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v5DGEqV3OjA
[반야심경과 양자역학]제3부 전도몽상 -제14강: 아뢰야식, 한마음(일심)
불교과학아카데미
조회수 620회 2022. 9. 25.
#아뢰야식 #일심 #반야심경 #김성구교수
‘아뢰야식(阿賴耶識)’은 당나라 현장(玄奘, 602~664)법사가 산스크리트어 ‘ālaya-vijñāna’를 한자어로 음역한 것인데, 다른 여러가지 명칭도 있어 그 의미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ālaya’는 부처님의 설법에 나오는 말이다.
“ 내가 깨달은 이 법은 매우 심오하여 보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렵고 미묘하여 사고의 영역을 초월해 있어서 알라야(ālaya)를 기뻐하고 알라야(ālaya)를 즐기고 알라야(ālaya)에 춤추는 중생은 이 연기의 이치를 보기 어렵고 열반의 이치를 볼 수 없다. 만약 내가 이 법을 전한다 해도 이해하지 못하고 나는 ---” (S 6 : 1 「범천권청경」)
「범천권청경」에 나오는 ‘ālaya’는 대체적으로 감각적 쾌락이나 오욕락처럼 탐욕의 대상으로 번역한다. 세친의 『구사론』 제 16권에서는 ‘ālaya-vijñāna’를 가리켜 “ 욕망을 일으키고, 탐욕을 일으키며, 친함을 일으키며, ---‘ālaya’를 일으키고, 집착을 일으키며---.”라고 설명한다. 설일체유부의 문헌에서는 ‘ālaya’는 애욕(愛慾)이라고 설명한다.
살펴본 바와 같이 유가행파가 나오기 전까지 ‘ālaya’는 일차적으로 ‘집착’ 이나 ‘집착의 대상’을 뜻한다. 따라서 ‘ālaya-vijñāna’는 집착의 근원적인 대상 곧 ‘집착되는 식’이란 의미를 갖게 된다. 그러나 유가행파에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ālaya’가 가진 또 다른 의미를 강조하였다. ‘ālaya’의 또 다른 의미는 ‘저장(藏, store)’이다. 저장에는 ‘저장 하다’의 뜻도 있고 ‘저장 되다’의 뜻도 있다.
무몰식은 『대승기신론』을 번역한 진제(眞諦, Paramārtha, 499~569) 삼장의 번역으로, 아뢰야식이 우주만유 (宇宙萬有)가 전개되는 근본으로서 그 자신 안에 만유를 굳게 유지보존하고 있으며 결코 이들을 잃어버림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윤회의 과정 어디에서도 소멸되지 않고 항상 존재하는 식, 즉 ‘결코 사라지지 않는 식(nondisappearing consciousness)’이라는 뜻이다. 아뢰야식이 있는 한 번뇌는 사라지지 않는다.
본식(Root consciousness, Base consciousness, Causal consciousness)은 아뢰야식이 제법(諸法), 즉 우주만유(宇宙萬有)가 전개(展開)되는 근본 • 뿌리 • 토대 • 원인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명칭이다.
현장(玄奘: 602~664)은 ‘ālaya’의 뜻 중 유가행파가 강조한 ‘저장(貯藏, store)’의 뜻을 택하여 만유를 포용하고 있다는 것을 특히 강조하기 위하여 ‘ālaya vijnāna’을 장식(藏識)이라 의역하였다.
종자식(種子識, Seed consciousness)은 아뢰야식이 만유가 발생되어 나오는 씨앗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특히 강조하는 명칭이다. 현생의 삶만 놓고 본다면 경험세계의 내용은 모두 우리의 마음[또는 두뇌]에 저장된다는 것은 신경과학과 심리학에 의해 뒷받침 되는 사실이다. 과거의 행위[嶪]에 대한 인상(印象)이 마음에 저장되었다가 조건이 될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식물의 씨앗이 싹트는 것에 빗대어 종자라고 이름하였는데 이는 나무랄 데 없는 사실이다.
종자나 습기는 과거의 경험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나타내는 데 적절한 용어이긴 하지만, 종자를 현대과학적 용어로 바꾸면 정보(information)에 해당한다. 정보는 정신과 물질의 연결점이다. 정보가 물리적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것이 인간의 정신과 연결되는지를 이해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종자를 정보로 해석하면 ‘종자’는 세상사물이 단지 식전변(識轉變)이라는 유식사상의 참 뜻을 잘 나타내는 개념이다. 식전변은 물질과 정신을 이어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종자의 개념이 과학적이긴 하지만 유식사상과 과학이 다른 점도 있다. 그것은 전생과 그 전생의 모든 경험이 아뢰야식에 저장된다는 것이다. 전생은 체험의 영역으로서 보통 사람들은 전생에 대한 기억이나 체험이 없고, 주류학계에서는 사후세계의 존재를 부정한다. 그러나 현대과학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무아윤회는 불교의 핵심적 교리 중 하나이다. 아뢰야식과 종자의 개념은 무아윤회를 잘 설명할 수 있다.
아뢰야식과 관련하여 특별히 흥미 있는 개념은 ‘일심[一心, 한마음]’이다. 사실 ‘일심’이라는 말은 인도 유가행파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 일심이라는 말은 한역(漢譯) 경전과 논서에 자주 나타나는데, 학자들은 『화엄경』 「십지품」에 있는 산스크리트어 ‘citta- matura’를 한자어로 번역할 때 ‘일심(一心)’ 으로 번역한 것으로 추정한다. ‘citta- matura’를 직역하면 ‘유심(唯心)’이지만, ‘일심[한마음]’이라고 오역(誤譯)한(?) 것이 오히려 세계와 마음을 바라보는 대승불교의 참뜻을 잘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