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의 여과활동은 사구체(glomeruli)라는 모세혈관의 덩어리에서 일어난다. 사구체 안에서는 족세포(podocytes)에서 뻗어져 나온 돌기가 혈관을 감싸고 있다. 족세포의 작은 틈새(slits)가 물과 노폐물을 걸러내고 커다란 단백질과 혈구는 혈관 안에 남겨놓는다. 다양한 신장질환의 경우 족세포가 위축되어 구조를 상실하기 때문에 여과틈새(filtration slits)가 손상되고 단백질 분자가 소변으로 누출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단백뇨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1억명의 인구가 신장의 여과구조의 파괴로 인한 단백뇨를 경험하고 있다.(GTB2007080097)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의 연구진은 최근 Nature Medicine 온라인판에 게재된 논문에서, 단백뇨의 발병에 관여하는 새로운 분자경로를 발견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 경로를 차단하면 단백뇨를 치료함으로써 신부전의 진행을 유의하게 지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족돌기(foot process)라고 불리는 족세포의 연장체(extension)가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하였다. 따라서 연구진은 "족돌기의 운동성(motility)이 과도하게 되면 족세포의 붕괴가 일어나 단백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설을 설정하였다. 연구진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하여, 다양한 상황에서 세포의 운동성에 관여하는 분자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였다. 연구진은 그 중에서도 uPAR(urokinase receptor)에 주목하게 되었는데, uPAR은 본래 종양의 침윤 및 전이를 비롯하여 상처의 치유와 염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다양한 신장질환 환자에게서 uPAR의 발현이 증가한 것을 발견하였다. 동물시험 결과 uPAR은 모든 사구체세포에서 발현되어 있지만 정상적 신장기능을 위해서는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왜냐하면 마우스에게서 이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제거하여도 신장의 기능은 저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연구진이 「uPAR 녹아웃 마우스」를 단백뇨 유발물질로 처리한 결과 단백뇨가 발병하지 않았는데, 이는 이 수용체의 존재가 족세포구조의 붕괴에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uPAR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uPAR 녹아웃 마우스」의 족세포에 도입하여 보았다. 그 결과 후 24시간 이내에 uPAR이 발현되기 시작하였으며, 단백뇨유발 물질에 감수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심층분석을 통하여, uPAR이 다른 수용체 단백질인 αvβ3 인테그린(αvβ3 integrin)을 활성화시켜 족세포의 운동성에 관여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연구진이 uPAR-조절 경로에서 αvβ3 인테그린의 활성화 단계를 차단한 결과 마우스의 단백뇨 발병을 감소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제제는 현재 머크社에 의해 실렌기타이드(Cilengitide)라는 뇌종양(glioblastoma) 치료용 신약으로서 임상 2상 시험 중인데(GTB2004111577), 이번 연구에 따르면 실렌기타이드가 단백뇨 치료제로 전용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1)
올해 8월 MGH의 다른 연구자들은 카텝신 L(CatL: cathepsin L)과 다이나민(dynamin)이 단백뇨의 발병에 관여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J. Clin. Invest. 117:2095-2104) 따라서 이번에 밝혀진 uPAR 경로가 기존의 다른 단백뇨유발 메커니즘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가에 대해서 후속연구가 필요하며, 연구진은 uPAR과 CatL, 다이나민 사이의 상호작용을 규명하기 위해 후속연구를 진행중이다. 또한 uPAR이나 αvβ3 인테그린을 차단하는 작은 분자를 이용한 임상시험도 실시할 예정이다. 기존의 단백뇨 치료제는 많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세포특이적 치료방법이 아니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단백뇨와 신장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세포특이적 방법을 제시하였으며, uPAR과 αvβ3 인테그린을 연구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SOURCE: "Modification of kidney barrier function by the urokinase receptor", Published online: 16 December 2007.
註 1) 혈관신생은 종양의 증식에 중요하다. 실렌기타이드는 혈관신생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테그린 αvβ3와 αvβ5를 저해한다. 실렌기타이드는 동물시험에서 다양한 종양의 혈관신생과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입증된 바 있다. 일부 종양(예: glioblastoma multiforme)은 인테그린 αvβ3을 발현하여 생존인자로 사용한다. 따라서 시렌기타이드는 내피세포와 종양 자체를 모두 표적으로 하여 종양의 아폽토시스를 촉발한다.(http://clinicaltrials.gov/ct2/show/NCT00093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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