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칼은 쑥대머리와 튀어나온 살쩍에 낮은 관을 쓰고,
조잡한 갓끈에 뒷자락을 짧게 한 옷을 입고,
눈을 부릅뜨고 거친 말을 하면서 어전에서 서로 공격하여,
위로는 목을 베고 아래로는 간이나 폐를 가릅니다.
이것은 서민의 칼이니 닭싸움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하루아침에 목숨이 끊어지고 나면 나랏일에 쓸모가 없어집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천자의 자리에 계시면서 서민의 칼을 좋아하시니,
신은 감히 대왕을 위하여 이 점을 안타깝게 여깁니다.
庶人之劍 蓬頭突鬢垂冠, 서인지검 봉두돌빈수관,
曼胡之纓 短後之衣, 만호지영 단후지의,
瞋目而語難 相擊於前, 진목이어난 상격어전,
上斬頸領 下決肝肺. 상참경령 하결간폐.
此庶人之劍 無異於鬪雞. 차서인지검 무이어투계.
一旦命已絕矣 無所用於國事. 일단명이절의 무소용어국사.
今大王有天子之位 而好庶人之劍, 금대왕유천자지위 이호서인지검,
臣竊爲大王薄之. 신절위대왕박지. (*)
* 「장자」 잡편 세검편 제5장.
닭싸움에 지나지 않는 서민들의 칼싸움에 빠진 조나라 문왕을 깨우치는 내용이다.
국가경영의 도와는 동떨어진 서민들의 칼싸움에서 벗어나게 인도하고 있다.
‘살쩍’은 관자놀이와 귀 사이에 난 머리털을 말한다.