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 온 병상일기]
그동안 병상일기를 안올리고 다른 포스팅을 올리니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근황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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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응급실)에 다녀 온 후 혈압을 올리는 약을 꾸준히 먹으며 혈압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이 약을 먹으면 혈압이 올라가기는 하는데(8시간 효과) 기분이 좋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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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약의 효과가 나타날때면 머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은 느낌과 간지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기분이 좋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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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전히 주3회 투석과 1회의 재활스케줄이 잡혀 있습니다. 그리고 ER을 다녀온 후 병원에서 여름철 더위와 낙상을 우려해 휠체어가 집에 도착했습니다. 여름철이면 더위에 호흡도 짧아지고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투석후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기 때문에 의사가 오더를 넣었습니다. 사용하지 않기를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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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을 올리려 몸무게를 올리다 보니 잘생김에서 점점 멀어져 돼지가 되어갑니다. ㅎㅎ. 억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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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새로이 투석을 받는 집사님이 계시는데 아내 집사님이 종종 전화를 하십니다. 투석 2달차 되셨는데 병원 혜택이나 보험 그리고 혈관유지법과 식이요법들을 물어 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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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저를 보며 안타까워 하셨는데 남편이 투석을 받으니 생활도 엉망이고 주 3회의 투석과 남편의 널뛰는 감정 때문에 너무 힘드시다고, 또 요즘은 투석이 힘들어 투석을 안받고 죽고 싶다고 매일 우신다며 하소연을 하시는데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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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이식을 받을지도 모르고 투석은 힘겹고 때로는 심장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물을 많이 마시면 폐에 물이 차기도 하고, 수시로 병원에가고 각종 검사를 받으니 공황도 생기고 참 모진병인데.... 환자도 힘들지만 가족도 환자이상으로 힘들고 가정 경제도 다 무너지니 참으로 힘든 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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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에도 저의 투석센터에서 투석환자 5분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대부분 심장이상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들을 목격하며 하루를 감사하며 견뎌내고 있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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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내 차례가 올지도 모르지만 가는날까지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붙드는 것 만큼은 흔들리지 않으려 목사인 저 조차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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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 환란이 몸으로 닥친 자들에게 불쌍하다라는 시선보다는 용기와 격려로 조금이라도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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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투석후 내일이면 4시간 거리에 있는 UVA병원으로 이식 등록을 위해 각종 검사와 이식팀 의사, 간호사, 쇼설워커, 파이낸셜 담당자와 미팅까지 하루종일 잡혀 있습니다. 그리고 늦은 저녁 파김치가 되어 내려오면 그 다음날 투석을 가야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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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도 왕복 8시간과 각종 검진후 탈이 나서 2주간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무사하기만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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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 가도, 수술하고 나서도 이 투석을 빼먹을 수 없기에 참으로 힘듭니다. 정말 정신력과 믿음으로 5년째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니 살만한가 보지? 많이 좋아졌네요? 하지 마세요. 정말 내일 일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저도 제 몸을 모르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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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고 오랫만에 올리니 좀 글이 길어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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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병상일기 끝입니다. 4시간의 투석 오늘도 잘 견디겠습니다. 이상 근황 끝입니다. ㅎㅎ.
유태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