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프 오브 워터(물의 형태) / 길예르모 델 토로 / 미국 / 2017 / 9.0
<어딘가에 살아 있는. 그러나 그 형태는 모호한, 그렇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1962년 냉전 시대. 언어 장애가 있어 말을 하지 못하는 '엘리사'는 정부가 운영하는 극비 기구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곳에 실험용으로 쓰이는 괴생명체가 들여오면서 그녀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뀝니다.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입니다.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를 다룬 멜로 영화입니다. 동시에 예술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며, 고전(영화, 문학)에 대한 찬사를 담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고전(옛날) 그 자체에 대한 향수를 담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또한 어른이 쓴 동화이기도 합니다. 몇 몇 장면은 고전 영화의 기법이나 촬영방식을 응용했으며, 몇 몇 장면은 고전문학의 대사를 빌려오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방식을 가져오면서 이 영화는 그 매력을 한없이 발산합니다.
판의 미로 이후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만든 훌륭한 작품인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판의 미로와는 그 노선이 완전히 다르며 그 분위기, 질감,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보건대, 이 영화는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쓴 가장 밝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또한 유머가 가장 많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판의 미로는 비극적 아름다움이 강조되었다면, 셰이프 오브 워터는 사랑과 희망에 대한 아름다움이 더욱 강조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흐름 뿐만 아니라 그 마지막에 이르러서도 더욱 뚜렷이 부각됩니다.
이 작품은 균형이 잘 맞추어져 있습니다. 다수자와 소수자, 선과 악, 슬픔과 기쁨(유머), 현실과 예술의 줄다리기를 통해 영화의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뭐랄까. 하나의 세계가 가만히 '엘리사'의 세계를 응시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이 영화는 '엘리사'의 사랑 이야기를 표현하는 동화이기 때문이겠죠.
이 영화는 '엘리사'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캐릭터들 모두 개성 있습니다. 상황을 대처하는 캐릭터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영화의 매력을 또한 무한히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특히 '엘리사'를 연기한 샐리 호킨스는 사소한 몸짓과 표정으로 이 영화의 분위기를 설명합니다. 안쓰럽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고 어찌보면 약해보이다가도 어찌보면 엄청 강해보이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이 영화는 참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워서 중간중간 왠지 모를 아릿한 느낌이 전해집니다.
첫댓글 와 이 영화 진짜 기대 중이예요 ㅠㅠ
기대중인 영화인데 줌님 글 보니깐 더 기대돼요ㅠㅠㅠ
이거 꼭 보고싶어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