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경로당 안
나;할머니 선거에 대한 느낀 것이 있어 말씀 좀 드리러 왔습니다.
할머니들 깜짝 놀라면서
나: 동네에 점빵이 하나만 있으면 안되고 두개가 있어야 친절하고
가격도 싸집니다.
우리편 할매:그거는 맞따 점빵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영 불편하더라
나:그저께 동네 잔치때 부페 묵은것하고 학교 강당 짓는데
마을 가꾸기 하는데 돈 몇억 받았지예? 그거 다 세금 아입니까?
화투짝 들은 왕할매: 맞다 4억 받았다.
할매1:그기 와 세금이고?
왕할매: 잔소리 하지 말아라 세금 맞다.
......
왕할매: 표 갈라라
나:맞십니다. 주는 거는 받아묵고 표는 제대로 찍으면 됩니다.
저는 이만 나무 관세음보살 하면서 큰절..
할매들: 하이고 관세음보살!
이런 대규모로 장기간 벌어지는 행사가 몇년에 한번씩 있는데
작은 소도시에서 거의 축제에 해당된다.
지역 식당과 선거관련 장비에 관계된 장사하시는 분들은 바빠서
비명을 지른다. 부녀자들도 일당 7만원씩 벌어가고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다니며 춤추고 하므로 왠지 활기있고 역동적인 분위기다
계절도 가장 좋은 철이라 사람들의 표정이 한결 밝다.
우리는 이렇게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능동적인 축제가 없다.
태국이나 미얀마 브라질의 예만 해도 토마토축제 물축제등이 있는데
관주도가 아니고 시민주도의 자발적인 축제이다.
매년 좋은 계절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울화증에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돈을 들여서라도 해야 한다.
한마디로 푸닥거리인 것이다. 너와 나 ,좌우 구분없이 모두가 일체감이 되는
체험이 없으면 민주주의 사회는 동력을 잃어버릴 것이다.
나흘간의 선거도우미를 하면서 우리측 후보를 도우면서 율동과 노래 함께하는
점심, 자원봉사자들과의 이심점심...마치 새로운 가족을 얻은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버스 안에서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이와 여자들..
시골장터에서 조용히 곁으로 다가와 지켜보시는 노파와 어르신의 눈길에서
나는 내 나름대로 그간 익힌 춤을 1시간동안 모조리 꺼집어 내어
보여드렸다. 마이클잭슨,현진영 각설이 전부 다 나왔다
사무실 안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2002년 대선때 불렀던 "사람사는 세상"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 보았다.
우리 후보님께는 "늙은 군인의 노래" 나 태어난 이 강산에 투사가 되어~
란 노래를 바치고 싶었다.
우리 후보님의 장기인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말펀치에 아무리 맷집이 좋고
넉살좋은 현직시장도 나가떨어진다. "용대가리"란 표현에 얼굴이 붉어진
시장의 얼굴을 보고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꼈고..후보자님도 그날
"기분이 좋다"고 하셨다..
확성기차량을 동원한 물량공세에 체력도 딸리고 당선가능성도 보이지 않아서
나름대로 창의적으로 이 축제에 참여하는 개인플레이 모드로 들어간 것은
이틀을 쉬고 난후였다. 아직 7일이나 남아 있었던 것이다.
"유권자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아는만큼 보이는 선거축제 유시민 한명숙 지지"
라는 문구를 만들어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분들께 문자를 날리고
카페에 글을 올렸다.
한분께서 바로 통화를 날리셨다.
"나는 파란하늘(한나라당 색깔)이 싫타...노랑하늘 빨간하늘이 보고싶다"
고 하셨다. 바로 우리 동네 어르신이다.
마치 이승복 어린이가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마음 깊은 곳에서 외치는 것
처럼 들렸다.
놀랍고도 반가왔다.
식당에서 밥먹고 있는데 목사인 친구가 만나자고 전화가 오고
옛날 애인과, 만났던 분들과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그분들께 지역은 다르지만 부산의 김정길님을 소개해 드렸다.
6월 2일 당일 참관인에도 적극 참여해야겠다싶어 사무실에 확인전화를 했다.
여세를 몰아 비닐하우스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1시간동안의 열띤 대화를 나누고 "솔직히 말해서 받아 묵은 기 있기 때문에 망설이는 것 아닙니까?"
이 말에 아줌마는 기가 꺽여 이쪽으로 넘어왔다.
조금 거칠지만 이런 아줌마는 단도직입적으로 찔러 줘야 효과적이다.
다른 하우스 안에 들어갔다.
"선거운동 하면서 느낀 점이 좀 있어서 왔습니다."
"점빵이 두개 있어야 독점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경상도에 한 정당만 있으면 고인 물처럼 썩게 됩니다"
어깨띠 없이도 ,명함없이도 진정성을 가지고 사심없이 다가서면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 나는 아줌마의 양심에 호소했다.
분명히 마음이 흔들렸을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오솔길을 따라 걸으며 머리를 식혔다.
애인을 만나러 가는데 너무 힘이 없어,벤치에 앉아 낮잠을 조금 잤다.
산새가 "뾰로로롱'하고 깨우는 소리에 일어나 고개넘어 길을 재촉했다.
다음 벤치에 누워 있으니 물소리도 들리고 마음이 조금 편해 졌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잡을 수가 있나요? 라는 노래가 흘러 나왔다.
산울림의 노래 "언젠가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이라 노래가 자주 떠오른다.
바로 그때 위빠사나 가르침을 받는 사야도 스님께서 휴대폰을 때리셨다.
스님은 벤치에 누워 강물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장면이 연상된다 면서 훤히 다 보인다"
"나도 그런 장면을 연상하니 기분이 좋아요" 하셨다.
독일 문호 "헤르만 헤세"의 "싯달타"를 보면 강물에 대한 표현이 많이 나온다면서
알고보니 헤세가 인도태생이었더란 것, 동양적 감성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가 바로 그것이었다는 걸 아셨다는 말을 하셨다.
유유히 흐르는 실개천을 나는 사랑한다. 이 남천강 때문에 밀양을 떠날 수 없다.
뉴질랜드에는 실개천이 참 많았다.
지천과 시냇물을 바라보면 어린시절이 생각나고 고향이 생각난다.
이 아름다운 강에다 콘크리트 제방을 쌓고 철조망을 친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
지인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고동국을 한그릇 시켜놓고 있는데
축제에 참여하고 오신 분들고 합석하게 된다.
그제께 타지역에 장보러 갔을 때도 내가 지지하는 후보랑 조우하였는데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법 이다.
만나고 싶지않은 사람은 안 만나 진다.
덩치가 넉넉하고 젊은 40대분들이었는데 이번 선거에 부재자 투표소가
많이 설치되었는데 대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셨다.
"김 모후보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하고 물어보니
"뚜껑을 열어봐야 압니다"
고 한다.
첫댓글 우리는 연기적 존재 정치상황에 따라 우리 개체의 삶이 지대한 영향을 받겠지요. 민주주의 성장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