이 됐다. 은행 규정상 일반 경비원은 현금에 손을 댈 수가 없다. 하지만 동전교환 업무가 일상이 된 지 오래고, 현금인출기 사용이 익숙지 않은 노인들은 경비원에게 현금 입출금을 부탁하기도 한다. B은행에서 상당 금액을 고객 대신 입금해주던 박모 경비원은 “규정과 현실이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입금을 부탁했던 고객도 “규정을 아느냐”는 물음에 “그런 게 있었느냐. 청원경찰 옷을 입고 있으니 믿고 맡긴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안전하지 않은 일. 지난해 한 경비원이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적어주며 출금해달라는 80대 할머니의 돈을 뽑아 유흥비로 쓰다 경찰에 잡힌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위험에도 일선 은행들은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 C은행 김모 경비원은 “직원이 현금인출기의 돈박스가 무겁다고 해 대신 꺼내주기도 하고 보안상 중요하거나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를 대신 철해줄 때도 있다. 나쁜 마음만 먹으면 고객의 돈에 손댈 수 있다”고 말했다.
처우 개선 통해 전문인력 확보해야 전문가들은 청원경찰을 다시 채용하거나 경비원들의 처우 개선을 통해 전문인력을 기르고 확보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경비업체 채용담당은 “수당이 적고 대우가 나쁘니 이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겠다는 이가 없다. 그 자리는 단기 아르바이트생들이 채운다. 사정이 이러니 청원경찰처럼 오랜 기간 일하며 경험과 전문성을 키울 환경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은행 경비원 일은 정해진 시간 외 근무가 거의 없는 데다 주 5일제가 잘 지켜지기 때문에 자격증을 준비하는 수험생 등에게 아르바이트 자리로 인기다. 청원경찰을 뽑을 수 없다면 경비능력이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한국경호경비학회장인 경기대 경호안전학과 강민완 교수는 “남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능력이 있는 경비원을 뽑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경비원 교육을 전담할 통합 교육기관도 필요하다. 최 교수는 “경비업체가 도맡아 교육하기에는 부담도 크고 질도 만족스럽지 않다. 은행을 지킬 경비원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엄격히 자격을 가릴 책임 있는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안전의식이 쉽게 변하기는 어렵다. 한 경비원의 말이다. “은행 직원의 개인적인 심부름을 할 때가 많다. 여름철이 되니 덥다고 아이스크림 심부름까지 시키면서 경비원이 자리를 비우는 것에는 별로 신경 안 쓴다. ‘별일 없겠지’ 생각하는 은행이 바뀌어야 만일의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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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동아닷컴에 이런 기사가 있어서 퍼놓기는 했는데... 사실인가요? 언젠가부터 은행에 제복입은 아찌들이 어르신들 은행업무도 도와주고, 간단한 업무도 빠르게 처리해주길래 좋다고는 여겼는데.... 저런 문제점이 있다고 하는군요.... 약간 당황스럽기는 합니다. 혹시 기사가 잘못되거나 과장된 것 아닌가도 싶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경찰도 마찬가지입니다.경찰도 가스총 사거리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 이라죠
경비원의 처우 개선은 중요한 문제입니다.경비원도 그 노동적 가치를 인정해 주어야 하며 경찰과 더불어 사명감 있는 직업으로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또한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서는 경비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란 사실상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경비원은 경비업 이외의 업무를 해서는 안될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누군가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중요업무로서 봐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저런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다만 매스컴에 자꾸 나오고 그래서 그렇지... 엤날에도 비일비재 했었습니다.
경비원들의 교육도..경찰도..일반인도 무기류에 대한 지식이 정말 전무합니다..교육도 제때 안되는것 같습니다..
쫌 쇼킹하네요. 저러다 큰 사고라도 나면 어쩔려고...
참 답답한 현실이죠...
실제와 100% 동일한 기사 입니다. 은행 청원경찰들 가스총 차고만 있지- 약제 교체도 모르고 on/off 를 어떻게 작동시키는지 조차 모릅니다. 고객응대하고 어르신들 ATM기 사용법 가르쳐주는게 주 업무죠.
청원경찰, 일반경비, 특수경비... 제도를 만들어 놓기만 했지 거기에 따른 교육이라든가 처우 같은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해 저 사람들 보다 우리 까페회원님들이 은행강도 더 잘잡을겁니다...적어도 우리까페 회원님들은 호신용품 사용은 정말 잘 숙지하고 계시잖아요.우리 회원들처럼 가스총발사해서 가스탄 주기적으로 소비하는것도 경찰보다 훨씬 제대로 하고 있지요...
사실입니다 용역경비원 이라고 해서 대부분 은행은 은행직원이 아닌 파견된 용역회사 경비원 입니다 입사에 별다른 조건은 없습니다 군필정도에 신체 건강하면 되구요
은행 경비 업무 보다는 안내와 손님 은행업무 도우미 은행직원 보조정도의일이 주업무 입니다 그리고 청원경찰 이고 용역경비원이고 간에 은행이서 무슨일 생겼을때 싸움잘하고 대범하면 짱입니다 청원경찰이라고 해서 잘하는것도 아니고 용역경비원 이라고 해서 못하는것도 아닌거 같내요
관련업 종사 경험자로서 말씀드리자면....솔직히 제가 보기에도 기사내용 대부분이 사실입니다. 저 역시 시중은행 청경을 몇번 해보면서 느꼈습니다만, 요즘 은행들은 청경을 본연의 경비보안 업무는 뒷전으로 미루도록 하고 고객 서비스 업무 등의 잡무만 시킵니다. 더욱 통탄할 것은 오히려 이 점 때문에 요즘 상당수 시중은행들은 남성 청경보다 여성 청경을 많이 구하는 추세이죠. 저도 요즘 청경 채용공고들 보면 화가 치밀 정도입니다. 10개중 7개는 여성 구한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가스총 문제는 사용법 모르는 것도 한심하다고 하지만 정작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회원여러분들 아시죠? 제가 일전에 모 시중은행에서 근무 당시 행패부리는 50대 중후반 남자하고 실랑이 끝에 가스총 쏴버린 거 경험담으로 올리신거 말이죠. 그 글 올리고 불과 1주일도 채 안되서 저랑 소장님 상위 지점에 불려가셔 저는 사유서 쓰는 선에서 끝났지만, 소장님은 지점장님께 대판 깨졌죠.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청경이 자체판단하에 가스총을 사용할수 있도록 재량권을 주고 그것을 교육 혹은 독려를 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이것을 말리는 실정이지요. 저 또한 이곳 카페 회원으로서 정말 뭐라고 할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외에 처우나 여러 제도적/사회적 지위적인 부문 역시 문제라고 하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급여조건이 진짜 재수 좋아봐야 120~130, 보통이 100을 간신히 넘으며 120도 안되지요.나이 좀 있으신 중장년층 분은 대체로 오래하는 편이지만, 20~30대 젊은층은 이런 야박한 급여조건 덕에 오래해봐야 1~2년 남짓입니다.(부끄럽지만 저도 그중 하나입니다.)평생직장으로 해도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조건 성립과 더불어, 은행측과 용역업체들이 마인드를 바꿔 기사에서 언급된 전문성과 여러 문제점을 조금만 개선해도 저런 기사가 나올 정도까지는 막장이 되지 않을텐데 말이지요....
검은유령 님의 답글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진짜 문제가 많네요. 언젠가부터 경비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친절하게 동전을 바꿔주더라고요. 이놈의 은행들이 보험 믿고 저러는가 싶기도 하고... 청원경찰 쓰면서 대우를 제대로 해줘야 일을 할텐데...역시 더러운 세상입니다.
허허 ... 역시 믿을건 제가스총과 삼단봉뿐인가요... 검은유령님말씀들으니 참 화가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