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롱뇽 소송 FAQ - 5가지만 알아둡시다 |
(*적지 않은 분들이 도롱뇽에 대해, 천성산에 대해, 또 소송과 공사에 대해 낯설거나 혼란스러워하시는 것 같아 간략하게 5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불교환경연대에서 2004년 8월 5일에 작성완료한 내용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도롱뇽 소송 FAQ - 5가지 핵심정리
[1] 꼬리치레 도롱뇽이란?
천성산 살리기 운동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꼬리치레 도롱뇽은 보통의 도롱뇽과 차이가 있습니다. 꼬리치레 도롱뇽은 환경부 법정 보호종으로 지정된 희귀종으로서, 영어명이 ‘Korean clawed salamander’인데서 보이듯 한반도를 중심으로 중국 북동부와 시베리아에만 서식하는 양서류입니다.
세계에는 다양한 종류의 도롱뇽이 있지만 특히 한국의 종들은 진화학적으로 보다 오랜 역사를 갖는 5%에 속하는 것들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꼬리치레 도롱뇽은 특히 까다로운 서식조건을 요구하여 초1급수에 해당하는 섭씨 7~10도의 맑은물에서만 사는 중요 환경지표종입니다.(참고자료: 동아일보 2004년 6월 28일자 기사 ‘꼬리치레 도롱뇽 집단 짝짓기 국내 첫 촬영’, 김훈기 기자; [두산동아 대백과사전].)
[2] 천성산이란?
경남 양산의 천성산(해발 922m)은 예로부터 경관이 뛰어나기로 유명하여 일명 ‘소금강산’이라고 불린 곳입니다. 세계적인 희귀지형으로서 22개의 고층늪(화엄늪, 무제치늪 등)과 12개의 계곡(내원계곡, 법수계곡 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희귀동식물도 풍부해서 꼬리치레 도롱뇽 외에도 황조롱이, 수달, 꼬마잠자리, 솔나리 등 30종이 넘는 천연기념물과 환경부 지정 법적 보호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저런 명목의 보호구역으로 가장 많이 중복지정(총 10회)된 곳이 바로 천성산이라는 사실만 봐도 알 수가 있겠죠.
또한 천성산은 종교적으로도 중요한 곳입니다. 신라의 원효대사와 깊은 관계가 있는 곳임이 중국의 [송(宋)고승전]에도 기록되어있으며, ‘千聖山’이라는 이름부터가 원효대사가 당나라의 승려 1000명을 교화하여 성인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한 동학의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가 1856년과 1857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9일간 기도수행을 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참고자료: [두산동아 대백과사전]; [울산지명사], 울산문화원 편찬.)
[3] 22분, 6조원, 60%, 2010년 - 오해되고 있는 숫자들
{22분} 세간에는 “천성산에 터널을 뚫지 않고 우회하면 22분이 더 걸린다”는 풍문이 떠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해입니다. 대구~부산 간에 기존의 일반철도로 걸리는 시간보다 고속철도로 걸리는 시간이 22분 단축된다는 것(70분에서 48분으로)이지 천성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2심 재판정에서 공단측 관계자가 증언한 것입니다. 참고자료: 오마이뉴스 2004년 7월 12일자 기사 ‘부산 고등법원에서 ‘도룡뇽 소송’ 2차 심리 열려’, 전민성 기자.)
{6조원} 이와 같이 대구~부산 구간(2단계 구간)을 22분 단축시키기 위해 예상되는 비용은 6조원입니다. 그러나 이미 완공된 기존 구간(1단계 구간)이 애초 6조원이 든다고 했다가 현재 20조원 이상이 들었다는 사실은 고려되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공단의 자체 보고서에 의거해도 올해 적자액이 1조 5천억에 달할 것이라는 점도 간과되면 안될 것 같습니다.(참고자료: [고속철도 무엇이 문제인가?] 2004년 6월 24일 국회의원회관 토론회 자료집, 민주노동당·천성산대책위 外 공동주최.)
{60%} 이 엄청난 예산을 들인 고속철은 그나마 경제가 어려워서인지 4월 개통 이래 좌석이 평균 60%밖에 안 차고 있다고 합니다. 일반열차의 좌석이용률은 133.7%로 모자라서 탈인데 말입니다. 철도청은 “앞으로 고속철 이용률을 높이도록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만, 그나저나 우리가 반강제로 고속철을 이용해야 할 이유란 도대체 무엇이었던지요? (참고자료: 연합뉴스 2004년 8월 4일자 기사 ‘KTX-일반열차, 좌석 이용률 대조’, 윤석이 기자.)
{2010년} 일찌감치 완공되었을 대구~부산 구간이 천성산 살리기 운동 때문에 지연되고 있는 듯 왜곡하는 이야기도 종종 보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사실과는 거리가 멉니다. 대구~부산 구간은 정부의 원래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된다 해도 2010년 완공예정입니다. 한편 항소심이 진행중인 지금도 공사는 막무가내로 강행되고 있습니다. 강행을 하고 있는 공사가 반대운동 때문에 지연된다니 앞뒤가 안 맞는 소리입니다.
[4] 환경영향평가
지난 1994년 10월에 완료된 천성산 구간의 환경영향평가는 두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첫째는 그 자체가 졸속, 눈가림으로 시행되었다는 것입니다. 지율 스님도 보고 KBS 다큐멘터리 팀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육안으로 확인한 꼬리치레 도롱뇽에 대해서 전혀 언급이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 단적인 증거입니다. 이 평가대로 ‘4급지산’에 불과하다면, 천성산을 ‘7월에 가볼 만한 4곳’ 중 하나로 선정한 한국관광공사가 부실기관이 되는 것일까요?(참고자료: 한국일보 2004년 6월 30일자 기사, ‘7월에 가볼만한 숲·계곡·바다 4곳’, 이성원 기자.)
둘째는 유효기간이 만료된 평가라는 것입니다. 환경영향평가의 유효기간은 7년이므로 2001년 11월 이후에 공사를 착공하려면 평가를 재실시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고속철도 건설공단이 천성산 구간 발주공고를 낸 것은 2002년 11월이며 실제로 구간 공사가 시작된 것은 2003년 12월입니다. 이렇게 분명한 법적 하자를 정부는 무시하고 있습니다. 날치기 공사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5] 터널공사냐 우회도로냐
세간에는 우회도로를 채택하는 편이 오히려 더 심한 환경파괴를 야기한다는 주장이 떠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천성산·금정산에 터널을 뚫는 데는 두 가지 심각한 짚을거리가 있습니다. 첫째는 안전성 문제입니다. 도롱뇽 소송이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전문가들에 의해 “양산단층, 법기단층 등 12개의 활성화단층과 파쇄대가 있어 산사태나 터널붕괴 등의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지하수 고갈로 인한 산의 황폐화입니다. 터널공사와 배수로 설비로 인해 지하수의 흐름에 심각한 변화·왜곡이 온다는 것입니다. 특히 천성산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고층늪지 지형이므로 유달리 피해가 심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어떤 산에도 함부로 터널을 뚫어서는 안되지만 천성산은 특히 그러한 것입니다.(참고자료: 국제신문 2002년 4월 30일~5월 2일 연재기사, ‘긴급진단 경부고속철’, 박창희·임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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