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5천 년 역사 동안 수많은 영웅과 여걸을 등장시켰다. 수없이 많은 문인과 풍류를 즐기는 모임이 생겨났으며 수많은 전쟁이 있었다. 그 속에는 그들의 업적과 중국의 지나간 세월들이 숨 쉬고 있다. 그것은 별처럼 아득히 멀게 느껴지지만, 여전히 우리들의 기억과 그리움 속에서 선명하게 반짝이고 있다. 소란스럽고 번잡한 현실 생활 속에서 우연히 펼친 책, 그 속에서 과거의 시간과 마주하면 온몸을 감싸는 감격 속에 꿈결 같은 깨달음이 다가온다. 이것이 바로 ‘역사’이다. 그렇다면 시간을 거꾸로 돌려 역사의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그 동안 한국에서도 수없이 많은 출판사에서 다양한 형태로 번역, 출간되어 온 『사기』는 중국 고대 여러 왕조의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아름다운 문장과 생동감 있는 필치로 기록한 역사서의 고전이다. 역사는 ‘사람의 역사’이며, 삶은 ‘인간의 삶’이다.
그래서 특별히 『사마천의 인물 열전 사기』는,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 중에서 역사에 획을 그은 45명의 인물을 또다시 가려뽑아 방대한 역사적 기록을 일목요연하고 간결하게 정리하였다. 또한 여기에는 원문의 맛을 살린 사실적 서술과 편저자의 평론까지 담겨 있어, 고전의 깊은 향기뿐 아니라 현재 중국의 감각까지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어려운 고문을 보지 않고도 원문을 읽는 기쁨과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속세를 밝히는 역사서의 아버지, 사마천
『사기』의 저자인 사마천은 한나라 사람이다. 『사기』를 집필하던 중 궁형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역사서를 완성하라는 아버지 사마담의 유언을 끝까지 이루어냈다. 『사기』는 중국의 ‘24사’의 앞에 놓이는 책으로 위대한 역사서이자 자손만대에 훌륭한 명성을 남길 문학 저서이다. 노신 선생은 『사기』를 ‘역사가가 쓸 수 있는 최고의 시문으로 운율이 없는 『이소(離騷)』(『초사(楚辭)』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초나라 굴원이 지은 장편 서사시)’라고 극찬하였다.
『사기』는 총 130편, 52만 자로 구성되어 있다. 제왕에 관해 기술한 본기(本紀) 12편, 연표를 담은 표(表) 10편, 경제, 법률 등 각 분야의 제도를 서술한 서(書) 8편, 황제를 떠받드는 제후국의 역사를 담은 세가(世家) 30편, 각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열전(列傳) 70편으로 나뉜다. 바로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기전체 통사인 것이다. 기전체 통사란 단순한 연대별 역사 서술이 아니라 통치자를 중심으로 주요 인물의 전기와 제도 문물, 자연 현상 등을 분류하여 기술한 역사 서술 방식을 말한다. 후대에 지어진 24사는 이 구성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또 사마천이 『사기』에 기술한 사상은 매우 진보적인 것이었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선악을 분명히 가려 역사적인 명군과 훌륭한 신하, 농민 봉기의 지도자들을 높이 찬양한 반면 폭군과 간신, 가혹한 관리에게는 냉혹한 비판을 가했다. 당대의 역사에 관해서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관계없이 곧은 말로 정직하게 기록하였다.
중국의 첫 기전체 역사서로 광범위하면서도 그 내용이
매우 자세하게 서술된 『사기』는 독창적인 격식과 예술적 기법 등이
동원되어 후대 역사서와 산문의 모범이 되었다.
--「서문」에서
현대인의 시각으로 새롭게 재현한 ‘사마천의 인물 열전’, 『사기』
이 책은 중국의 전설‧신화 시대부터 하, 상, 주, 춘추전국 시대, 첫 통일 왕조인 진나라의 탄생과 멸망에 이르기까지, 『사기』에서 각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45명의 역사적 인물을 엄선하였다. 중국 고대 역사의 시작부터 되짚어가며 중국의 고대 인물들을 만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역사적 인물들이 고통과 고난을 헤쳐나가는 생생한 과정을 통해 그들의 꿈과 고민이 무엇이었는지, 역사적 흐름을 읽는 것이 나라의 존망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
이 책에서 우리는 수많은 익숙한 이름들을 만난다. 하지만 그들은 이름은 익숙하지만 낯선 인물들이고, 그들의 이야기 중 어떤 부분은 익숙하나 또 다른 부분은 생소하다. 대부분의 내용이 고대 희극이나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고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극이나 소설은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허구의 상상력이 보태진 ‘이야기’일 뿐이다.
이 책은 모두 역사적 사실만을 근거로 역사를 ‘재현’했다. 그리고 각 꼭지별로 주요 인물과 사건, 주변 인물과 키워드, 관련 고사와 이야기 출처를 정리해 역사적인 개요와 맥락, 객관적 의미를 파악하기 쉽도록 구성했다. 또 꼭지 말미마다 수록한 팁 「史記 들여다보기」는 꼭지 내용과 관련된 그림이나 사진 자료를 담아 그 시대나 사건 그리고 인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중국의 과거와 현대 사상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중국의 과거를 통해 현재의 중국을 볼 수 있으며, 편저자의 부가 서술을 통해 현대 중국인들의 사상과 가치관을 읽어볼 수 있다. 전통 신앙과 철학,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 등 현대인의 평론을 통해 중국의 현재를 만나고 중국의 현대 사상을 읽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 차례
해제·5
서문 | 사마천:속세를 밝히는 역사서의 아버지
● 황제_ 지혜와 용기의 화신
● 요·순_ 관대하고 어진 마음
● 우_ 세 번 집 앞을 지나쳐도 들어가지 않는 충심
● 상나라 탕왕_ 피할 길을 내주다
● 상나라 주왕_ 악한 일을 행하는 자, 반드시 자멸하리
● 주나라 문왕_ 어진 마음을 가진 왕
● 주나라 무왕_ 주를 멸하다
● 주공 단_ 인재를 향한 뜨거운 열정
● 주나라 유왕_ 봉화로 제후들을 희롱하다
● 백이·숙제_ 죽어도 주의 양식은 먹지 않으리
● 제나라 환공_ 첫 번째 패자
● 진나라 문공 중이_ 반평생을 떠돈 패자
● 조씨고아_ 영원히 변치 않을 의협심
● 월나라 구천_ 치욕을 참아 큰일을 이루다
● 관중_ 패업을 이루고 나라를 강성하게
● 안자_ 기민하고 능력 있는 외교가
● 노자_ 가늠할 수 없는 위대한 신룡
● 공자_ 모든 중국인의 스승
● 공자와 그의 제자들_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하다
● 사마양저_ 한 마디 말로 산을 뒤집는 위엄
● 손무_ 여군을 훈련하고 엄히 다스린 병법가
● 손빈_ 일생이 불운했던 군사가
● 오기_ 모순 덩어리
● 오자서_ 망명 인생, 하룻밤 사이 머리가 희어지다
● 편작_ 명의
● 전제·예양·섭정_ 직업 자객
● 상양_ 개혁가
● 소진_ 6개국의 재상
● 장의_ ‘연횡’을 외치다
● 굴원_ 세상 사람 모두 취해 있으나 나만 홀로 깨어 있네
● 장자_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
● 백기·왕전_ 진나라의 명장
● 전국시대 4공자_ ‘사’를 키운 대부호들
● 노중련_ 천하제일의 ‘사’
● 범저_ 죽었다 다시 살아난 진나라의 재상
● 염파·인상여_ 장상의 미담, 천추에 이어지네!
● 전단_ 소꼬리에 불을 붙여 적진으로
● 여불위_ 그리고 진시황
● 감라_ 어린 외교가
● 형가_ 진시황을 노리다
● 진시황_ 중국 역사의 첫 번째 황제
● 조고_ 지록위마, 그 무서운 권세
● 진섭_ 첫 번째 농민 봉기의 주인공
● 항우_ 실패한 영웅
● 농신_ 고금의 모든 일을 우스갯소리에 부치다
옮긴이의 말 | 반짝이는 별, 역사 속 인물들과의 재회
찾아보기
■ 지은이|편저자|옮긴이
사마천(司馬遷)
자(字)는 자장(子長)으로, 전한시대의 역사가다. 열 살 때 『좌전(左傳)』 『국어(國語)』 『상서(尙書)』 등 역사서를 달달 외워가며 역사와 문학 두 분야에서 기초를 쌓았다. 책 읽는 것을 즐겼던 사마천은 스무 살이 되자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책 속에 기록되거나 전설 속에서 이름이 거론됐던 곳은 모두 직접 찾아가 내용을 확인하고 묻혀 있던 사실을 최대한 발굴하였다. 이런 광범위한 역사 여행과 조사를 통해 사마천의 안목은 더욱 넓어졌고, 백성들의 질고를 이해하는 기회로 삼았다. 이 모든 경험은 이후 사마천이 『사기』를 저술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사마천이 살았던 전한(前漢)은 통일 국가였다. 국력이 강성했던 그 시절, 각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들이 이루어졌다. 태사령으로서 고대 『춘추(春秋)』와 같은 위대한 역사서를 쓰고 싶어 했던 아버지 사마담은 병을 앓던 중 아들에게 역사서를 집필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임종하고 만다. 사마천이 36세 때였다.
2년 후, 한무제에게 태사령으로 임명받은 사마천은 나라에서 보존하고 있던 각종 진귀한 도서와 문서, 역사 자료들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수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가 넘는 길을 다니고서야 붓을 들고 편찬을 시작했다. 이렇게 사마천은 평생의 재능과 지혜, 피와 땀을 쏟아 부으며 온 마음을 다해 『사기』를 저술해 갔다.
기원전 99년, 명장군 이광(李廣)의 손자 이릉(李陵)이 흉노를 정벌하러 간 전투에서 흉노에 투항해 버렸다. 한무제는 불같이 화를 내며 사마천에게 이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다. 사마천은 이를 자신들의 당략에 이용하려는 기회주의적인 대신들이 괘씸하여 이릉을 두둔했다. 혹 그가 진짜 적군에게 투항했더라도 이전의 노고는 높이 살 만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화가 난 한 무제는 사마천을 궁형(宮刑)에 처하니, 그의 나이 48세 때였다.
사마천은 이 극심한 형벌이 주는 충격과 괴로움을 이겨내고 아버지의 유언을 이루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기원전 91년 즈음, 쉰세 살의 사마천은 마침내 위대한 역사서 『사기』를 완성한다. 역사서를 집필하기 시작한 지 13년이 흐른 뒤였다.
편저자
고산高山․고명高明
김하나
서울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했으며, 그림을 배우려고 중국에 갔다가 중국어에 매료되어 전공을 바꾸게 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통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중화 TV에서 드라마 및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을 번역하고 있으며 EBS의 영화 <민경고사>를 번역했다. 방송 번역물로는 드라마 <금분세가> <천약유정> <열정중하> <나비지애> <탐정협객> <모의천하>가 있고, 시사생활프로 <우리는 중화인> <세계문화유산다큐 중국편5> <저우언라이다큐12> <집중조명 경제> <동방시상> <맛있는 요리세상> 등 다수가 있다. 또한 인트랜스번역원 소속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심리의 마스터』 『고스트 램프』 『1학년 1반 34번』 『암호 해독』(황금가지 근간예정)이 있다.
===================================================================================================================
굉장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역사서인 사기를 한권이 볼 수 있는 도서 입니다.
말랑말랑하고 쉽게 풀어내어 사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읽히고 푹 빠져들 수 있습니다.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인물..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사기의 중요한 내용들만 담았습니다
|
첫댓글 관심^^끄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